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80년 제1종 보통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여 원고 소유의 서울 2자3203호 개인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여 온 원고는 1995. 4. 1. 05:10경 위 개인택시를 운전하여 서울 성북구 길음3동 25 편도 3차선 도로 중 3차선상을 시속 약 50㎞의 속도로 가던 중 전방을 주시하면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업무상의 과실로, 바로 앞서 가던 소외 임승재 운전의 서울 2프5113호 소나타 승용차가 서행하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위 개인택시의 앞부분으로 위 승용차의 뒷부분을 충격하고, 위 승용차가 앞으로 밀리면서 그 앞에 가던 소외 손원도 운전의 서울 1바7141호 영업용 택시의 뒷부분을 들이받아, 위 임승재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요추부 염좌상을, 위 승용차에 탑승한 소외 배숙진으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 타박상 등을, 위 손원도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두부좌상 등을 각 입게 하고, 위 승용차에 수리비 금 2,587,800원, 위 영업용 택시에 수리비 금 814,000원이 소요되는 손괴를 가한 사실, 이러한 경우 위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인 원고로서는 즉시 하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자신이 운전하던 위 개인택시를 약 5m 이상 후진하여 주차시켜 두고 그대로 위 사고 장소를 떠나 버린 사실, 위 사고 당시 원고는 밤새도록 야간업무를 하여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 있었고, 위 개인택시에 관한 자동차종합보험(대인배상)에 가입되어 있었으며, 원고는 같은 날 13:00경 소속 개인택시조합에 가서 사고담당자인 소외 안기홍에게 위 사고경위를 이야기하고 위 안기홍으로 하여금 전화로 종암경찰서 교통계에 위 사고사실을 신고하게 한 후 그 신고를 받은 담당자의 요구에 따라 다음날인 1995. 4. 2. 10:00경 위 경찰서에 가서 위 사고에 관한 조사를 받은 사실, 그 후 원고는 위 사고의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원고는 1980년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래 택시운전업무에만 종사하여 오다가 1994년에 10년 무사고 경력을 인정받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받고 그 개인택시운송사업으로 얻는 수입으로만 생계를 유지하여 왔으며, 위 사고발생일을 기준으로 하여 과거 3년간 법규위반 또는 교통사고로 인한 벌점을 받지 아니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한 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였으면서도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 사고현장을 떠나버리고 또한 지체없이 경찰공무원이나 경찰관서에 신고하지도 않았다 할 것이지만, 위 교통사고 당일 사고시로부터 8시간 후에 소외 안기홍을 통하여 경찰관서에 위 사고사실을 자진하여 신고하고 그 신고를 받은 경찰관서 담당자의 요구에 따라 다음날 오전에 경찰관서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음으로써, 비록 3시간의 신고시한은 넘었으나 상당한 시간 내에 자진신고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별표 16에서 정한 운전면허취소·정지행정처분기준에 의하면, 원고에 대하여는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 구호조치 및 신고의무를 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 하여 곧바로 운전면허를 취소할 것이 아니라, 위 운전면허취소·정지행정처분기준 중 정지처분 개별기준에 의하여 벌점을 부여한 후 그 점수에 따라 운전면허의 취소 또는 정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인바, 정지처분 개별기준에 따라 위 교통사고로 인한 원고의 벌점을 산정하면 합계 104점에 불과하므로 과거 3년 이내에 다른 벌점을 받은 일이 없는 원고의 위 교통사고는 104일간의 운전면허정지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의 운전면허를 취소하였으나,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별표 16에서 정한 운전면허취소·정지행정처분기준은 그 규정의 성질과 내용이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에 관한 재량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이는 행정조직 내부의 관계 행정기관이나 직원을 기속함에 그치고 법원이나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다 하더라도,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행정청은 당해 위반사항에 대하여 위 기준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함이 보통이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할 행정청인 피고가 이러한 처분기준에 따르지 아니하고 원고에 대하여만 위 처분기준을 과도하게 초과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적정하게 행사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교통사고 후에 경찰관서에 위 사고를 자진신고하였다는 점 이외에도, 사고장소에 자신이 운전하던 개인택시를 그대로 놓아 두고 사고장소를 떠났기 때문에 경찰관서나 피해자가 차량의 소유자인 원고를 추적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던 점, 원고의 법규위반사항 및 피해가 비교적 중하지 아니한 점, 원고는 사고 당시 장시간의 야간운전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되어 위와 같은 사고를 일으키게 된 점, 사고 후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원고는 위 사고시까지 약 10년간 아무런 사고 없이 운전을 하였던 점 및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경우 원고의 유일한 생업수단인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도 취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고의 운전면허를 취소까지 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적정하게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이 정한 [별표 16의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은 부령의 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그 규정의 성질과 내용이 운전면허의 취소처분 등에 관한 사무처리기준과 처분절차 등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다 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므로(
대법원 1991. 6. 11. 선고 91누2083 판결, 1993. 2. 9. 선고 92누15253 판결, 1995. 4. 7. 선고 94누143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만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도로교통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4. 7. 선고 94누14360 판결,
1996. 4. 12. 선고 95누1039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① 원고가 교통사고 후 경찰관서에 그 사고를 자진신고하였다고는 하나 그 경위를 보면 원고는 1995. 4. 1. 05:10경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그로부터 8시간 가량 경과한 같은 날 13:00경에야 소속 개인택시조합에 가서 사고담당자인 소외 안기홍에게 사고경위를 이야기하고 위 안기홍으로 하여금 전화로 종암경찰서 교통계에 위 사고사실을 신고하게 한 후 그 신고를 받은 담당자의 요구에 따라 다음날인 1995. 4. 2. 10:00경 위 경찰서에 가서 위 사고에 관한 조사를 받은 것이고, ②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편도 3차선 도로의 3차선상을 시속 약 50㎞의 속력으로 가던 중 전방을 주시하면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업무상 과실로 앞서 가던 소외 임승재 운전의 소나타 승용차가 서행하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위 개인택시 전면으로 위 승용차의 뒷부분을 충격하고 위 승용차가 앞으로 밀리면서 그 앞에 가던 소외 손원도 운전의 영업용 택시의 뒷부분을 들이받아 위 소나타 승용차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각 2주, 위 영업용 택시의 운전사에게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히고, 위 소나타 승용차에 수리비 금 2,587,800원, 위 영업용 택시에 수리비 금 814,000원이 소요되는 손괴를 가한 것으로서 결코 원고의 법규위반사항 및 피해가 가볍다고 할 수 없으며, ③ 원심이 들고 있는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으로 인하여 입게 될 불이익이라 함은 결국 원고 및 그 가족의 생계에 대한 위협이라 할 것인데, 이는 위 운전면허취소처분으로 인한 직접적인 것이 아니고 원고의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가 취소됨으로 인하여 입게 되는 불이익으로서 위 운전면허취소처분과는 간접적인 관계에 있을 뿐이고(
대법원 1996. 7. 26. 선고 96누5988 판결 참조), ④ 무엇보다도 원고는 개인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누구보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교통사고를 야기한 경우에 구호조치를 취할 것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대를 저버린 채 아무런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도주하였다가 8시간 가량이나 지난 후에야 비로소 개인택시조합 사고담당자를 통하여 경찰관서에 자진신고한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이 들고 있는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운전면허취소처분으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이 원고가 이로 인하여 입게 될 불이익 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며, 더욱이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별표 16 2. 취소처분 개별기준은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때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운전면허취소처분에 있어서의 재량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