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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법의 목적
<AI 핵심 요약>
지식재산권은 단순한 권리 보호를 넘어 상업화를 통한 산업 발전을 지향하며, 국가의 발전 단계에 맞춰 창작자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학문·보건 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적 제도로서 기능합니다. 1. 지식재산권의 궁극적 목적: 산업 발전과 상업화
2. 수익의 선순환 고리와 공정한 분배
3. 권리 보호의 예외와 '공공의 이익' 지식재산권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다음과 같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 권리 침해의 예외를 둡니다.
4. 국가별 발전 단계에 따른 전략적 제도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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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권법은 지식재산권을 도구로 발명과 창작을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우리 특허법과 저작권법을 비롯한 지식재산권법은 모두 제1조에서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궁극의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은 발명과 창작의 촉진만으로 실현할 수는 없다. 발명과 창작의 결과물을 상업화하고 소비자 후생의 증가에 기여할 때에 비로소 지식재산권이 산업발전에 도움을 주게 된다.
발명진흥법이 직무발명의 경우에 기업으로 하여금 통상실시권을 갖고 발명을 상업화할 수 있도록 하고, 저작권법이 기업명의로 공표된 업무상저작물의 경우에 기업으로 하여금 저작자로서 저작물을 상업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발명과 창작이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제도적 장치에 해당한다. 또한, 직무발명이나 업무상저작물이 아니더라도 기업은 실시허락, 출판계약 등의 계약에 의하여 지식재산을 상업화할 수 있다. 발명이나 창작의 결과물을 상업화함으로써 기업뿐만 아니라 종업원, 발명가, 창작자 모두 수익을 얻게 되면 기업의 재투자와 추가적인 발명 또는 창작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수익분배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것인지는 산업발전의 법목적 실현에 아주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상업화를 위한 발명이나 창작물의 이용은 기본적으로 당사자간 합의와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다. 때로는 당사자간 합의가 없더라도 발명이나 창작물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특허법과 저작권법 등은 권리침해의 예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한 발명의 실시, 약사법에 따른 조제행위,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한 공정한 이용 등과 같이 일정한 유형의 이용은 권리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권리침해의 예외로 규정된 이용행위는 지속적으로 후속 발명과 창작을 촉진하기 위하여 자유롭게 허용할 필요가 있고 때로는 생명과 건강의 가치 또는 언론, 학문, 예술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업화에 따를 수익분배는 산업발전의 법목적에 부합되는 균형점을 찾는 문제인데 반하여, 권리침해의 예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질서에 부합되는 균형점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다.
발명 또는 창작의 결과물을 상업화하고 이용하는 것은 단순한 수익추구의 차원을 넘어서 과학기술 및 문화예술에 소중한 모방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 인류는 모방과 학습을 거쳐서 발명과 창작을 해왔다. 특정 국가의 산업구조 또는 기술수준에 따라서 일정한 유형의 발명과 창작은 보호하지 않거나 극히 낮은 수준의 보호만을 하는 것이 오히려 모방과 학습을 통하여 장기적인 발명과 창작을 촉진하는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식재산권이 발명과 창작의 유인·장려에 어느 정도로 효율적인가 하는 것은 구체적인 법제도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떠한 발명과 창작에 대하여 어떠한 지식재산권을 부여할 것인가는 특정 국가의 경제적 발전 단계와 기술 수준에 따라서 좌우된다. 예컨대 특허받을 수 있는 발명으로서 화학물질 등의 물질발명이나 유전공학적 방법에 의한 식물발명 등을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라거나 고안 또는 ‘소발명(小發明)’을 유인하고 장려하기 위하여 실용신안제도를 채택할 것인지 여부, 또는 산업디자인에 대하여 무심사등록 등의 방법으로 신속하지만 짧은 존속기간 동안 보호를 해 줄 것인가 여부라거나 반도체집적회로와 컴퓨터프로그램 등의 새로운 지적 산물에 대하여 저작권 또는 저작권유사의 법적 보호를 해 줄 것인지 여부 등은 특정 국가의 경제적 발전 단계와 기술수준에 따라서 당해 국가가 법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인 것이다. 세계 각국의 경험들을 종합해 보면 특정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화 8,000달러에 이를 때까지는 당해 국가의 지식재산권법이 아주 낮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만을 인정하고 그 이상으로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서 지식재산권의 보호 수준을 높이게 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51)
| 51) Commission on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Integrating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and Development Policy(London, 2002), p. 23.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화학산업 또는 의약산업의 후진성으로 인하여 물질발명에 대한 특허법적 보호를 인정해 오지 않다가 1987년 7월 1일부터 물질발명에 대한 특허법적 보호를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우리 경제의 중심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중심으로 그리고 노동집약산업으로부터 기술집약산업으로 이동함에 따라서, 물질발명에 대한 특허법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물질발명에 대한 특허법적 보호가 화학물질의 자체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의 증가와 국내기업의 물질발명에 관한 특허출원의 증가 그리고 외국화학업체들의 국내 직접투자의 증가라고 하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다.52)
| 52) Seok Yong Khang, Op. cit. |
우리나라의 실용신안제도는 해방이후 국내기업들의 개량기술을 보호해 줌으로써 기술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준 제도로 커다란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현재까지도 약 95%의 실용신안출원은 국내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53)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 소발명에 안주할 수 없고, 소발명 보호를 위한 실용신안권 출원은 대폭 감소한 반면에 특허권 출원은 지속적으로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지식재산권의 보호수준은 특정 국가의 경제적 발전 단계와 기술수준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야 효율적인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때로는 국제적인 통상협상의 테두리 속에서 특정 국가의 경제수준이나 기술수준에 비례하지 않는 정도의 지식재산권 과잉보호를 요구받는 경우도 있다. 1994년에 세계무역기구협정(World Trade Organization: WTO)에 부속된 ‘통상문제로서의 지식재산권협정(Trade-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TRIPs)’의 체결에 의해서 각국의 경제수준이나 기술수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지식재산권의 보호수준을 높이게 됨에 따라서 가장 많은 경제적 이익을 본 국가는 미국이었고, 한국은 단기적으로 미화 약 150억 달러에 상당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54) 다행히 우리나라는 무형재산의 보호강화로 인한 손해를 유형재산의 생산 및 수출확대로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상당한 기술혁신과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 53) 가령 2011년도의 경우 내국인의 실용신안출원이 11,462건이었음에 비하여 외국인 출원은 392건에 그쳤다고 한다. 이는 특허청, 지식재산통계연보(2012), 16면. 54) Commission on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Op. cit., p. 21; http://www.iprcommission.org. |
종전까지는 지재권의 보호가 선진국의 요구에 의해서 주도되고 우리나라는 수세적인 입장에서 지재권 보호를 강화해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 지재권 관할 부처의 태도는 적극적으로 그리고 지나치게 지재권 보호를 강화하는데에만 일관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첫째, 형사처벌의 강화는 발명과 창작을 촉진하는데 필요한 정도 이상의 과도한 제재로서 오히려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해한다. 미국의 특허법은 형사처벌 규정 자체를 두고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 특허법은 형사처벌조항을 두고 있고 더 나아가 우리 특허청은 특별사법경찰을 운영하면서 형사처벌에 앞장서고 있다. 저작권침해의 경우에도 미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저작권침해에 한하여 그리고 형사법적 고의 즉 엄격한 의미의 범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극히 소수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형사처벌을 하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저작권법이 모든 저작권침해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원도 저작권침해가 있으면 당연히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유죄판결을 내리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
둘째, 저작권보호가 강화된 결과 저작권을 보유한 기업은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었지만 때로는 창작자들의 지위가 더욱 위협받고 소비자들의 인터넷이용은 더욱 더 많은 법위반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국 입법례를 참고하여 저작권계약에 관한 현행법 규정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이용자들도 창작활동에 참여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인터넷상의 불법게시물 차단에 있어서도 부당하고 불합리한 차단을 방지할 수 있는 보완이 필요하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토종 인터넷공간에서 콘텐츠의 일정 블록을 표시해서 복사하려고 해도 복사금지조치를 해놓은 것도 지나친 저작권보호강화로 인하여 국내 이용자들이 토종 포털을 떠나서 구글과 같은 미국 포털로 망명가는 이유가 되고 있다. 문화예술의 발전이라고 하는 법목적을 위하여 저작권의 보호와 저작물 이용의 활성화라고 하는 두 가지 수단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도록 입법과 행정 그리고 사법이 이루어질 필요가 절실하다.
셋째, 부정경쟁방지법은 대법원 판례를 수용하여 ‘성과물 부정차용’에 관한 일반조항을 도입했지만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금지청구권의 신중한 판단요건은 무시한 채 법개정이 이루어진 경과 과잉보호의 위험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 일반조항의 도입으로 인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전성시대라고 말할만큼 대부분의 소송에서 ‘성과물 부정차용’에 관한 일반조항을 예비적 청구원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헌법 제119조). 저작권이나 상표권의 침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저작물이나 상표의 사용에 대하여 지나치게 널리 성과물 부정차용에 관한 일반조항을 적용하면 관련법의 존재의의가 없어지고 사업자들의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무너뜨리게 된다. 부정경쟁방지법의 일반조항을 전가의 보도처럼 널리 활용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자유와 창의의 경제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은 실정이다.
넷째, 지재권보호 강화는 데이터의 보호와 이용에 관한 분쟁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봇을 이용한 데이터의 수집과 이용은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보유기업이 저작권법, 부정경쟁방지법, 정보통신망법 등의 위반을 주장하면서 제기한 소송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저작권법에 저작물의 창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데이터베이스에 대하여 법적 보호를 하는 것에 대하여 입법론상 많은 반론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에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시대에는 데이터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데이터의 이용이 활성화될 필요도 절실하기 때문에 보호와 이용 사이에 합리적인 균형이 모색되어야 한다. 데이터 보호와 이용의 균형이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허청은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하여 데이터의 보호에 관한 새로운 항목을 추가했고, 산업통산자원부는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을 제정하면서 데이터의 보호에 관한 규정을 추가로 도입했다. 데이터의 보호는 강화될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데이터이용은 더 위축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1장 총론 Ⅱ. 지식재산권의 기능 3. 지식재산권법의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