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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손괴죄의 고의와 소추 요건: 효용 상실에 대한 인식과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처벌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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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손괴죄의 고의와 소추 요건: 효용 상실에 대한 인식과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처벌 구조
<핵심 요약>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의 효용을 해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대법원은 이 죄의 범의에 계획적인 손괴의 의도나 적극적인 희망이 필요하지 않고,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재물의 효용을 상실케 하는 데 대한 인식이 있으면 된다고 보았다. 이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해자와의 합의는 사건을 곧바로 종결시키지는 못하지만 기소 여부와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으로 작용한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범죄다. 이 죄는 과실로 저지른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보다 행위자에게 고의가 있었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출발점이 된다.
그런데 손괴 사건의 행위자는 흔히 부술 생각은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물건을 부수려는 뚜렷한 목적이 없었던 경우에도 고의가 인정되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고의가 부정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필요하다.
형사절차에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을 때 사건이 어떻게 되는지도 자주 묻는다. 재물손괴죄의 소추 요건과 합의의 효과를 함께 보아야 사건의 전체 모습이 잡힌다.
2. 재물손괴죄의 고의와 소추를 규율하는 원칙
가. 재물손괴의 범의는 효용 상실에 대한 인식이다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도2701 판결은 재물손괴의 범의를 인정할 때 반드시 계획적인 손괴의 의도가 있거나 물건의 손괴를 적극적으로 희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재물의 효용을 상실케 하는 데 대한 인식이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나. Q: 실수로 남의 물건을 망가뜨린 경우에도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는가?
성립하지 않는다. 형법 제14조는 정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를 게을리하여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한다고 정한다. 재물손괴죄에는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효용 상실에 대한 인식 없이 부주의로 물건을 망가뜨린 행위는 이 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다. 고소나 처벌불원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소추 구조
형법은 재물손괴죄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로도,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로도 정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고발이나 수사기관의 인지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 수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도 그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이 소멸하지 않는다. 또 재물손괴죄에는 친족 사이의 범행에 관한 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가족 사이에서 일어난 손괴도 처벌 대상이 된다.
라. 법정형과 양형·기소 판단에 쓰이는 사정
형법 제366조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정한다.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 같은 사정이 기소 여부 판단에도 쓰인다.
3. 고의 인정과 처벌 수위를 가르는 판단 기준
가.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일시적 이용 불능까지 포함한다
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도2701 판결은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는 것이 그 물건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은 물론, 일시 그것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인식의 대상도 물건이 완전히 부서지는 결과에 한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물건을 던지면 부서질 수도 있겠다고 인식하면서 던졌다면, 부술 의도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부정되기는 어렵다.
나. Q: 장난을 치다 상대가 들고 있던 물건이 떨어져 파손되었다면 어떻게 판단되는가?
일반적인 예상에서 벗어난 결과로서 파손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끼리 장난을 치다 가볍게 밀쳤는데 상대가 들고 있던 물건이 떨어져 파손된 경우를 가정하면, 밀친 사람이 당시 물건이 파손될 것이라고 인식했는지가 주된 판단 기준이 된다. 그 인식이 없었다면 과실에 그치므로 형법 제14조에 따라 재물손괴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다. 처벌불원은 공소 제기를 막지 못하지만 판단 자료가 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도 재물손괴죄의 공소 제기는 법적으로 막히지 않는다. 다만 그 의사는 형법 제51조가 드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와 범행 후의 정황으로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 자료가 된다. 따라서 합의는 사건을 자동으로 종결시키는 요건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른 기소 여부 판단과 양형에 함께 영향을 미치는 사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라. 피해 회복과 반성은 기소유예와 양형에서 고려된다
손괴의 정도가 중대하지 않고 피해 회복과 반성의 태도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라 기소유예로 처리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손괴가 반복되거나 보복 목적으로 또는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무겁게 평가되어 실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결국 손해가 얼마나 신속하게 회복되었는지와 행위의 경위가 처분의 방향에 함께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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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재물손괴의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계획적인 손괴의 의도가 있거나 물건의 손괴를 적극적으로 희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재물의 효용을 상실케 하는 데 대한 인식이 있으면 되고,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그 물건의 본래의 사용목적에 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은 물론 일시 그것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역시 효용을 해하는 것에 해당한다.
나.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고, 법원이 범행의 경위와 수단,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자료와 공판정에서의 피고인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더라도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