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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적 구제
<AI 핵심 요약>
특허권 침해죄는 엄격한 고의와 권리범위 해석을 요하며, 최근에는 징벌적 손해배상과의 중복 제재 문제로 인해 형사처벌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법정책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1. 특허권 침해죄의 성립과 범위
2. 공지기술의 항변과 무효의 소급효
3. 고의(범의)의 인정 기준
4. 법정책적 쟁점: 형사처벌 폐지론
5. 소송 절차 및 양벌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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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가. 침해행위
특허권이나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526) 특허법은 무엇이 특허권의 침해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있는데, 특허권자가 업으로서 자신의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가지므로 그러한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의 권리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인지 아니면 특허권자의 권리에 상응해서 타인의 특허 발명을 정당한 권한 없이 업으로서 실시하는 것에 한정해서 특허권침해의 죄를 구 성하는지 알기 어렵다.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라고 함은 특허권자로부터 실시허락을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특허출원 시에 이미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있거나 그 준비를 하고 있는 자의 소위 선사용권(특허법 제103조)과 같이 법규정에 의해서 실시권이 부여된 경우도 포함된다.
| 526) 특허법 제225조. 이렇게 높은 형량을 부과하고 있는 것은 미국 연방특허법이 특허권의 침해에 대한 형사적 제 재를 가하지 않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미국 연방특허법은 특허표시를 허위로 하는 행위에 대해서 미화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고(35 U.S.C. 292), 미국 연방형법은 특허서류(letter patent)를 위조하는 행 위에 대해서 형벌을 부과하고 있을 뿐이다(18 U.S.C. 497). |
나. 공지·공용기술의 항변
특허권은 그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유효한 것이므로 무효사유가 있는 특허발명의 경우에 그것을 무단으로 실시하는 행위도 침해죄를 구성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공지·공용의 기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 한도에서 권리범위는 인정될 수 없고527) 따라서 특허권침해의 죄는 부인될 수 있는 것인가? 528) 무효심 결이 확정되면 문제된 특허권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되는 소급효가 있기 때문에 침해죄 또한 성립되지 아니한 것으로 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529) 우리 대법원 판결은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이전에도 청구범위의 일부가 공지인 경우에는 ‘신규성 있는 기술적 효과 발생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공지사유에 대하여까지 권리범위를 확장할 수 없다’고 하여 공지기술제외설을 취하여 왔는데530) 위와 같은 논의는 형사소송에서도 확대적용되어, 청구범위의 전부 또는 일부가 공지인 경우에 권리범위에서 제외된다는 이유로 특허권침해죄의 성립을 부정하였다.531)
| 527) 대법원 1994. 12. 2. 선고 93후1773 판결. 528) 디자인권침해죄의 성립을 부인한 대법원 1993. 11. 12. 선고 92도3354 판결 참조. 529) 형사소송법 제420조 6호, 상표권침해죄의 성립을 부인한 대법원 1996. 5. 16. 선고 93도839 판결 참조. 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도2636 판결은 폐기되었음. 530) 대법원 1964. 10. 22. 선고 63후45 판결, 대법원 1983. 7. 26. 선고 81후56 판결. 531) 대법원 1984. 5. 29. 선고 82도2834 판결, 대법원 1986. 12. 9. 선고 86도1147 판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도4341 판결. |
참고로 실용신안의 경우에 신규성이 없는 고안에는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 된 고안과 동일한 것뿐만 아니라 그러한 고안과 매우 비슷하여 특별히 새로운 고안 이라고 볼 수 없는 것도 해당된다고 판시함으로써 진보성 결여의 고안에 대해서도 권리침해죄를 부인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인정한 바도 있다.532) 더 나아가, 실용신 안권등록이 유효하다고 하는 특허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그 특허법원이 심리에 고려하지 아니한 증거에 의해서 신규성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발견된 경우에는 권리침해죄를 부인할 수 있다고 판시된 바도 있다.533) 앞서 본 대로 민사사건인 침해소송에서 대법원은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에 이르러 정면으로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 확정 전이라 하더라도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무효로 될 것이 명백한 경우라면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며 법원이 권리남용 항변의 당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를 심리·판단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으므로 형사사건의 진보성 판단에서도 종전과 달리 적극적 접근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 532)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도5514 판결. 533)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2도3151 판결. |
다. 간접침해
특허권침해의 죄를 구성하는 침해행위에는 직접침해뿐만 아니라 간접침해도 포함되는지 문제된다. 간접침해라고 함은 특허품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부품 등의 물건을 업으로서 생산·판매·수입하는 등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특허법 제127조) 직접침해행위를 가능하도록 도와주거나 적극적으로 조장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받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러한 간접침해행위가 직접침해행위의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교사 또는 방조함으로써 종범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간접침해자도 특허권침해죄의 종범으로 처벌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 특허법상 간접침해의 규정은 외국입법례와는 달리 주관적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간접침해가 언제나 특허권침해죄의 종범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간접침해 자체가 직접침해와는 별도로 특허권침해의 죄를 구성하는지에 대해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특허법에 규정된 간접침해행위는 특허품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부품 등을 생산하는 등의 행위에 불과하고 특허품 자체의 생산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는 직접침해의 예비단계에 불과한 행위이므로 이를 특허권침해의 죄에 포함시키는 것은 확장해석을 금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도 반하고, 특허권침해의 미수범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특허권 직접침해의 미수범은 처벌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특허권 직접침해의 예비단계 행위에 불과한 간접침해행위를 특허권 직접침해의 기수범과 같은 벌칙에 의하여 처벌한다면 형벌의 불균형성이 초래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534) 따라서 간접침해에 관한 특허법 제127조의 규정은 특허권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특허권 등의 간접침해자도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민사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을 명백히 하기 위한 규정일 뿐이고 특허권 침해행위를 처벌하는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으로서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된다.535)
| 534)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도3350 판결은 특허방법발명의 실시에만 사용되는 부품의 생산이 간접침해에 해당 된다고 판시한 서울지방법원 1993. 10. 22. 선고 90가합12107 판결에서의 피고들중의 1인에 대한 동일한사실 관계에 관한 형사사건에 관한것이다. 535)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도3350 판결. |
라. 고의
특허권침해의 죄에 관해서 과실범을 처벌한다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으므로 고의가 있어야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특허권침해죄에 있어서의 고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즉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행위자체’에 대한 인식만 있으면 침해의 고의가 있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한다 는 ‘침해사실’에 대한 인식이나 최소한 타인의 특허권의 존재와 상당히 높은 ‘침해개연성’에 대한 인식은 있어야만 침해의 고의가 성립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 대법원 판례를 보면, 실시행위 자체의 인식은 있어도 타인의 특허권의 보호대상이라는 점을 알지 못하고 따라서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는 범의가 없다거나536) 또는 사회상규에 비추어 허용된다거나537) 또는 더욱 궁색한 논리이지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면 침해죄가 성립될 수 없다538)는 등의 근거를 들어 침해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아니한 사례가 있다. 상표법 사건이지 만, 다수의 사례에서 자신의 상호권을 행사하는 등의 사유로 타인의 상표권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권리침해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도 상표권침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바 있다.539)
| 536) 대법원 1984. 12. 26. 선고 82도1799 판결 참고. 537)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도2968 판결. 538) 대법원 1986. 7. 8. 선고 86도277 판결. 539) 후술 ‘상표권침해의 죄’ 참조. |
권리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특허권이 무효라고 확신한 경우에도 고의요 건이 성립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법률의 해석이나 법률의 착오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540) 특허권의 유효·무효라거나 특허권의 범위에 관한 인식은 특허권침해죄의 구성요건적 사실에 해당되는 특허권의 침해 여부를 결정짓는 사실 에 관한 인식이므로, 특허권이 무효라거나 특허권침해가 아니라고 확신한 경우에는 고의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541)
| 540) 상표권 침해의 죄를 다룬 사건이지만, 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도702 판결. 541) 피고인이 그가 제조, 판매하는 쌍꺼풀 테이프가 공지·공용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의 행위가 이 사건 등록실용신안권의 침해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면, 실용신안권의 침해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는 사례가 있다(대법원 1984. 5. 29. 선고 82도2834 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94. 6. 29. 선고 93노3700 판결). |
형법상 고의라고 하는 것이 범죄의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특허권침해의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도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침해 사실’ 또는 최소한 상당한 정도의 ‘침해개연성’에 대한 인식542)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허법 제130조는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한 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특허권침해의 죄에 있어서는 과실범처벌의 규정이 없으므로 과실추정도 침해자의 범의를 판단함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특허법은 특허권자가 특허발명품 또는 그 용기에 특허등록된 사실을 표시할 수 있다고 하고 허위의 특허표시를 금지 및 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특허법 제223조, 제224조, 제228조), 특허권침해의 대상이 된 특허물품에 그러한 특허표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침해자의 범의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의 하나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 542) 높은 개연성에 대한 인식이 곧 형법학에서 말하는 소위 미필적 고의와 같은 개념이 되는지 여부는 연구해 볼 과 제이다. |
더 근본적인 문제는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특허발명이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한다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하는 혁신과 창작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우려 때문에 미국 특허법은 특허권침해에 대한 형사처벌조항을 두지 않았다. 특허청구항을 해석하는 것이 어렵고 특허권의 권리범위 특정에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엄격한 죄형법정주의를 요구하는 형사처벌은 특허권침해에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불합리하다.543) 특허법의 형사처벌조항은 특허괴물처럼 특허권자가 침해자를 부당하게 협박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을 뿐이다. 형사처벌의 취지가 특허권침해를 억제하기 위한 것인데, 우리 특허법이 침해억제의 효과를 갖는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한 이상 형사처벌은 더욱 설 자리가 없게 되었다. 특허권침해에 대한 형사처벌과 징벌적 배상을 병행하는 것은 동일한 행위에 대한 중복적인 징벌이 되기 때문이다.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한 우리 특허법은 이제 특허권침해에 대한 형사처벌조항을 삭제할 차례가 되었다.
| 543) 권보원, 특허침해는 범죄행위인가, 저스티스 통권 제168호(2018. 10), 141면 이하. |
마. 반의사불벌죄
특허권침해의 죄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어 있다. 종전에는 특허권침해의 죄를 처벌하기 위한 공소에 있어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했지만, 2020년에 개정된 특허법은 특허권자의 명시적인 반대의사가 없는 한 공소제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상표권침해의 죄는 상표권이라고 하는 사적인 권리만이 그 보호법익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상표권침해로 인한 소비자들의 출처혼동 및 거래질서의 파괴를 방지하는 것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표권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공소제기와 처벌이 가능하다. 상표권침해와 달리 특허권침해는 권리자와 침해자의 사적인 법률관계로서의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권리자의 의사에 좌우되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게 된 것이다. 특허권이 이전된 경우에는, 이전등록받은 승계인이 그 등록 이전에 발생한 침해에 대하여도 권리자의 지위를 승계해서 처벌여부에 관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544)
| 544) 고소인의 지위를 승계하는지 여부에 관한 사례는 아니지만 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도2196 판결 참조. |
바. 양벌규정
종전에는 특허법의 양벌규정도 다른 행정법규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으나 2001. 2. 개정 때 특허권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자에 대한 벌칙을 상향조정하면서 아울러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그 법인의 업무 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보다 오히려 법인 등을 더 중하게 처벌하도 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양벌규정의 문제점 지적에 대응하여 행정법률 전반을 수정 하는 개정이 행해지면서 2008. 12. 26. 특허법의 양벌규정 역시 손질되어 법인 등이 위 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는 벌하지 않도록 개정되었다.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2장 특허법 Ⅷ. 특허권의 침해와 구제 4. 형사적 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