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기간 도과하여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 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피고의 피용자인 소외 1의 과실의 존부에 관하여 구 법무사법(1996. 12. 12. 법률 제51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에 의하면, 법무사가 사건의 위촉을 받은 경우에는 위촉인에게 법령에 의하여 작성된 인감증명서나 주민등록증 등을 제출 또는 제시하게 하거나 기타 이에 준하는 확실한 방법으로 위촉인이 본인 또는 그 대리인임이 상위 없음을 확인하여야 하고, 그 확인 방법 및 내용 등을 사건부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법무사가 위촉인이 본인 또는 대리인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주민등록증이나 인감증명서를 제출 또는 제시받도록 하여 특별히 의심할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증명서만으로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나, 그와 같은 확인 과정에서 달리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여러 방법을 통하여 본인 여부를 한층 자세히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5. 14. 선고 95다45767 판결 참조). 원심은 1991. 12. 28. 소외 2 소유의 이 사건 제1, 2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된 후, 위 소외 2가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기재된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은 다음, 원고의 상무인 소외 3의 도장을 임의로 조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소외 3 명의의 위임장을 위조한 뒤 1991. 12. 30. 피고가 운영하는 법무사 사무실을 찾아가 그 사무장인 소외 1에게 이 사건 제1, 2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을 위임하여 원고 명의의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해지를 원인으로 말소된 사실, 소외 2가 위 등기신청 위임시 제시한 근저당권설정계약서상의 소외 3의 인영과 위 소외 2가 위조한 위임장상의 소외 3의 인영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서로 현저하게 상이한 사실,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이 그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된 지 불과 3일 뒤에 이루어진 사실, 원고 농협에서는 그 등기 업무를 그 동안 피고가 아닌 다른 법무사에게 위임하여 처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소외 2가 위임장을 위조하는 등의 방법에 의하여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을 할 수 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충분히 엿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소외 1로서는 소외 2가 원고로부터 위 말소등기신청에 대한 정당한 위임을 받았는지의 여부를 전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확인하였어야 하였고, 또 그러할 경우 쉽사리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채 이미 여러 차례 소외 2로부터 등기신청 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한 사실이 있어 얼굴을 잘 알고 있었던 소외 2가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갖고 오자 동인이 원고로부터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에 관하여 정당한 위임을 받은 것으로 속단한 나머지 함부로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을 대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피용자인 소외 1에게는 구 법무사법 제23조에서 규정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인정 및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소론이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에 관하여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다가 그 등기가 위조된 관계 서류에 기하여 아무런 원인 없이 말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지만,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경락되면 그 부동산에 존재하였던 저당권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므로(민사소송법 제608조 제2항, 제728조 참조)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된 이후에 그 근저당 목적물인 부동산에 관하여 다른 근저당권자 등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경락허가결정이 확정되고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완납하였다면, 원인 없이 말소된 근저당권은 비로소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의 피용자인 소외 문인환의 과실로 말미암아 이 사건 제2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었고 나아가 그 이후에 원고보다 후순위 근저당권자인 소외 송수일의 경매신청에 의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경락허가결정이 확정되고 그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완납하였으나 원고가 그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어 아직 회복등기를 경료하지 못한 연유로 위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피담보채권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혀 배당받지 못한 채 그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다면, 문인환의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그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 설시는 다소 미흡하나 결과적으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을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불법행위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원고로서는 이 사건 제2부동산에 관한 위 경매절차에서 실제로 배당받은 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 청구로서 그 배당금의 한도 내에서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지 아니하였더라면 원고가 배당받았을 금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이러한 사정은 원고의 손해 발생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근저당권이 소멸되는 경우에 있어 근저당권자로서는 근저당권이 소멸하지 아니하였더라면 그 실행으로 피담보채무의 변제를 받았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근저당권의 소멸로 말미암아 이러한 변제를 받게 되는 권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한 근저당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는 근저당 목적물인 부동산의 가액 범위 내에서 채권최고액을 한도로 하는 피담보채권액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기하여 이 사건 제2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이 소멸함으로써 입은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대출금 및 이에 대한 약정이자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대출금에 대한 약정이자 상당액도 손해액에 포함된다고 보아 원고가 수령한 일부 변제금을 대출금에 대한 약정이자에 먼저 충당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불법행위책임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고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손해의 발생 및 그 확대에 기여한 원고의 과실을 50%로 정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위 과실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할 정도에 이른다는 것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