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누828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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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시설사업중지해지신청거부처분취소]

판시사항

전기공급설비사업중지지시의 해지를 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권리가 없으므로 해지 요청을 거부한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전기공급설비사업중지지시의 해지를 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권리가 없으므로 해지 요청을 거부한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 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쌍용제지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규

피고, 피상고인

오산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상목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3.2.26. 선고 92구1769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보충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것이므로 상고이유서에 기재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안에서 본다.

1.  원심이 확정한 이 사건 처분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지류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업체로서 오산시 청학동에 있는 원고의 오산공장에서 한국전력주식회사 오산변전소로부터 22.9KV로 전기를 공급받아 왔으나 전기사용량의 증가로 위 전압으로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기공급이 어렵게 되자 154KV로 승압하기로 하고 이를 위하여 새로이 선로를 건설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오산시 가수동, 청학동에 송전철탑설치부지를 매수한 후, 피고에게 위 토지상에 높이 35.05m, 폭 9.4m의 송전철탑 4개를 설치하고 그 철탑사이에 송전선을 가설하는 도시계획시설사업(전기공급시설, 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 시행허가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1991.8.30. 원고에게 도시계획법(1991.12.14. 법률 제4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4조에 의거하여 송전철탑설치로 인한 선하부지(線下敷地) 소유자의 동의 및 승낙서를 이 사건 사업준공 이전까지 제출할 것과 송전철탑설치로 인한 인근 및 제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하며 피해발생시는 이 사건 사업시행자가 전담 해결하여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붙여 원고를 사업시행자로 한 전기공급설비사업시행허가를 하였다.

다.  원고는 위 허가와 동시에 공사에 착수하여 오산공장내 변전소시설 및 철탑 5개를 모두 완성하고, 이어 변전소시설과 4, 3, 2, 1번 철탑까지 송전선을 차례로 가설한 다음, 4번 철탑과 5번 철탑사이의 송전선을 가설하기 위하여 송전선을 지상에 늘어뜨려 놓는 등 공사를 진행시켰는데, 피고는 1991.10.14.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시행중 선하지(線下地)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으로부터 피해보상 및 사전 협의를 요구하는 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위 사업의 중지를 지시를 하였다.

라.  원고는 1991.10.26. 피고에게 공사중지로 인한 원고의 피해 및 국가적인 손실도 크고 아직까지 준공일도 남아 있어 민원인과 적극적으로 협상하여 원만히 해결할 터이니 위 중지지시를 철회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같은 해 11.7. 위 사업시행허가당시 부여된 조건은 사업시행도중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부여된 것이라는 이유로 위 철회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으며, 원고는 다시 1992.5.6. 피고에게 위 중지지시의 해지를 요청하고 피고는 같은 해 5.14. 이를 거부하는 회신을 하였다.

2.  사업시행중지지시처분 무효확인청구부분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1991.10.14.자 사업시행중지지시(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는 원고가 당초 이 사건 사업시행허가시 붙여진 조건을 위반하였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으나 원고로서는 그 조건에 위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피고 자신이 붙인 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행하여진 것이어서 당연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당초 이 사건 사업시행허가에 부가된 조건(부담)을 이행하지 아니한 데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위 사업시행 후의 민원의 야기 등 사정의 변경으로 인하여 그 사업의 계속시행이 현저히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에 도시계획법 제78조에 근거하여 중지를 명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전제가 잘못되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처분(갑 제2호증)의 이유가 선하지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으로부터 피해보상 및 사전협의를 요구하는 민원이 있어 공사중지지시를 한다고 되어 있어 그 내용이 사업시행허가시 붙인 부담의 내용과 일치하고, 그 지시사항에도 사업시행 허가조건을 이행하라고 되어 있으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사업중지철회요청회신(갑 제4호증)에도 허가 당시에 부여된 조건은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부여된 것이라고 하고 있고, 피고의 이 사건 처분 어디에도 "도시계획법 제78조" 또는 "공익목적"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고 표현하고 있지 않고, 또 몇명의 선하지 소유자가 보상문제와 관련하여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고 하여 그것이 곧 현저히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까지 볼 수는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사정변경으로 이 사건 사업의 계속시행이 현저히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음을 이유로 도시계획법 제78조에 근거하여 한 것이 아니라, 선하지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들이 피해보상 및 사전협의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한 것이 사업시행허가시 붙인 부관상의 부담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그 부관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심의 판단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그러나 원심은 나아가 / 가사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원고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업시행허가시 부가된 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행하여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중대하고도 명백한 흠이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1991. 8. 30.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시행허가를 함에 있어 송전탑설치로 인한 선하지 소유자의 동의 및 승낙서를 이 사건 사업준공 이전까지 제출할 것과 송전탑 설치로 인한 인근 및 제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하며 피해발생시는 이 사건 사업시행자가 전담 해결하여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부가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송전탑 사이의 선하지 소유자인 소외 1, 소외 2 등과 보상협의도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무단히 선하지에 도로를 개설하고 산림을 훼손하였으며 철조망을 절단하거나 푯말을 제거하고 전선가설사업을 시행하므로 위 소유자들은 원고의 이 사건 사업시행으로 인해 그들의 사유재산권이 무단히 침해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시행 중지 또는 피해보상과 사전협의를 요구하는 등의 민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고, 위 사업시행허가(갑 제1호증)에는 원고가 위와 같은 조건(부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유보조항이 있음을 알 수 있고, 피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민원유발행위는 위 사업시행허가시에 부가한 부관상의 부담을 위반한 것이라는 이유로 그 민원해결시까지 이 사건 사업의 시행중지를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바, 위와 같은 부담의 의미는 사업을 시행하는 원고로서는 선하지 소유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인들과 토지사용 및 그 보상문제 등에 관해 협의를 하여 민원이 야기되지 않도록 하여 그 사업을 시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져 원고가 위와 같이 선하지 소유자와 보상협의를 제대로 진행하지도 아니하고 그 토지를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공사중지 및 적절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민원을 야기하게 한 것은 위의 부담에 위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가 위 부관상의 취소권 유보조항에 의거하여 그 허가취소보다 가벼운 위 민원해결시까지의 사업시행중지지시처분을 한 것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고, 더욱이 그러한 처분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있는 당연무효의 처분이라고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4.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를 도시계획법 제78조에 두었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하겠으나 이 사건 처분이 무효가 아니라고 본 부가적 판단은 정당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이 사건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논지는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사업시행중지지시 해지요청 거부처분에 대하여
1.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 신청에 따른 행정행위를 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권리에 의하지 아니한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는 행정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거부한 경우에 이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이익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그 거부행위를 가리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당원 1990.9.28. 선고 89누8101 판결; 1991.2.26. 선고 90누5597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원고가 피고의 1991.10.14.자 사업시행중지지시로 인해 그가 입는 손해의 막대함을 내세우며 피고에게 그 중지지시처분의 해지를 요청한 데 대하여, 위 중지지시처분은 당연무효의 처분이 아니고 또 쟁송에 의해 취소할 수도 없게 된 이상 이는 유효하고, 피고의 1992. 5. 14.자 회신은 원고가 한 위의 해지요청에 대한 피고의 답변을 알리기 위한 것일 뿐 피고가 이를 받아들여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는 피고의 재량에 속하게 되어 원고로서는 그 해지를 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그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3.  논지는 위 중지지시처분이 쟁송에 의해 다툴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처분이 위법한 이상 피고로서는 조리상으로나마 사후에라도 그 위법성을 시정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는 피고에게 그 시정을 위한 청구를 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나, 이는 독자적 견해일 뿐 아니라 위에서 본바에 의하면 위 사업중지지시처분이 당초부터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물론 원고가 피고의 사업시행중지지시 후 그 원인된 사유가 해소되었음을 로 이 사건 사업권리에 의거하여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는 그렇게 볼 수가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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