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재산
  • 상표
  • 89. 식별력
전체 목록 보기

이 주제의 전문가를
소개합니다.

네플라 위키는 변호사, 판사, 검사, 법학교수, 법학박사인증된 법률 전문가가 작성합니다.

관리자만 수정 가능한 위키입니다.
전문가회원 및 기관회원은 로그인 후 하위 위키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89.

식별력

  • 새 탭 열기
  • 작성 이력 보기

생성자
로앤테크연구소
기여자
  • 로앤테크연구소
0

<AI 핵심 요약>

상표법은 '누구의 것인지 알려주는 힘(식별력)'을 보호하는 동시에, '누구나 써야 하는 말(공용어)'은 독점하지 못하게 하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 상표의 식별력 스펙트럼

상표는 지정상품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독창적인지에 따라 식별력의 강도가 결정됩니다. 이를 '식별력의 스펙트럼'이라고 부릅니다.

분류특징등록 가능성예시
조어 상표세상에 없던 단어를 새로 만듦매우 높음Exxon, Kodak
임의적 상표기존 단어지만 상품과 무관함높음Apple(컴퓨터), Camel(담배)
암시적 상표상품의 성질을 은유적으로 암시가능하이터치(전자계산기)
기술적 상표상품의 산지, 품질, 재료 등을 설명원칙적 불가참맑은(음료), 새우(새우깡)
보통/관용 명칭상품 그 자체를 지칭하는 이름절대 불가빵(제과), 콜로뉴(향수)

2. 식별력 판단의 주요 기준

어느 표장이 식별력이 있는지는 판사의 주관이 아니라 수요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 수요자의 상상력: 표장을 보고 상품의 성질을 곧바로 알 수 있으면 '기술적', 상상을 거쳐야 하면 '암시적'입니다.
  • 경쟁업체의 수요: 다른 업체들도 그 단어를 상품 설명에 써야 할 필요가 크다면(공익적 필요),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주지 않습니다.
  • 전체적 관찰의 원칙: 결합상표의 경우 개별 단어가 식별력이 없더라도, 결합하여 새로운 관념을 형성한다면 전체로서 식별력을 인정합니다. (예: HOMEPLUS, STARCRAFT)

3. 예외적 식별력: 사용에 의한 취득 (Secondary Meaning)

본래는 식별력이 없는 '기술적 표장'이나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라도, 오랜 기간 독점 사용되어 소비자가 이를 특정인의 브랜드로 인식하게 되면 사후적으로 식별력을 인정합니다. (상표법 제33조 제2항)

  • 요건: 상당 기간의 독점적 사용 + 수요자에게 현저하게 인식됨.
  • 대표 사례: 새우깡, 영어실력기초.
  • 주의점: 이 경우에도 상품을 설명하기 위한 순수한 용도로 타인이 사용하는 것은 '공정사용(Fair Use)'에 해당하여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4. 지리적 표시와 현저한 지리적 명칭

지명이 상표로 쓰일 때는 공공성을 고려하여 엄격히 제한합니다.

  • 현저한 지리적 명칭: 뉴욕, 파리, 서울 등 널리 알려진 지명은 원칙적으로 등록 불가합니다.
  • 지리적 표시(GI): 특정 지역의 특산품임이 증명된 경우, 개인이 아닌 단체표장이나 증명표장 형태로 등록하여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5. 식별력의 상실 (Ordinary Name)

처음에는 독창적인 상표였으나, 너무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그 상품군 전체를 부르는 일반 명사처럼 쓰게 되면 식별력을 상실합니다. 이를 '상표의 보통명사화'라고 하며, 이 경우 상표 등록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예: 과거의 호마이카, 에스컬레이터 등)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가. 식별력의 개념

상표의 식별력(distinctiveness) 또는 특별현저성103)이란 자기의 상품과 다른 영업자의 상품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말한다. 상표의 식별력이 상표등록요건으로 요구되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식별력이 있어야 특정 상품의 출처를 표시할 수 있는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수요자의 혼동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식별력이 없는 상표, 즉 기술적인 상표나 관용적인 상표를 보호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경쟁업자로 하여금 자신의 상품을 설명하는 데 불과한 기술적·관용적 상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한 것이다.104)

103) 1990. 1. 13. 전부개정 전의 구법상에서는 상표의 특별현저성을 상표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그 의미가 무 엇인가에 관한 논란이 있었으나, 현행법상에서는 특별현저성의 요건이 삭제되었기 때문에 식별력과 구별할 필요 가 없게 되었다. 즉, 식별력과 특별현저성을 엄밀히 구분한다면, 식별력은 타인의 상품과 구별되는 능력을 말하 고, 특별현저성은 상표 자체의 외관이나 구성이 보통보다 훨씬 뚜렷한 것을 말하므로 특별현저성의 개념은 식 별력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104) 이동흡, 상표의 특별현저성, 재판자료, 제57집, 제11면.

똑같은 이유에서 부정경쟁방지법도 그 보호되는 상표의 전제조건으로 식별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105)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는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주지표지와 동일 유사한 표지를 사용함으로써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을 초래한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는 식별력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상품의 보통명칭이나 관용명칭으로 사용되는 단어는 부정경쟁방지법 하에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

105) 대법원 2003. 8. 19.자 2002마3845 결정은 부정경쟁방지법 하에서 주지의 상표로 보호받기 위해서도 식별력이 전제조건으로 갖추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카페 라떼’와 같이 보통명칭 또는 관용명칭은 부정경쟁방지 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상품의 표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상표가 출처표시로서의 식별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 상표를 구성하는 문자 또는 도형 등의 표장 그 자체가 명료해야 하고, 거래상 자타 상품을 구별케 하는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식별력을 갖춘 상표가 자유로운 경쟁 및 상업상 표현의 자유를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표법상 등록할 수 있고 상표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다.

 

나. 식별력의 유무 및 강약

식별력은 상표 자체의 관념, 상품과의 관계, 사용 및 광고 현황, 수요자 및 거래계의 인식 등에 의해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지정상품과 전혀 무관하게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문자라거나 도형으로 구성된 임의적 상표(arbitrary mark)나 조어상표(coined mark)는 높은 식별력을 가지지만 지정상품과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지정상품과 관련된 출처표시로서 인식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조어상표와 반대로 보통명칭과 관용명칭으로 된 상표(generic mark) 는 식별력을 결여하고 있어서 상표로서 보호될 수 없다. 상품의 산지나 품질 등을 설명하는 문자로 구성된 기술적 표장(記述的 標章, descriptive mark)은 보통명칭이나 관용명칭과 마찬가지로 식별력을 가질 수 없지만, 그러한 기술적 표장의 사용으로 인해서 수요자 간에 특정 상품의 출처표시로서 인식되고 있다면 그러한 출처표시로서의 2차적 의미(secondary meaning)를 획득한 한도에서 식별력을 가지고 그러한 2차적 의미의 한도에서 상표로서 보호된다. 기술적 표장처럼 수요자에게 특정 상품의 산지나 품질을 명료하게 설명하지 않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약간의 상상을 필요로 하는 상표가 소위 암시적 표장(暗示的 標章, suggestive mark)이다.106) 암시적 표장은 수요자들의 상상을 필요로 하는 한도에서 약간이나마 식별력을 가지지만 상표 자체가 지정상품을 약간이나마 연상케 하기 때문에 출처표시로서 수요자들에게 비교적 쉽게 인식되고 알려질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106) 상표의 종류와 식별력의 강약에 관한 설명은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West Group, 1999) §11:1 - §11:4 참고

 

다. 식별력의 판단기준

어느 표장이 식별력을 갖추고 있는지 아니면 기술적 표장에 불과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그 표장과 지정상품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판단될 수 있는 상대적인 판단의 문제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식별력이 없는 기술적 표장인가 아니면 식별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암시적 표장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 표장 자체의 관념 및 지정상품과의 관계가 주된 판단기준이 되겠지만, 표장 자체의 관념 및 지정상품과의 관계가 무엇인지 에 관한 판단은 판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지 않고 수요자와 거래업계의 객관적인 판단에 따른다. 기본적으로 상표의 식별력은 수요자들의 출처혼동을 방지한다고 하는 상표법의 입법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도구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상표로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수요자들에 의한 출처혼동을 초래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식별력을 갖추어야 하고, 그러한 의미의 식별력은 수요자들이 표장과 상품 과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 판례도 기술 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그 상표가 지니고 있는 관념 및 지정상품과의 관계뿐 만 아니라,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의 그 상표에 대한 이해력과 인식의 정도,107) 거래사회의 실정108) 등을 감안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109)

107) ‘일반 수요자들이나 거래계 사람들’이 등록상표 ‘SANDUNIT’만을 보고서 단순한 ‘모래장치’ 등의 인식을 넘어 서서 새로운 의미인 광석 처리를 위한 기계로 직감하기는 어려우므로 성질표시 표장도 되지 아니하며, 그 외 이 사건 등록상표를 피고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도 없으므로, ‘SANDUNIT’ 가 그 지정상품과 관련하여 볼 때 특별현저성이 있다고 판시된 바 있다(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4후2246 판결). 
108)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후2595 판결은, ‘STAR JEWELRY’라는 상표에 있어서 ‘STAR’ 부분이 ‘별처럼 반짝이거나 귀한 보석’, ‘별과 같이 남들이 부러워하거나 우러르는 보석’의 의미를 직감하게 하므로 식별력이 없 어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거래사회에서의 사용실태’ 등을 보면 보석류의 품질이나 성질을 암 시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 이를 직감하도록 한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식별력이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109)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5후2786 판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후912 판결,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후979 판결 등.

기본적으로 식별력은 상표가 수요자의 출처혼동을 방지하면서도 경쟁업자의 영업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 주기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기술적 표장에 해당 되는지 여부의 판단, 즉 표장 자체의 관념 및 지정상품과의 관계에 관한 판단은 그 표장에 관한 ‘수요자의 인식’ 또는 ‘상상의 필요정도’ 그리고 ‘경쟁업자의 수요’ 또는 ‘경쟁업자의 사용 현황’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110)

110)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West Group, 1999) §11:67 - §11:69

(A) 수요자의 인식

a) 수요자에 의한 상상의 필요정도

어느 상품에 사용되는 표장이 식별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기술적 표장에 해당 되는지 여부는 수요자들이 그 표장으로부터 상품의 성질이나 재료 등을 뜻하는 것으로 인식하는지 아니면 특정 표장과 상품의 관계에 대해서 일정한 상상을 해야 하는지 (imagination test)에 따라서 좌우된다고 말할 수 있다. 수요자가 특정 표장으로부터 상품의 산지라거나 품질 등을 곧바로 인식할 수 있다면 그 표장은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지만, 만일 수요자들이 특정 표장으로부터 일정한 상상을 통해서만 상품의 품질 등을 간접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다면 암시적인 상표에 해당된다.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 대부분의 경우에 표장 자체의 관념 및 지정상품과의 관계가 수요자들의 인식과 일치하겠지만, 예외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서, 표장 자체의 관념은 기술적 표장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수요자들이 상당한 상상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암시적 표장 또는 식별력을 가진 상표로 볼 수도 있다. 예컨대, 우리 대법원도 ‘비제바노’는 도시명칭으로서 이태리의 저명한 구두 산지이지만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비제바노’가 구두의 산지를 표시한다고 인식되고 있다고 할 수 없어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111) 또한 미국 사례 가운데 ‘Friendly’라는 표장은 ‘친절한’ 서비스라고 하는 성질을 설명하는 기술적 표장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We Media’의 ‘We’는 수요자들로 하여금 그러한 성질을 연상하게 하고 암시해 줄 뿐이고 따라서 ‘We Media’는 암시적 상표로서의 식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112)

111) 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112) We Media Inc., v. General Electric Co., 218 F.Supp.2d 463, 68 U.S.P.Q.2d 1108 (S.D.N.Y. 2002).

b) 수요자의 지식수준

수요자의 특정 표장에 관한 인식은 그 표장의 사전적 의미에 의해서 좌우되지만, 수요자의 관심과 지식수준에 따라서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지정상품이나 서비스가 일정한 부류(예컨대, 어린이, 청소년, 노인 또는 남성이나 여성 등)의 수요자들에게만 관심의 대상으로 되고 있는 경우에는, 특정 표장이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지정상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에 참여하는 수요자들의 인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구매계층에 해당되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기술적 표장 여부의 판단에 고려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113)

113)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West Group, 1999) §11:1 - §11:21 참고.

수요자의 지식수준은 수요자들의 교육수준에 따라서 좌우되기도 하지만, 수요자들이 지정상품 또는 서비스에 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주체로서의 수요자는 무인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지정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해서 현재 시장에서 접할 수 있는 뉴스, 광고 또는 기타의 정보에 의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수요자들이다. 수요자들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고 구매하기 이전에 그 상품이나 서비스의 존재와 품질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느 표장이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여부, 즉 그 표장의 식별력은 이와 같이 통상의 수요자들 또는 합리적인 수준의 정보를 가진 수요자들(reasonably informed consumers)이 그 표장을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표시로 인식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사례는 아니지만 문제된 상표 의 식별력에 관한 수요자 인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정상품에 관해서 전혀 아무런 정 보를 갖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는 상표의 식별력 여부를 판단하는 데 아무런 인용가치가 없다고 판시한 미국 사례가 있고114) 그러한 해석론은 준거 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식별력의 판단기준에 관한 아주 날카롭고도 정확한 지적 을 한 것으로 보인다.

114) G. Heilman Brewing Co. v. Anheuser-Busch, Inc., 873 F.2d 985 (7th Cir. 1989): J. Thomas McCarthy, Op. cit., pp.11-29에서 재인용.

(B) 경쟁업자에 의한 수요 및 사용현황

특정 표장에 관한 ‘경쟁업자의 수요’는 앞에서 살펴본 ‘상상의 필요정도’에 따른 판단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상표와 상품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상상이 필요 없으면 없을수록 경쟁업자들이 상품을 설명하고 호칭하는 데 동일한 상표를 사용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경쟁업자들의 동일한 상표에 대한 수요가 크면 클 수록 그 상표는 기술적 표장에 가깝고 상표로서의 보호 필요성은 줄어든다고 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경쟁업자들이 현실적으로 특정 표장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면 그러한 사용현황은 그 상표의 식별력을 의심케 할 것이고 그 상표가 암시적 상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C) 전체적 관찰의 원칙

문자와 문자의 결합으로 구성된 표장 또는 문자와 도형이 결합된 표장 등과 같은 소위 결합표장(composite mark)의 경우에도 그 식별력 여부의 판단은 앞에서 살펴본 바 와 같이 수요자의 인식과 경쟁업자에 의한 수요 등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다만, 결합상표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 문자나 도형이 식별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에, 식별력이 없는 문자들로 구성된 결합상표 전체의 식별력은 어떻게 판단하는지 문제된다. 기본적 으로 수요자들과 거래계 모두 표장 전체를 하나로 보고 출처를 파악하는 것이 보통이므 로, 식별력 여부의 판단도 결합상표를 그 요소별로 분해한 후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전체로서의 식별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전체적 관찰의 원칙 (anti-dissection rule)은 영미법계에서도 확고한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115)

115)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West Group, 1999) §11:27.

판례도 기본적으로 전체적 관찰의 원칙에 입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합상표’의 식별력 판단에 있어 대부분 일차적으로 결합상표의 구성상표의 각 식별력 여부를 판단한 후에 식별력이 인정되지 않는 각 구성부분의 결합에 의하여 새로운 관념을 도출하 거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였는지를 판단함으로써 ‘결합상표’의 식별력 여부를 판단 하고 있다.116) 식별력이 없는 문자들의 결합으로 구성된 결합상표의 전체로서의 식별력을 인정한 국내 사례로는 ‘STARCRAFT’(게임),117) ‘WONDERBRA’(브래지어),118) ‘HOMEPLUS’(과자류),119) ‘Colour Scents’(향수),120) ‘SKYPHONE’(전기통신기구)121) 등이 있다. 다른 한편, 문자들의 결합에 의해서 새로운 관념을 도출하거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한 바 없다고 본 사례로는 ‘스피드 011’(통신사업)122)과 ‘ ’ (시장조사업)123) 등이 있다.

116)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후265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후353판결(원심: 특허법원 2004. 12. 24. 선고 2004허3331 판결. 일명 ‘스피드 011’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후339 판결(원심: 특허법 원 2004. 12. 24. 선고 2004허3317판결. 일명 ‘SPEED 011’ 판결), 특허법원 2007. 3. 28. 선고 2006허10517 판결(일명 ‘더 시티 세븐’ 사건), 특허법원 2006. 9. 1. 선고 2005허10244 판결(일명 ‘대구신문’ 사건), 특허법원 2005. 4. 22. 선고 2004허8657 판결(일명 ‘게임빌’ 사건),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후181 판결(일명 ‘코리 아리서치’ 사건) 외 다수. 117)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3후649 판결. 
118)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2후1850 판결. 
119)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후874 판결. 
120) 대법원 1986. 9. 9. 선고 86후1 판결. 
121)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후801 판결. 
122)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후353 판결. 
123) 대법원 2002. 4. 26.선고 2000후181 판결.

결합상표를 구성하고 있는 일부 문자가 다른 문자를 수식하는 관계에 있다면 그 결합상표가 단순한 결합 이상의 새로운 관념이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합상표를 구성하고 있는 문자 상호 간의 관계가 수식의 관계에 있는지 여부도 궁극적으로 수요자들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 사례를 보면 ‘ ’라는 상표에 있어서 ‘LEE’ 가 ‘이’씨 라는 성이고, ‘HAUS’는 ‘집’이라는 의미이지만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이씨의 집’으로 인식한다고 보기 어렵고 두 단어가 불가분하게 합쳐져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조어상표를 이룬다고 판시된 바 있다.124)

124) 대법원 1993. 4. 13. 선고 92후1967 판결.

(D) 기술적 표장의 도형화 또는 도형과의 결합

기술적 표장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경우에는 출처표시능력 또는 식별력이 없지만 기술적 표장이 도형화 또는 도형과 결합되어 있어 일반 수요자의 특별한 주의를 끌 정도에 이르고 전체적으로 보아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표시로서 인식되는 경우에는 상표로서 보호될 수 있다.125) 기술적 표장이 도형화하거나 도형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외관과 관념을 형성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예외적인 경우126)를 제외하면 기술적 표장의 도형화 내지 도형과의 결합을 전체적으로 관찰하면 수요자들에게 출처표시로 인식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127) 도형은 그 표현에 거의 무제한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형 그 자체 또는 도형과 결합된 표장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연상하게 하는 암시적 효과를 가져다주고 수요자들 에게 출처표시로서의 식별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128)

125) 최초 또는 최고라는 의미를 갖는 premiere를 도형화한 (대법원 2000. 2. 25. 선고 98후1679 판결), ‘베끼거나 고친 것이 아닌, 즉 원본(原本)인 재즈 명곡들’ 또는 ‘원본(原本)인 재즈음악, 서양 고전음악들’이라는 의미를 갖는 ‘ORIGINAL JAZZ CLASSICS’를 도형화한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후2569 판결). 
126) 대법원 1988. 10. 25. 선고 86후104 판결은 ‘London Towne’이라는 영문자와 런던 탑과 다리 모양의 도형이 결합된 상표에 관해서 수요자들에게 현저한 지리적 명칭 런던을 인식하게 하지만, 기본 원칙으로서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라 하더라도 여기에 다른 문자나 도형이 결합되어 새로운 관념이 형성될 수 있는 경우에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상표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127) 미국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해석되고 있는데, 예컨대 In re Richardson Ink Co., 511 F.2d 559 (C.C.P.A. 1975); In re Miller International Co., 312 F.2d 819 (C.C.P.A. 1963);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West Group, 1999) §11:26에서 재인용. 
128) 대법원 1996. 3. 8. 선고 95후1081 판결은 잔잔한 수면에 이는 잔물결의 파문, 또는 작은 소용돌이 모양의 물결무늬를 형상화한 도형의 식별력을 인정한 바 있다.

 

라. 식별력이 없는 상표

우리 상표법은 상품의 보통명칭, 관용표장(慣用標章), 기술적 표장, 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과 같이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는 식별력을 결여한 상표로서 등록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상표법 제33조 제1항).

(A) 보통명칭과 관용표장

상표법 제33조 1항 1호·2호에서는 각각 ‘그 상품의 보통명칭을 보통으로 사용 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와 ‘그 상품에 대하여 관용하는 상표’를 각각 등록할 수 없는 상표로 규정해 놓고 있다. 이러한 표장은 본질적으로 상품 그 자체를 지칭하는 문구이므로 자타 상품 식별력이 없다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표장 에 상표권을 부여할 경우 경업행위를 저해하고 단어독점을 허용하게 되기 때문이 다. 가령 ‘경주빵’에서 ‘빵’이라는 문구는 보통명칭에 불과하다.129) 이러한 표장은 기술적 표장과 마찬가지로 자타의 상품을 구별하게 하는 식별력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명칭이란 상품시장에서 거래자 및 일반 수요자에게 상품의 일반명칭으로 인식· 사용되는 경우를 말하고, 관용표장이란 특정 종류에 속하는 상품에 관하여 동업자 들 사이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는 표장을 말한다. 보통명칭과 관용표장과의 관계에 관한 사례를 보면 ‘리도 코롱’과 ‘주식회사 코오롱’의 유사 여부가 다투어진 사건에 서 방향제의 일종을 나타내는 용어인 ‘Eau de Cologne’ 중 ‘Cologne’ 부분의 발음 이 ‘콜로뉴’ 또는 ‘콜론’에 불과하고 ‘코롱’으로 발음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코롱’은 보통명칭은 아니되130) 업자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액체방향제에 대하여 ‘코롱’으로 관용하고 있는 표장이라고 판시하여131) 위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한 판결도 있으나, 대개의 경우는 ‘보통명칭이거나 관용표장이다(아니다)’라는 식으로 혼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두 가지 개념을 굳이 구별할 실익도 없다. 요컨대 이 두 가지 개념은 본질적으로 식별력이 없는 개념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표장에 대하여 상표법적 보호를 하게 되면 경쟁질서를 부당하게 압박할 수 있으므로 등록을 허용하지 않는다.

129)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후4691 판결. 
130) 대법원 1990. 2. 23. 선고 89후193 판결. 
131) 대법원 1992. 9. 14. 선고 91후1250 판결.

우리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 보통명칭을 결정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① ‘어의’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로는, 예컨대 ‘FLAVORS’는 ‘독특한 맛을 지닌 제품’의 의미를 직감할 수 있으므로 보통명칭이다.132) ② 다른 명칭으로 나타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로는, 예컨대 ‘역대왕비열전’은 ‘역대왕비전’ 또는 ‘역대왕비비록’ 등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보통명칭이나 관용표장은 아니다(다만 후술하는 ‘기술적 상표’에는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133) ③ 거래계의 사용현실을 반영하는 경우로는, 예컨대 ‘호마이카’는 거래계에서 ‘가구·농 등의 목재류에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적층판’을 의미하므로 보통명칭이다.134) 대법원 판례들을 분석해 보면 대개의 경우 보통명칭이나 관용표장을 결정하는 기준으로서의 판단 주체를 거래업자에 두고 있다. 한편 특허청 예규로 규정되어 있는 상표심사기준에 의하면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그 상품의 보통명칭”이란 그 상품의 명칭, 약칭, 속칭, 기타 당해 상품을 취급하는 거래사회에서 그 상품을 지칭하는 것으로 실제로 사용되고 인식되어 있는 명칭을 말한다. 따라서 상표의 관념으로부터 유추하여 단순히 일반수요자가 상품의 보통명칭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상표심사기준 123면) 그리고 “보통명칭은 그 동업자들만이 아니라 일반수요자들까지도 지정상품의 보통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상표심사기준 129면).

132) 대법원 1995. 3. 3. 선고 94후1886 판결. 
133)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5후75 판결. 
134) 대법원 1987. 7. 7. 선고 86후93 판결.

(B) 기술적 표장

상표법 제33조 1항 3호에서는 ‘그 상품의 산지(産地)·품질·원재료·효능·용도·수량·형상·가격·생산방법·가공방법·사용방법 또는 시기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를 등록할 수 없는 상표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상품의 품질내용을 설명하거나 특성을 설명할 목적으로 표시된 표장을 기술적 표장이라고 한다. 기술적 상표는 상품거래상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장이기 때문에 자타 상품 식별력이 약하고, 또한 누군가에게 독점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이 공익상 곤란하므로 상표등록 금지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표장이 기술적 상표인지는 그에 관한 수요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상품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판단함을 원칙으로 한다.135) 예컨대 ‘은단’의 경우 구향제 로 쓰이는 경우에는 기술적 상표가 되지만, 서적류에 쓰는 경우에는 수요자에게 단 순히 상품을 설명하는 표장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기술적 상표에 해당되지 않 는다. 또한 기술적 상표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현실적인 사용 유무를 묻지 않 고 특정 상품에 표시될 만한 특성이 있는 것이라고 수요자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판단한다. 이때 판단의 주체는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이 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상표는 상품의 성질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한다. 우리 대법원 판례에 나타난 기술적 상표의 예를 살펴보면, 음료의 상표로서 ‘맑은’,136) ‘하이러닝’137)이나 ‘EXCEL’138) 등의 상표가 일반인들에게 각각 지정상품 러닝샤쓰와 승용차와의 관계에서 고급러닝샤쓰와 보다 탁월한 승용 차로 인식되도록 할 것이므로 품질표시에 불과한 것이라는 판례가 있고, ‘새우 깡’139)의 경우에 있어서의 ‘새우’를 원재료표시에 해당한다고 판시된 바 있다. 다만 기술적 상표와 암시적 상표의 구별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닌데, 기술적 상표의 범 위를 지나치게 넓게 파악하게 되면 상표선택의 자유가 부당하게 제한될 수 있는 위 험성이 있다.140)

135) 예컨대 ‘Linux’가 컴퓨터 디스크나 디스켓을 지정상품으로 한 상표로서는 기술적 상표에 해당되지만 서적을 지 정상품으로 한 경우에는 기술적 상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후3401 판결 참고. 136)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9후3572 판결 참조. 우리나라의 국어교육 수준을 참작할 때 ‘’은 ‘참’의 고어로 일반인들에게 어렵지 않게 인식될 것이라면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참 맑은’이라는 문자로서 인식된다 고 보았다. 
137) 대법원 1983. 3. 8. 선고 81후28 판결. 
138) 대법원 1989. 12. 22. 선고 89후438 판결. 
139) 대법원 1990. 12. 21. 선고 90후38 판결. 
140)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후958 판결 참조.

a) 서적류의 제호

기술적 상표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의 하나로 서적류의 제 호를 들 수 있다. 서적류의 제호는 상품으로서의 서적을 식별하고 출처표시로서의 기능 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뿐만 아니라 서적의 내용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상표등록 가능성이 문제가 된다. 우리 대법원 판례 가운데는 ‘왕비열전’141)이나 ‘생 활정보’142) 또는 ‘주간만화’143)가 창작물의 명칭 내지 그 내용을 나타내는 기술적 상표에 해당한다고 본 예도 있고 출원상표 ‘ACADEMY’가 어학학습교재로 사용되는 경우에 그 자체만으로 ‘학원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서적’ 또는 ‘학문상의 서적’으로 일반 거래자들이나 수요자들이 직감할 수는 없다고 하여 품질을 표시한 상표가 아니라고 판시144)한 예도 있다. 요컨대, 서적류의 제호의 경우에도 그 제호가 상품의 식별력과 출처표시기능을 갖도록 해 주는지,145) 아니면 그 제호만으로도 서적의 내용을 직감할 수 있도록 하는지를 개별적,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 경우에도 수요자 간에 널리 인식되어 사후 식별력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상표법상 보호될 수 있고, 등록되지 아니한 제호라도 주지성을 갖추면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서도 보호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146)

141)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5후75 판결. 
142) 대법원 1987. 8. 18. 선고 86후190 판결. 
143)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후384 판결.
144)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후1321 판결. 
145) ‘토지’와 같은 소설류의 제목이라거나 ‘삼화영한사전’과 같은 사전류의 제호 또는 ‘영어실력기초’와 같은 참고서적 등에서 단행본의 제호에 대한 상표등록이 인정된 바 있다.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후816 판결은 ‘영어실력기초’가 후술하는 구 상표법 제6조 (현행 상표법 제33조) 2항에 따라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획득하여 적법하게 등록될 수 있는 상표라고 판시하였다. 
146) 극본제호 ‘독신녀’에 관한 대법원 1979. 11. 30.자 79마364 결정.

b) 오자를 포함한 경우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명백히 기술적인 표장에 해당되는 문자 가운데 일부 음절을 바꾸거나 삭제 또는 첨가한 경우에 새로이 식별력을 얻게 되는지 아니면 여전히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의 문제일 것이다. 기술적인 표장을 ‘의도적으로 오자(misspelling)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수요자들이 그러한 오자를 인식함과 동시에 산지, 재료, 제조방법 등을 설명하는 본래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한, 오자로 만들어진 기술적 표장도 여전히 기술적 표장에 해당된다.147) 다만, 표장의 오자로 인해서 수요자들이 산지, 재료, 제조방법 등을 용이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그러한 인식에 도달하기 위해서 약간의 연상 작용 내지 상상의 과정을 거쳐야 할 필요가 생긴 경우에는 산지 등을 암시할 뿐인 소위 암시적 상표(suggestive mark)에 해당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148)

147) 예컨대,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West Group, 1999) §11:31에 의하면 미국에서 NU(new), AL-KOL(alcohol), KWIX-TART(quick start) 등이 상품의 성질이나 재료 또는 성능 등을 설명하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된다고 판시된 바 있다고 한다. 
148) 철자의 일부를 바꿔서 암시적 상표로 식별력을 가진다고 미국 법원에 의해서 판단된 상표로는, ‘FRUIT SUNDAE’, ‘HANDI WIPIES’, ‘FRESHIE’ 등이 있다.

c) 기술적 표장과 암시적 표장의 구별

기술적 표장은 그 자체로 식별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암시적 표장은 상품의 산지 또는 재료 등을 간접적으로만 표시 내지 암시할 뿐이고 경쟁업자에 의한 선택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식별력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기술적 표장과 암시적 표장은 그 식별력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느 상표가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아니면 암시적 표장에 해당되는지를 구별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이론적으로 는 기술적 표장과 암시적 표장을 구별하는 것이 단순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양자를 구별하는 것이 아주 어려운 과제이다.

판례를 보면 지정상품의 품질, 효능, 원재료 등을 표시한 것에 불과한 기술적 표장으로 ‘Splinter’(자동차) 149), ‘Coffee Mate’(커피 크림),150) ‘ASSURE’(위생대, 탐폰, 팬티라이너),151) ‘SHEER ELEGANCE’(스타킹),152) ‘ADAPTIVE’(스킨로션, 화장크림),153) ‘HOTMAIL’(컴퓨터통신업, 전자메일서비스업) 154) 등을 들 수 있다. 다 른 한편, 지정상품의 품질·효능·용도를 직접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암시, 강조하는 것에 불과하면 식별력이 있다고 판단되는데 그러한 예로는 ‘SUPER WASH’(세탁기),155) ‘DIGITAL LIBRARY’(전자식 탁상계산기),156) ‘Paradent Health’ (치육염치료약),157) ‘SPA’(모발 관련 화장품),158) ‘뛰어넘기’(교육용 교재),159) ‘WORLD SOURCE’(장거리 국제음성자료 전기통신업, 전자우편업),160) ‘HAIR DOCTOR’(양모제 ),161) ‘SMART & SOFT’(전기·전자제품),162) ‘하이터치’(전자계산기, VTR),163) ‘GAMEBOY’(TV게임세트),164) ‘CARDIO POINT’(심장혈관용 바늘),165) ‘Star Jewelry’(다이아몬드),166) ‘ExcelStor’(컴퓨터저장장치) 167) 등이 있다.

149)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후33 판결. “출원상표 SPRINTER는 지정상품인 자동차(Automobiles)에 사용될 경우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가속 성능이 우수한,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는’ 등의 의미로 쉽게 인식되므로, 지정상품의 품질·효능·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기술적 상표에 해당한다.” 
150) 대법원 1984. 6. 26. 선고 83후37 판결. 
151) 대법원 1993. 11. 9. 선고 93후794 판결. 
152) 대법원 1994. 9. 27. 선고 94후50 판결. 
153) 대법원 1997. 4. 22. 선고 96후1842 판결. 
154)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후2563 판결. 
155) 대법원 1979. 12. 11. 선고 78후18 판결. 
156)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후745 판결. 
157)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후396 판결. 
158)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후2112 판결. 
159) 대법원 2001. 5. 15. 선고 99후3054 판결. 
160) 대법원 1997. 7. 25. 선고 96후1231 판결. 
161) 대법원 1997. 7. 8. 선고 97후358 판결. 
162) 대법원 1997. 5. 23. 선고 96후1729 판결. 
163)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후184 판결. 
164)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후124 판결. 
165) 대법원 1992. 9. 14. 선고 92후346 판결. 
166)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5후2786 판결. 
167)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5후3031 판결.

d) 구별의 어려움과 국가별 차이

위에 소개된 사례들은 모두 기술적 표장인지 아니면 암시적 표장인지에 관해서 당사자들이 치열하게 다툰 사안이기 때문에 대법원까지 올라온 분쟁사례들이고 아마도 대 법원으로서도 많은 고민을 해야 했던 사례들이라고 생각된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측면 의 한 가지는 우리 대법원이 적용해 온 식별력의 기준이 다소 높고 엄격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전자메일서비스업 등을 지정서비스업으로 해서 출원된 서비스표 ‘HOTMAIL’에 대해서 우리 대법원은 긴급 직통 전화선을 의미하는 ‘hot line’을 떠올리게 되어 출원서비스표로부터 ‘활발한 우편물 전달, 빠른 우편물 전달, 긴급한 우편, 빠른 우편’이라는 의미를 직감하게 되어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168)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판례에 의하면 어느 표장으로부터 수요자들이 일정한 관념을 ‘떠올리는 경우’ 또는 ‘연상’ 내지 ‘상상’하는 경우에 그 표장을 암시적 표장이라고 보고 있고, 그 결과 ‘HOTMAIL’은 미국 특허상표청에 적법하게 등록되어 유효한 상표권의 보호대상으로 되어 있다.169) 또한 우리 특허법원은 ‘우리은행’이라는 표장이 기술적 표장에 해당된다고 판시하고 있지만,170)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Citibank’ 가 은행서비스의 성질을 직접 표시하는 문자로 보기 어렵고 오직 ‘도시’ 내지 ‘현대적인’ 은행을 암시할 뿐이므로 식별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171) 한미 간 식별력 기준의 차이를 보여 준 사례는 다수 발견된다.172) 독일의 경우를 보면 시장의 발전에 따라서 식별력의 기준을 완화해 왔고 결과적으로 경쟁업체에 의한 ‘자유사용의 필요’가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상표등록을 허용하고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경쟁상의 문제는 상표권의 행사단계에서 해결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173) 요컨대, 어느 표장이 기술적 표장인지 아니면 암시적 표장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중간영역의 표장에 관해서 그 식별력의 유무 내지 강약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법원마다 그리고 국가마다 그 판단기준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판단기준이 다른 이유는 무엇이고 그러한 기준의 차이가 결과적으로 수요자들이나 경쟁업체 그리고 더 나아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이에 관해서는 제목을 바꾸어 살펴보도록 한다.

168)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후2563 판결. 
169) Registration Number, 2165601; Registration Date: June 16, 1998. 
170) 특허법원 2007. 7. 11. 선고 2000허9886 판결. 
171) Citibank, N.A. v. Citibanc Group, Inc., 724 F.2d 1540, 222 U.S.P.Q. 292 (11th Cir. 1984). 
172) 대법원 1999. 9. 17. 선고 99후1645 판결은 두터운 붓으로 굵게 그린 듯한 불연속적인 둥근 테두리 모양으로 도형화한 상표에 대해서 ‘간단하고 흔히 있는 표장으로만 된 서비스표’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등록거절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동일한 도형상표는 미국에서 식별력을 갖춘 상표로 적법하게 등록되어 있다(Registration Number: 2419360, Registration Date: January 9, 2001). 
173) 玉井克哉, 商標登錄沮止事由として 自由使用の必要, 知的財産の潮流 (知的財産硏究所, 信山社), 224-225면.

e) 기술적·암시적 표장 구별의 경제적 효과

어느 표장이 기술적 표장에 해당되는지 아니면 암시적 표장에 해당되는지는 그 표장 자체의 식별력의 강약에 따라서 좌우되겠지만 동시에 법원의 구별기준의 엄격함 여부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 기술적 표장과 암시적 표장의 명확한 구별이 어려운 중간영역에 있는 상당수의 표장들의 경우에는 식별력의 강약에 관한 연쇄적인 스펙트럼 가운데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해서 법원이 기술적 표장과 암시적 표장을 구별하는가에 따라서 판단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법원이 식별력의 기준을 낮게 잡고 판단하면 상당수의 표장이 암시적 표장에 해당된다고 보아 식별력을 인정하게 되겠지만, 그와 반대로 법원이 식별력의 기준을 엄격하고 높게 보면 상당수의 표장이 기술적 표장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식별력의 기준을 낮게 잡으면 암시적 표장으로 볼 수 있는 표장에 대해서 식별력의 기준을 높고 엄격하게 적용해서 기술적 표장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게 되면, 한편으로 경쟁업체들은 동일한 표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경쟁의 자유’를 누릴 수 있지 만, 다른 한편으로 그 표장에 대해 약간이나마 출처의 표시로 인식할 수 있었던 수요자 들은 이제 더 이상 그 표장만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거나 출처의 혼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식별력의 기준을 높게 잡으면 기술적 표장으 로 볼 수 있는 표장에 대해서 식별력의 기준을 낮고 완화해서 적용한 결과 암시적 표 장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게 되면 한편으로 그 표장이 특정 기업의 배타적 권리의 대상으 로 되어 경쟁업체들은 경쟁상의 제약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 수요자들은 그 표 장을 통해서 쉽게 출처를 확인할 수 있게 되어 궁극적으로 소비자후생의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이와 같이 식별력의 정도에 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서 그 경제적 효과 가 다르기 때문에 각국의 법원이 그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다소 상이한 기준을 적용해 온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 소비자의 보호보다는 기업들의 영업의 자유를 더 중시해 왔고 빠른 경제성장의 사회적 요구에 비추어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이해되는데, 그러한 맥락에서 우리 대법원은 식별력의 기준을 높게 정하고 운용해 온 것으로 이해된다.

(C) 지리적표시

WTO/TRIPs 협정은 ‘지리적 표시(geographical indications)’를 ‘상품의 특정 품질, 신용 또는 그 밖의 특성이 본질적으로 지리적 출처에서 비롯되는 경우, 회원 국의 국내 또는 회원국의 지방 또는 지역을 원산지로 하는 상품임을 명시하는 표 시’라고 정의한 다음174) 이런 지리적 표시에 관해 일반 공중의 혼동을 초래할 우 려가 있는 사용을 규제할 의무를 회원국에 부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표시 의 보호 및 지리적표시에 관한 혼동방지를 위해서,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 농수산 물품질관리법, 원산시표시법 등의 여러 가지 법제도를 두고 있다. 첫째, 지리적표시 는 등록상표로 보호받을 수 있다. 상표법 하에서 지리적표시를 단체표장이나 증명 표장으로 등록하면 등록상표로 보호받을 수 있다. 둘째, 지리적표시를 상표등록하지 않더라도 제3자가 허락없이 등록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셋째,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하여 농수산물의 산지를 등록함으로써 산지로서의 지리적표시를 보호받을 수 있다. 넷째, 상표법에 의한 보호 뿐만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원산지를 오인케 하는 지리적표시의 사용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은 농수산물의 원산지에 관한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원산지표시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174) WTO/TRIPs 협정 제22조 참조.

 

지리적표시의 상표등록

지리적표시는 단체표장 또는 증명표장으로 등록할 수 있다. 단체표장은 상품을 생산ㆍ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이 직접 사용하거나 그 소속 단체원에게 사용하게 하기 위한 표장을 말한다. 증명표장은 상품의 품질, 명성 또는 그 밖의 특성을 증명하고 관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자가 타인의 상품에 대하여 그 상품이 그 특성을 충족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사용하는 표장을 말한다. 특허청에 단체표장 또는 증명표장의 등록을 출원하고자 하는 자는 그 표장의 사용에 관한 사항을 정한 정관 또는 규약을 첨부하여야 한다 (상표법 제2조 및 제36조).

 

부등록사유로서의 지리적표시

지리적표시는 적극적으로 단체표장 내지 증명표장으로 등록해서 보호할 수도 있지만, 제3자의 무단등록을 차단함으로써 소극적으로 보호받을 수도 있다. 예컨대, 상표법은 선출원된 타인의 지리적 표시 등록단체표장과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하다고 인식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8호), 주지의 지리적 표시와 동일·유사한 상표(10호), 국내 또는 외국에서 식별력이 있는 지리적 표시와 동일·유사한 상표로 부정한 목적을 가진 상표(14호), 세계무역기구 회원국 내의 포도주 또는 증류주의 산지에 관한 지리적 표시로서 포도주 또는 증류주에 사용하려는 상표 (16호),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지리적 표시와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그 상품과 동일하다고 인정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18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보호되는 지리적 표시와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그 상품과 동일하다고 인정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19호)는 등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175)

175) WTO/TRIPs 제23조 참조.

 

현저한 지리적 명칭

우리 상표법은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176)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 지정상품과의 관계를 혼동하게 할 위험이 있고 특정 인에게 그 지리적 명칭을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이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부등록사유로 규정한 이유이다. 예컨대, 뉴욕, 파리, 런던 등과 같이 널리 알려진 지역의 명칭은 특정인 이 상표로 등록해서 독점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지역의 명칭이 아무리 널리 알려져 있더라도 그 명칭이 특정 상품의 생산지나 가공지로 널리 알려 져 있는 지리적표시가 아니라면 굳이 지정상품의 종류와 무관하게 포괄적으로 등록을 금지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 우리 상표법은 상표등록요건을 규정하 면서, 상품의 산지로 널리 알려진 지리적 명칭은 그 상품의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 고 이미 규정하고 있다(제33조). 그러나, 지리적 명칭이 특정 상품의 산지로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니고 지리적 명칭이 지정상품과의 관계를 혼동하게 할 위험이 없다 면, 그 지리적 명칭을 특정 상품의 상표로 등록해서 독점한다고 해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다고 말할 수도 없고, 지리적 명칭을 상표로 등록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것이 상표선택의 자유를 해할 뿐이다.

176) 상표법 제33조 1항 3호·4호.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후728 판결(First Avenue), 대법원 1989. 2. 14. 선 고 86후26 판결(manhattan), 대법원 1986. 6. 24. 선고 85후62 판결(manhattan), 대법원 1984. 5. 22. 선고 81 후70 판결(뉴욕)은 모두 당해 표장이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현저한’ 지리적 명칭 가운데 지정상품의 출처표시로서의 식별력이 있을 수 있는 지리적 명칭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식별력 여부를 따지지 않 고 ‘현저한’ 지리적 명칭의 상표등록을 전면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상표선택의 자유 를 불합리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 ‘현저 한’ 의 범위는 공익적 견지에서 상표를 허용할 수 없는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되어 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여기서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란 일반 수요 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을 뜻하고, 그 판단의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출원 상표에 대하여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시로서 지리적 명칭이 현저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교과서, 언론 보도, 설문조사 등을 비롯하여 일반 수요자의 인식에 영향 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177) 한편,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 다른 문자, 기호 등과 결합해서 본래의 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을 떠나 새로운 관념을 낳거나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 하는 경우에는 상표로 등록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178) 이와 관련하여 미국 워싱턴 디시(Washington D.C.)에 위치한 종합대학교를 운영하는 자가 지정서비스업을 ‘대학교육업, 교수업’ 등으로 하여 ‘AMERICAN UNIVERSITY’에 대하여 서비스표 등록 출원하였으나, 특허청 심사관이 출원서비스표가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 제7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표등록을 거절하는 결정을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전원합의체판결로서 현저한 지리적 명칭인 ‘AMERICAN’과 기술적 표장인 ‘UNIVERSITY’가 결합하여 전체로서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고 있고 나아가 지정서비스업인 대학교육업 등과 관련하여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상표로 등록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179)

177) 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후1342 판결. 
178) 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5후145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후2283 판결 등.
179) 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5후1454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를 의미하는 단어 의 결합에 의하여 그 구성 자체만으로 본래의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떠나 ‘본질적인 식별력’을 형성한다면, 사후적 식별력 형성 여부와 무관하게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별개의견도 있었다.

‘서울대학교’가 이유식을 지정상품으로 상표등록할 수 있는지 문제된 사안에서도, 대법원은 ‘서울에 있는 대학교’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 사이에 특정 국립종합대학교의 교육서비스 출처표시라는 새로운 관념이 형성되어 충분한 식별력을 가지므로 상표등록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180) 서울대학교가 교육서비스의 출처표시로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명백하지만, 이유식이라는 상품의 출처로 알려진 바는 없다. ‘서울대학교’가 교육서비스 뿐만아니라 지정상품 이유식에 관해서도 사후적 식별력을 취득했는지 여부를 검토해보지 않고 상표등록의 적법성을 인정한 대법원 논지는 경솔함과 논리적 비약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유식이라는 지정상품을 중심으로 보면 수요자 사이에 서울이라는 명칭이 현저한 지리적명칭인지 의문시되고, 더 나아가 대학교라고 하는 보통명사가 결합되어 이유식이라고 하는 지정상품의 출처표시로서 충분한 식별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등록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표법의 취지에 맞는다.

180)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후2283 판결.

참고로, 미국 상표법 하에서 지리적 명칭은 지정상품/서비스의 산지나 기타 관련성을 설명하는 기술적(記述的) 표장에 해당되거나 그 관련성을 오인케 하는 기망적(欺罔的)표장에 해당되는 경우에 한해서 상표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해석되고 있다.181) 예컨대, 네델란드는 낙농국의 현저한 명칭이기 때문에 치즈 등 낙농제품에 관한 상표로 식별력을 가질 수 없고 등록될 수 없지만, 그와 전혀 무관한 잉크와 같은 지정상품의 상표로 “Holland Ink”는 기술적 표장이라거나 기망적 표장이라고 볼 수 없다고 결정된 바 있다.182) 미국에서의 상표등록사례를 보면, Java는 소프트웨어에, Dixie는 왁스 종이에, 그리고 Nashville은 앰프(증폭기)와 기타에 각각 그 지리적 명칭의 명성이나 이미지와 전혀 무관하게 자의적으로 사용(arbitrary use)되었다고 판단되어 상표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결정된 바 있다.183) 예컨대, Java는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상표로 유효하게 등록되어 보호받고 있지만, 우리나라 에서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판시된 사례184)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대한 국내외 취급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181)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Vol. 2. §14-1 (West Group, 1999), p. 14-3. 
182) In re Van Son Holland Ink Corp., 147 U.S.P.Q. 292 (T.T.A.B., 1965).
183) American Can Co. v. Dixie Wax Paper Co., 150 U.S.P.Q. 823. In re Fred Gretsch Co., 159 U.S.P.Q. 60. 
184) 대법원 2000. 6. 13. 선고 98후1273 판결.

 

원산지 표시의 등록

특정지역에서 지리적 특성을 가진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을 생산하거나 가공하는 자 또는 그들로 구성된 법인은 그 지역의 지리적표시를 등록신청할 수 있다(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32조 및 제34조).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 장관은 농수산물품질관리심의회에 설치된 지리적표시 등록심의 분과위원회의 심의 를 거쳐 등록결정을 할 수 있다. 지리적표시를 등록한 자는 등록한 농수산물에 지 리적표시를 할 수 있는 권리 즉 지리적표시권을 갖는다.

농수산물 지리적 표시권은 상표법상 단체표장과 유사하지만 농수산물의 원산 지표시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상의 권리에 해당한다. 다만, 농수산물품질관리법은 원산지표시의 보호 뿐만아니라 품질인증의 기능도 중시하고 있다. 따라서, 지리적 표시권을 가진 자 또는 단체가 품질관리를 충실히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 경우 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은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지리적표시 심판위원회의 심판을 거쳐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다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40조).

 

원산지 오인 방지

원산지의 오인을 방지하기 위해서 상표법은 지정상품의 원산지를 상표로 등록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대구’는 사과의 산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 리적표시로 단체표장이나 증명표장으로 등록할 수는 있지만, 개인이 사과를 지정상품으로 한 상표로 등록할 수는 없다. 뿐만아니라, 대구에서 사과를 생산하는 업자 들은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업자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구제를 받을 수 도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허위의 원산지표시로 원산지를 오인케하는 행위를 부정 경쟁해위로 규정하고 있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호 라목).

농수산물의 원산지에 관해서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원산지표시법”으로 약칭)이 별도의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특히 원산지표시법은 농수산물 또는 그 가공품을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등의 영업을 하는 자로 하여금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하게 하고, 허위의 원산지표시를 금지할 뿐만아니라 허위의 원산지표시를 처벌하는 형벌규정도 두고 있다.

 

마.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취득

(A) 식별력의 취득과 상표등록

기술적 표장 및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같이 본래는 식별력이 없는 표장이지만, 계속적인 사용에 의해서 수요자 간에 출처표시로서의 2차적 의미가 부여됨으로써 사후적으로 식별력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상표로서 등록될 수 있다. 우리 상표법 제33조 2항은 “제1항 제3호부터 제6호까지에 해당하는 상표라도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그 상표를 사용한 결과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된 경우에는 그 상표를 사용한 상품에 한정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취득을 인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입법 취지는 거래상 실제로 식별력을 취득하게 되면 상표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고, 또한 그러한 표장은 일반 공중의 자유사용으로 방임하여 둘 공익상 필요성도 상실한 것이므로 식별력을 취득한 것으로 하여 보호하려는 데 있다.185)

185)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3다15029 판결.

상표가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하는 요건으로, 첫째 상당 기간에 걸쳐 독점배타적으로 상표를 사용할 것, 둘째는 수요자에게 그 상표가 누구의 것인가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을 것을 요한다. 이 경우 수요자에게 그 상표가 누구의 것인가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을 것이라는 요건과 관련하여, 첫 번째 요건은 당해 상표를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 사용한 사실, 전국 또는 일정 지역에서 사용한 사실, 지정상품의 생산·제조·가공·증명 또는 판매량 등의 사용방법 및 사용횟수, 내용 등이 고려될 것이다.186) 두 번째 요건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수요자가 당해 상표를 누군가의 상표라고 인식하면 족하고 특정인의 성명이나 명칭까지 인식할 것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기술적 표장에 불과한 ‘영어실력기초’라거나 그리고 재료표시 및 관용표장으로 구성된 ‘새우깡’의 경우에 상당한 기간 동안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알려져 있음이 증명되었다고 보아서 상표법 규정에 의하여 적법하게 등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187)

186)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후2288 판결. 
187)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후410 판결, 대법원 1990. 12. 21. 선고 90후38 판결,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후816 판결.

출원상표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 그 효과는 실제 상표사용자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등록결정 당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구비하였는지 여부는 원 칙적으로 출원인의 상표사용실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출원인이 출원 전 에 실제 사용자로부터 그 상표에 관한 권리를 양수한 경우에는, 출원인 이외에 실 제 사용자의 상표사용실적도 고려하여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구비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188) 그리고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는 상표는 실제로 사용한 상표 그 자체에 한하고 그와 유사한 상표에 대하여까지 식별력 취득을 인정할 수는 없다.189)

188)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후2951 판결. 
189)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후2288 판결.

(B) 식별력 판단의 기준시점

a) 등록결정 시 대 변론종결 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은 사용기간, 사용지역, 생산판매 수량, 광고방법과 광고횟수 에 따라서 형성되는 동태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식별력의 형성 여부를 판단하는가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출원심사를 담당 한 특허청으로서는 등록 또는 거절결정 시를 기준으로 식별력의 형성 여부에 관한 판단 을 하는 것이 옳겠지만, 등록결정에 대한 무효심판 또는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이 제기된 경우 법원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식별력의 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지 판단 하기 어렵다.

무효심판 내지 불복심판에 대한 심결이 내려지고 그러한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이 제기되면 그 심리범위에 관하여 무제한설을 취하고 있으므로 특허법원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190) 심결취소소송의 심리범위는 절차법 상의 문제로서 상표의 식별력 구비 여부에 관한 판단의 기준 시점이라고 하는 실체 법적인 문제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식별력의 판단기준 시점에 관해서 대법 원은 등록결정 시 또는 거절결정 시를 기준으로 보고 판단한 한 바도 있고,191) 상표등록 이후에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한 경우에도 그 등록상표가 무효가 아니 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 판단한 바도 있다.192)

190) 특허재판실무편람 (특허법원), 257-258면 
191) 대법원 1999. 9. 17. 선고 99후1645 판결. 
192) 대법원 1996. 5. 13.자 96마217 결정.

b) 무효의 원인과 그 원인의 소멸

출원 중인 상표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결정 시를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지만, 이미 등록된 상표에 대해서는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의 특성상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형성 내지 축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상표등록 당시에는 식별력이 없었지만 상표등록 이후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기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무효의 원인이 되었던 하자가 이미 치유된 셈이고 무효의 원인이 소멸했으므로 등록무효심판을 기각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등록 당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아 일단 무효로 하고 다시 출원을 하여 등록을 받게 하는 해석론193)은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고 소송경제상의 손실과 상표권자 및 수요자들에게 불확실성과 혼란만을 초래할 뿐이다. 대법원은 기술적 표장이 등록된 이후에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한 경우 그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 제51조(현행 상표법 제90조 제1항) 2 호 소정의 상표에 대해서도 금지적 효력을 미칠 수 있다고 판시했는데, 이러한 대법원 결정은 상표등록 이후에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한 경우에도 그 등록상표가 무효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194) 다만, 대법원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한 상표의 상표권의 효력도 본래 내재적인 식별력을 가진 상표(즉 상표법 제33조 제1항 각 호에 해당되지 않는 상표)의 상표권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 것을 판단한 것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의 판단기준 시점이 등록결정 시가 아니라 변론종결 시라는 점까지 확인하고 판단한 것인지 분명치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향후, 대법원은 적절한 기회에, 상표무효심판 등에 있어서 사용에 의한 식별력 판단의 기준 시점은 변론종결 시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를 보다 명확히 해 줄 필요가 있다.

193) 송영식 외 2인, 지적소유권법(제7전정판) 하, 육법사, 2001, 120면 각주 80. 
194) 대법원 1996. 5. 13.자 96마217 결정.

(C) 상표의 공정사용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취득된 것으로 인정되는 기술적 상표의 효력과 관련하여서는 상표법 제90조 2호와 관련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범위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즉, 상표법 제90조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사유를 규정해 놓으면서 그 가운데 기술적 표장 등도 열거하고 있어서, 기술적 표장이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하더라도 상표권의 효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표권효력의 제한에 관한 상표법 제90조는 기술적 표장이 출처표시로서의 식별력이 없는 한도에서 상표권의 효력이 제한된다고 하는 기본원칙을 확인하는 규정이므로, 기술적 표장을 계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수요자 간에 2차적 의미를 형성하고 출처표시로서의 식별력을 사후적으로 취득해서 상표등록이 된 경우에는 그러한 한도에서 제90조의 제한을 받지 않고 온전한 독점배타적 권리를 취득한다고 해석된다.195) 다만 기술적 표장을 상표로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후 식별력을 취득한 상표에 대한 권리의 효력이 미치게 되지만, 기술적 표장을 상품의 설명의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소위 공정사용(fair use)에 해당되어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196)

195) 대법원 1992. 5. 12. 선고 88후974·981·998 판결.
196) J. Thomas McCarthy, McCarthy on Trademarks and Unfair Competition, West Group (2003), §11:45. 대법 원 2003. 10. 10. 선고 2002다63640 판결은 “타인의 등록상표인 ‘Windows’를 제품의 사용설명서, 고객등록카 드, 참고서 등에 표시한 경우, 이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명칭을 표시한 것으로 그 사용설명서, 고객등록카드, 참고서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을 안내·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 상품의 출처표시로 사용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의 입장은 ‘공정사용’의 개념을 정면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고, 상표법 제2조의 ‘상표의 사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는 해석론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D) 관련 사례 검토

2009. 5. 28. 대법원에 의한 ‘우리은행’ 상표에 관한 판결197)에서는 문제가 된 우리금융지주사의 ‘우리은행’ 서비스표가 원래 식별력이 없는 구 상표법 제6조(현 행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7호의 서비스표에 해당하지만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 득하였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당해 상표나 서비스표의 독점적 사 용이 사회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이는 공공의 질서에 위반되는 것으로 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우리금융지주사의 서비스표인 ‘우리은행’은 구 상표법 제7조(현행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4호, 즉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서 결국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서비스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197)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후3301 판결 및 같은 날 선고된 2007후3325 판결.

 

바. 식별력의 상실

본래 식별력을 가진 상표로 적법하게 등록된 상표의 경우에도 그 상표가 지정상품 의 보통명사화 또는 관용상표화되어 출처표시로서의 식별력을 사후적으로 상실하게 된 경우에는 더 이상 상표로서 보호받을 이익이 없고 더 이상 보호를 해 주어도 아니 될 것이다. 따라서 상표등록 이후에 식별력을 상실하게 되면 상표등록무효심판의 사유 로 된다(상표법 제117조 1항 6호).198)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일반적으로 상표권이 처 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되지만, 유효한 상표등록 이후에 식별력이 상실됨으로써 무 효심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무효의 효력은 상표가 식별력을 상실한 때로 소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언제 식별력을 상실하게 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때에 는 무효심판청구의 예고등록일부터 상표권이 없었던 것으로 본다(상표법 제117조 3 항·4항).

198) 1997. 8. 22, 개정 전의 구법 하에서는 사후적으로 식별력을 상실한 경우에 상표권존속기간갱신등록의 거절사유로 되었으나, 현행 상표법 하에서는 존속기간갱신등록출원에 대한 실체적 심사가 폐지됨에 따라서 식별력을 사후적으로 상실한 상표의 경우에도 존속기간갱신등록이 가능하고 오직 무효심판에 의해서만 그 상표권을 소멸케 할 수 있다.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4장 상표법 Ⅲ. 상표의 등록요건 2. 식별력

0
공유하기
최근 작성일시: 2026년 1월 28일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 맨아래로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