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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산업재산권법과 저작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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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과거에는 산업적 발명예술적 창작을 엄격히 나누어 관리했으나, 현대에는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새로운 지적 산물들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이분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지식재산권 체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1. 전통적인 이분법 체계와 그 특징

  • 산업재산권법 (특허청 관할): 발명, 상표, 디자인 등 산업 이용을 목적으로 하며, '출원·심사·등록'을 거쳐야 권리가 발생합니다.
  • 저작권법 (문화체육관광부 관할): 문학, 예술 등 창작물을 보호하며, 절차 없이 창작과 동시에 권리가 발생하는 '무방식주의'를 취합니다.

2. 엄격한 구별의 과거 사례: 직물도안 판결

  • 사례: 1996년 대법원은 직물도안이 미술작품의 성격이 있더라도 산업용(반복생산)으로 사용된다면, 디자인보호법상의 등록 없이 저작권법으로 보호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의의: 이는 산업디자인(산업재산권)과 순수 예술(저작권)을 엄격히 분리하려 했던 과거의 사법적 시각을 보여줍니다.

3. 이분법 체계의 붕괴 원인

현대 산업의 변화로 두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졌습니다.

  • 문화의 산업화: 문화·예술 자체가 거대 산업이 되었고,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산업에 직접 쓰이는 창작물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 중간 영역의 등장: 반도체 배치설계와 같은 '기능적 디자인'은 디자인법과 저작권법의 중간적 성격을 띠어 획일적 분류가 어렵습니다.
  • 제도의 변화: 디자인보호법에 일부 무심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저작권법의 보호 방식과 유사해졌으며, 영국처럼 등록·무등록 디자인권이 병존하는 추세입니다.

4. 행정적 경계의 상실과 '지식재산권법'의 탄생

  • 부처 간 경계 모호: 식물신품종 보호법이 특허청이 아닌 농림축산식품부 관할이 되는 등, 부처별 분류 방식도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 개념의 통합: 이처럼 발명(산업)과 창작(예술)의 구별이 무의미해짐에 따라, 이들을 총칭하는 '지식재산권법'이라는 통합된 명칭이 보편화되었습니다.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권법은 크게 산업재산권법과 저작권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것은 종래부터 산업에 이용되는 발명과 디자인 등을 보호하기 위한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등을 산업재산권법(industrial property laws)이라고 불러왔고 저작권법은 그와는 다소 성격을 달리하는 문학과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저작물을 보호하는 법제도로 인식해 왔기 때문에 생겨난 이분법이다.124) 우리나라의 현행 법제도는 이러한 분류체계를 따라서, 산업재산권법은 특허청에서 관장하고 출원과 심사절차를 요구하고 등록이 됨으로써 비로소 권리가 발생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데 비하여, 저작권법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장하고 출원이나 심사 및 등록절차 없이 창작과 동시에 권리가 발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996년경에 직물도안(織物圖案, textile designs)에 관한 저작권침해의 죄가 성립되는지 여부를 다룬 대법원 판결이 직물도안이 그 자체로서 심미성을 갖춘 미술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생산되는 직물에 결합되어서 산업상 이용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산업디자인을 보호하는 산업재산권법제도로서 디자인보호법이 존재하고 디자인보호법상 요구되는 요건의 심사 및 등록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동일한 도안을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당해 직물도안은 저작물로서 보호될 수 없고 따라서 저작권침해의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125) 이러한 대법원 판결은 산업재산권법과 저작권법의 엄격한 분류체계를 사법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주목된다.

124) 한편, 부정경쟁방지법은 그 기능과 보호대상이 상표법과 유사하지만, 상표권과 같은 적극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경쟁으로부터 보호될 소극적인 이익만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산업재산권’의 범위에 포함할지에 관하여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가령 우리 발명진흥법(제2조 4호) 규정은 소극적인 입장이지만, ‘산업재산권 보호를 위한 파리협약’ 제1조 제2호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125) 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도3266 판결. 동일한 사안에 관한 민사사건에서 서울민사지방법원은 상반된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서울민사지방법원 1995. 1. 27. 선고 93가합48477).

전통적으로 문화와 예술이 제조산업 등에 이용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그에 관한 저작권도 산업적인 성격의 재산권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현재는 문화와 예술 자체가 거대한 산업을 형성하고 있으며 컴퓨터프로그램과 같이 제조산업에 직접 이용되는 저작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으로 규정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에 저작권이 산업적인 성격의 재산권이 아니라고 보는 것은 정확하지 못한 분류로 되었다. 더욱이 1992년에 제정된 ‘반도체집적회로의 배치설계에 관한 법률’은 반도체집적회로의 배치설계라고 하는 기능적인 산업디자인(functional industrial designs)을 보호하기 위하여 디자인보호법과 저작권법의 중간적인 방식에 의한 보호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바, 산업재산권법과 저작권법의 이분법에 따라서 획일적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대상이 등장한 것이다. 디자인보호법이 일부 물품에 대하여는 디자인일부심사등록제도를 채택하게 되었는데126) 그와 같은 등록제도의 변화로 인해서 디자인의 보호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와 더욱 접근하게 되었다. 영국에서의 디자인보호제도와 마찬가지로 등록디자인제도와 무등록디자인제도 및 디자인저작권제도가 모두 병존하도록 하는 입법례를 따르는 경우에는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의 구별은 거의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식물발명 가운 유성번식에 의한 식물종자의 발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식물신품종 보호법은 특허청이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가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재산권법과 저작권법의 이분법에 따른 행정부처의 구별도 사실상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산업재산권법과 저작권법의 구별이 무의미해지거나 불가능해진 오늘날 발명과 창작 등 지적 산물에 대한 보호수단을 총칭하여 지식재산권법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127)

126) 실용신안법은 한때 무심사선등록제도를 채택하기도 했지만, 이후 특허청 심사관 확충 등으로 심사적체가 어느 정도 해소되자 무심사로 인한 졸속 등록의 폐해가 오히려 부각되었고 이에 따라 2006년 개정 실용신안법은 다시 심사주의로 복귀하게 되었다. 
127) 우리나라에서 초기에는 ‘무형재산권’혹은 ‘지적소유권’이라고 불리어 왔으나, 특허청이 보다 넓은 개념의 명칭을 채택하기 위하여 지식재산권이라고 변경하게 되었다. 본래 재산권이라고 함은 소유권 등 물권과 함께 채권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인데, 특허권과 상표권 및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권은 모두 지적 산물에 관한 제3자의 이용을 금지할 수 있는 배타적 지배권으로서 소유권에 유사한 것이고 채권과는 성질을 달리하기 때문에 지식재산권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지적소유권’이라고 하는 것이 그 권리의 법적 성질을 보다 정확히 묘사하는 칭호가 아닌가 생각되지만, 지식재산권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하므로 이에 따르기로 한다.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1장 총론 Ⅶ. 지식재산권법의 체계 1. 산업재산권법과 저작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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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성일시: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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