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판시사항
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무집행에 관하여'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나. 금융기관의 직원이 고객인 다른 금융기관의 예탁금을 인출·횡령한 사안에서, 예탁자의 과실을 10%로 본 원심판결을 그 비율이 현저히 적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 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금융기관의 직원이 고객인 다른 금융기관이 예탁한 예탁금을 인출 횡령한 사안에서, 거래통장과 인감이 날인된 저축금청구서를 50매씩 일괄하여 교부하고 확인조치를 해태한 예탁 금융기관의 과실상계 비율이 10%라고 인정한 원심판결을 과실비율이 현저히 적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나. 대법원 1992.2.25. 선고 91다39146 판결(공1992,1143) / 가. 대법원 1992.9.22. 선고 92다25939 판결(공1992,2982), 1994.11.18. 선고 94다34272 판결(공1995상,53), 1995.2.3. 선고 94다43115 판결(공1995상,1154) / 나. 대법원 1992.5.26. 선고 91다32190 판결(공1992,1996)
주 문
원심판결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취사한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 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으며,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소론이 내세우는 이 사건 사고 전후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소외 1에게 소외 이인식 등과의 위 어음할인 방식에 의한 거래까지를 포함하여 위 예탁금의 관리에 관한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니,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원심은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금융기관에서는 업무규칙상 직원이 고객의 통장과 도장을 보관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원고 회사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외 1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이 통장 등을 맡겨 놓았으며, 1990. 11. 이후 매월 시산표를 작성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잔고증명을 요청하든가 아니면 최소한 소외 1에게라도 관리를 위탁한 금원에 관한 확인을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통장 등을 맡겨놓은 이후로 약 9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여 놓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원고의 과실도 이 사건 손해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여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정함에 있어 원고의 과실을 10%로 보아 피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액의 90%를 배상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원고의 위 과실내용과 앞서 원심이 확정한 이 사건 사고발생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그 직원을 제대로 교육하거나 감독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고는 하더라도, 일반고객과 달리 그 자신이 금융기관으로서 위와 같이 통장 등을 맡겨두는 경우 금융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원고가 소외 김일곤과 그 대표사원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에 이끌려 거래 지점까지 옮겨가면서 위 김일곤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다가 급기야 거래통장 전부와 인감이 날인된 저축금청구서를 50매씩이나 일괄하여 동인에게 스스로 교부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였고, 위 김일곤이 16회에 걸쳐 예탁금을 인출, 횡령하도록 아무런 확인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금융기관의 직원 등이 고객 몰래 도장을 날인하여 예탁금을 인출 횡령한 경우 ( 당원 1992.2.25.선고 91다39146 판결, 1992.5.26. 선고 91다32190 판결 각 참조) 에 비해서 이 사건에서의 원고의 과실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인데, 원심이 이러한 원고의 과실을 10%에 불과하다고 보고 이 사건 사고의 거의 전적인 과실이 피고에게 있다고 본 것은 결국 과실상계의 비율판단을 그르쳐 현저히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