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없는 새 단어로 만든 상표라도 동종업자와 수요자가 상품 이름으로 써서 특정 회사의 상품으로 인식하지 않게 되면 보통명칭이 됩니다.
판단 시점
보통명칭이 된 시점이 기준이고, 그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우면 무효심판 청구가 등록원부에 공시된 무렵이 기준입니다.
상표권자의 조치
이미 널리 쓰인 뒤에 경고장을 보냈어도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 히트 상품의 이름이 상품 종류의 이름이 될 때
새 상품을 내놓은 회사는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그 이름이 지나치게 널리 쓰여 상품 종류 자체를 일컫는 말이 되면, 등록상표라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보통명칭이 되어 등록이 무효로 될 수 있습니다. 특허법원 2026. 7. 23. 선고 2025허10266 판결은 휴대폰 뒷면에 붙이는 거치대를 가리키는 ‘그립톡’ 상표에 대하여 이 문제를 판단한 사례입니다.
가. 협업 제품에 자기 상표를 붙여 준 A씨를 가정하면
휴대폰 액세서리를 만드는 A씨가 자신의 등록상표를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에 제품명이나 모델명으로 붙여 공급하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그 이름이 다른 업체의 제품까지 일컫는 말로 퍼지고 공공기관과 학교 행사에서도 일반적인 상품 이름처럼 쓰인다면, A씨의 등록상표는 등록 후 보통명칭이 되었다는 이유로 무효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나. A씨와 달리 등록 여부 결정 당시부터 이미 보통명칭이었다면
반면 A씨의 경우와 달리 상표가 등록 여부를 결정할 당시부터 이미 상품의 보통명칭이었다면, 이는 등록 후에 무효사유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하여 등록된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때 무효 심결이 확정되면 상표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봅니다. 이에 비해 등록 후 보통명칭이 된 경우에는 보통명칭에 해당하게 된 때부터 상표권이 없었던 것으로 보므로,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는 앞의 경우와 무효의 효과가 발생하는 시점이 다릅니다.
2. 보통명칭화에 대한 오해와 이 사건의 배경
가. 등록만 하면 이름을 끝까지 지킬 수 있다는 생각
상표를 등록하면 그 이름을 계속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표법 제117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등록 후 상품의 보통명칭이 된 상표도 무효심판의 대상이 되므로, 등록 이후의 사용 실태에 따라 상표권이 유지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나. 협업 제품명으로 퍼진 그립톡
이 사건 상표권자 측 회사는 2016년 스마트폰 그립형 액세서리 ‘그립톡(Griptok)’을 출시한 뒤, 2016. 6.경부터 2019. 7.경까지 여러 업체와 협업하여 제품을 공급하였습니다. 제품 포장에는 ‘그립톡’이 제품명란이나 모델명란에 기재되거나 핸드 그립을 설명하는 말로 사용되었고, 이 이름은 점차 다른 회사 제품까지 가리키는 말로 쓰였습니다.
이후 피고들은 2023. 11. 22. 지정상품 중 모바일 전화기용 스탠드, 스마트폰용 거치대, 스마트폰용 받침대, 스마트폰용 홀더, 이동전화기용 홀더에 대하여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24. 11. 29. 그 지정상품에 대한 등록을 무효로 하는 심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상표권자 측이 심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특허법원은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판단 기준 시점의 자세한 법리는 법률위키 상표법 제117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등록상표가 상표등록 후 제33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게 되었는지는 언제를 기준으로 판단할까? 참조.
법무법인 창경 김정현 대표변호사가 짚는 보통명칭화의 판단 자료와 기준 시점
3. 법무법인 창경 김정현 대표변호사가 짚는 보통명칭화의 판단 자료와 기준 시점
가. 뜻이 없는 조어도 보통명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립톡은 ‘그립’과 ‘톡’을 결합한 조어로 특별한 사전적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동종업자와 일반 수요자가 지정상품의 명칭으로 사용하여 특정인의 상품으로 인식하지 않게 되었다면, 그러한 조어도 보통명칭이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Q: 보통명칭이 되었는지는 무엇으로 판단합니까?
거래계 전체의 사용 실태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후414 판결에 따르면 보통명칭화 여부는 그 나라에서 해당 상품의 거래실정에 따라 결정하되, 상표권자의 이익과 상표에 화체된 신용에 의한 일반 수요자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인정해야 할 예외적인 경우인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언론기사, 2019. 7. 12. 기준 월간 약 11만 4천 건의 검색량, 2019년부터 2023년 말까지 공문서에서 확인된 약 1,649건의 사용 사례, 응답자의 95%가 ‘그립톡’이라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다. 기준 시점은 무효사유가 생긴 때입니다
특허심판원은 심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였으나, 법원은 무효사유가 발생한 시점, 그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우면 무효심판청구 공시일 무렵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는 상표법 제117조 제4항이 그때를 특정할 수 없으면 공시된 때부터 상표권이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정한 것과 부합하는 기준입니다.
라. 늦은 보호 조치는 이미 퍼진 이름을 되돌리지 못했습니다
상표권자 측은 이의신청과 경고장 발송, ‘®’ 표시 사용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합의서와 침해재발방지서약서가 2019년 1건과 2020년 5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2023. 11.경부터 2024. 2.경까지 작성된 점을 들어, 경고장 발송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는 이미 보통명칭으로 널리 사용된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법원은 상표권자 측이 상당 기간 그립톡을 자신의 출처표시로 홍보하기보다 협업 제품의 제품명이나 모델명으로 쓰게 한 점도 함께 고려하여, 상표권자의 이익이나 상표에 화체된 신용에 의한 일반 수요자의 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새 상품 이름을 상표로 지키기 위한 점검 사항
새 상품의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였다면, 그 이름이 상품 종류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지 않도록 처음부터 관리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협업 제품에 이름을 빌려주는 방식은 이름을 빠르게 알릴 수는 있으나 출처표시로서의 기능을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 출시 단계에서 확인할 것
먼저 상표를 표시하는 위치가 제품명란이나 모델명란인지, 아니면 출처를 표시하는 부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울러 협업 제품의 포장과 설명문에 상표가 상품 종류를 일컫는 이름처럼 적혀 있지 않은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나. 이름이 퍼지기 시작할 때의 대응 순서
1) 언론과 쇼핑몰, 공공기관이 그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합니다.
2) 상품 종류를 가리키는 별도의 일반 명칭을 함께 쓰도록 안내합니다.
3) 협업 제품에는 상표를 출처표시로 사용하는 방식과 범위를 계약서에 적습니다.
4) 무단 사용에 대해서는 이름이 널리 퍼지기 전에 경고하고 합의합니다.
5) 이의신청과 경고 내역, 사용 지침을 시기별로 기록해 둡니다.
법무법인 창경 김정현 대표변호사는 상품 이름이 알려지는 속도에 맞추어 그 이름을 출처표시로 관리하는 체계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5. 상표의 보통명칭화에 관해 많이 묻는 질문
Q. 상표 옆에 ® 표시를 붙여 왔다면 보통명칭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까?
이 사건에서는 막지 못했습니다. 상표권자 측은 전시회와 옥외광고에서 ‘®’ 표시를 사용하고 회사소개서에도 등록상표라고 적었으나, 법원은 거래계 전체의 사용 실태를 보고 보통명칭화를 인정하였습니다.
Q. 설문조사 결과는 어느 정도 무게를 가집니까?
이 사건에서는 공시일과 가까운 2024. 3.경 16만 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에서 95%가 ‘그립톡’이라고 답한 결과가 보통명칭화 판단을 뒷받침하였습니다. 아울러 법원은 그 결과가 장기간 누적된 사용 실태와 부합하고 이를 뒤집을 다른 증거가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였습니다.
Q. 상품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 있으면 보통명칭이 아닌 것입니까?
다른 이름이 있다는 점만으로 보통명칭이 아니라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스마트폰용 거치대’와 같은 명칭은 상품류 기재나 기능 설명에 가까운 표현이고, 수요자가 실제로 검색하고 구매할 때 사용한 명칭은 대부분 ‘그립톡’이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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