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떼인 뒤 고소를 준비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동안 겪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 서술이 길어질수록 정작 요건에 맞는 사실은 뒤로 밀립니다.
수사기관이 먼저 보는 것은 사기죄의 요건이 사실관계에 맞추어 정리되어 있는지입니다. 요건이 드러나지 않으면 사건은 민사 분쟁으로 분류되어 마무리될 여지가 커집니다.
그래서 고소장은 감정이 아니라 순서의 문제입니다. 무엇을 속였는지부터 처분행위와 그 시점의 사정까지 차례로 놓는 일이 먼저입니다.
2. 사기 고소를 둘러싼 흔한 오해
첫 번째 오해는 갚지 않았다는 사실만 적으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판례는 차용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뒤 갚지 못한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오해는 특정한 표현을 넣으면 사건이 달라진다는 생각입니다. 요건에 맞는 사실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없으면 표현만으로 결론이 바뀌지 않습니다.
세 번째 오해는 고소하면 피해액이 돌아온다는 생각입니다. 형사 고소의 본질은 처벌이고, 회복은 합의나 민사 청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장의 순서를 잡는 진앤솔 법률사무소 강정한 대표변호사의 법리 해설
3. 고소장의 순서를 잡는 진앤솔 법률사무소 강정한 대표변호사의 법리 해설
가. 기망의 내용을 사람 단위로 적습니다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4도18441 판결은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를 수반하지 않으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누가 무엇을 듣고 무엇을 잘못 알게 되었는지를 사람 단위로 적어야 합니다. 대화 내용과 자료가 남아 있다면 그 말이 사실과 어떻게 달랐는지까지 함께 붙여 두는 편이 좋습니다.
나. 처분행위를 숫자로 고정합니다
송금이라면 일시와 금액, 계좌와 수취인을, 물건이라면 인도한 날과 대상을 적습니다. 처분행위가 흐릿하면 기망과 착오를 잘 적어 두어도 인과의 고리가 끊어집니다. 거래명세와 이체 내역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면 이 부분이 자연히 채워집니다.
다. Q: 차용금 사건에서는 무엇을 더 적어야 합니까?
차용 당시에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겨냥한 사정을 적어야 합니다.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이 범행 전후의 재력과 환경,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소득에 견주어 과도한 차용이나 이미 쌓인 채무, 압류와 연체, 차용 직후의 연락 두절 같은 사정이 근거가 됩니다.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면 그 관계에서도 무엇을 새로 속였는지가 더 구체적으로 적혀야 합니다.
라. 투자금이라면 설명과 사용처를 나란히 놓습니다
투자에서 손실이 났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기죄가 서지 않으므로, 어떻게 쓰겠다고 설명했는지와 실제 사용처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설명한 용도와 다른 곳에 쓰인 구간이 드러나면 기망과 고의를 밝히는 자리가 생깁니다. 투자 제안 자료와 계좌 사용 내역을 같은 시간 축에 올려 두면 그 구간이 눈에 들어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이 기망으로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것을 요구하므로, 설명과 사용처의 차이는 그 요건을 채우는 자료가 됩니다.
4. 고소를 준비하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점검할 것
사기 고소는 요건에 맞춘 사실과 자료가 수사기관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래서 준비의 대부분은 글을 다듬는 일이 아니라 자료를 요건에 맞추어 배치하는 일입니다.
회복이 목표라면 형사 절차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합의와 민사 청구를 함께 놓고 순서를 정해 두면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민사로 보이기 쉬운 사건을 다양하게 다루어 온 진앤솔 법률사무소 강정한 대표변호사와 기망의 내용, 처분행위의 특정, 인과관계와 고의 추론 정황을 함께 점검하면, 고소장의 구조를 요건에 맞추어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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