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법위반]
판시사항
학문연구 자료로써 공산주의 경제이론에 관한 서적의 취득, 보관과 구 반공법 제4조 제2항에의 해당여부(소극)
판결요지
학문의 연구는 기존의 사상 및 가치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을 가함으로써 이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창출하려는 노력이므로 그 연구의 자료가 사회에서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존의 사상 및 가치체계와 상반되거나 저촉된다고 하여도 용인되어야 할 것이고, 한편 구 반공법 제4조 제2항의 죄는 목적범으로 위와 같은 경우에 있어서의 그 불법목적의 인정은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바이니, 대학생이 학문연구를 위하여 시내 일반서점과 대학 도서관에서 구입 또는 대출받아 보관한 연구자료가 반국가단체 또는 국외공산계열의 사상과 가치체계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만으로써는 그 불법목적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그러나 구 반공법 제4조 제2항의 죄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국외의 공산계열의 활동을 찬양ㆍ고무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 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 수입, 복사, 보관, 운반, 반포, 판매 또는 취득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목적범이므로 동 죄의 성립에는 위와 같은 목적의식이 있음을 요하는 것인바, 피고인은 학문연구의 목적으로 위 각 저작물을 취득, 보관한 것이며 반국가단체 또는 국외공산계열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할 목적의식은 없었다고 변명하고 있다.
(2) 생각컨대, 헌법상 보장되는 학문연구의 자유는 학문연구를 순수한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것이고 그것이 불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행하여지는 경우, 예컨대, 구 반공법 제 4 조 제 2 항 또는 국가보안법 제 7 조 제 5 항에서 규정한 것과 같은 반국가단체 또는 국외공산계열의 활동을 찬양, 고무, 동조 기타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학문연구활동에 빙자하여 문서, 도서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 수입, 복사, 운반 또는반포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이는 이미 학문의 연구라고 볼 수 없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은 불법목적의 인정은 확실하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한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것이며, 단순히 피고인이 학문연구를 위하여 취득, 보관한 연구자료가 반국가단체 또는 국외공산계열의 사상, 가치체계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만으로 위와 같은 불법목적을 추정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원래학문의 연구는 기존의 사상 및 가치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을 가함으로써 이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창출하려는 노력이므로 연구의 자료가 그 사회에서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존의 사상 및 가치체계와 상반되거나 저촉되는 것이라고 하여도 용인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3) 돌이켜 이 사건을 살펴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취득, 보관한 판시 저작물들이 마르크스주의 또는 공산주의 경제이론에 관한 저작물들인 사실은 명백하나, 원심판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각 저작물을 은밀한 출처로부터 취득한 것이 아니라 시내 일반서점과 대학도서관에서 구입 또는 대출받았다는 것이고, 피고인은 위 각 저작물을 취득할 당시 서강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학생으로서 피고인이 취득한 동종의 저작물 중비록 한권에 지나지 않지만 피고인의 졸업논문의 참고문헌으로 인용한바 있으며(인용된 저작물도 판시 저작물들과 동 종류의 것인데도 공소사실 적시에서 제외되었다), 또 1심증인 장 일조의 증언과 변형윤이 제출한 소견서 기재에 보면 위 판시 저작물의 대부분이 국내대학에서 경제관계의 학문연구를 위한 자료 또는 참고문헌으로서 경제학 전공자들이 읽거나 인용하고 있는 실정임을 알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피고인의 저작물취득 경위 및 전공내용과 학계의 실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저작물을 학문연구의 목적으로 취득 또는 대출받은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명에 일응 수긍이 가고, 이와 달리 피고인이 반국가단체 등을 이롭게 할 목적의식이 있었음을 인정할만한 뚜렷한 자료를 원심인용의 증거 중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원심은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하여 법률적용을 그릇친 위법이 있는 것으로서 논지는 이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