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방해]
판시사항
[1] 업무방해죄에서 ‘위력’의 의미와 판단 기준
[2]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해산명령 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할 경우,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의 특정 정도
[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해산명령 위반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로 처벌규정인 같은 법 제24조 제5호, 제20조 제2항만을 기재한 사안에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에 나타난 사항들을 종합하더라도 해산명령의 근거사유가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공2009하, 1722),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9186 판결 / [2]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9 판결(공2009하, 158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가. 공소장에 적용법조를 기재하는 이유는 공소사실의 법률적 평가를 명확히 하여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는 것을 돕고,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함에 있다. 한편 공소장의 공소사실은 법원의 심판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의 방어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을 보장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범죄의 일시·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특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은 제20조 제2항에서 “집회 또는 시위가 제1항에 따른 해산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모든 참가자는 지체없이 해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한 사람에 대한 처벌규정으로 제24조 제5호를 두고 있다. 그런데 집시법 제20조 제1항은 관할경찰서장 등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 해산을 명할 수 있는 집회 또는 시위로서 “1. 제5조 제1항,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를 위반한 집회 또는 시위, 2. 제6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제8조 또는 제12조에 따라 금지된 집회 또는 시위, 3. 제8조 제3항에 따른 제한, 제10조 단서 또는 제12조에 따른 조건을 위반하여 교통 소통 등 질서 유지에 직접적인 위험을 명백하게 초래한 집회 또는 시위, 4. 제16조 제3항에 따른 종결 선언을 한 집회 또는 시위, 5. 제16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집시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해산명령을 할 수 있는 집회 또는 시위의 종류와 태양이 다양하므로, 검사가 집시법상의 해산명령 위반의 점으로 공소를 제기함에 있어서는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피고인이 집시법 제20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사유로 해산명령을 받았는지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공소사실과 적용법조를 기재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9 판결 참조).
나. 검사는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면서 공소장 중 집시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사실을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노조원 등 성명불상자 1,500명과 함께 2007. 7. 27. 13:40경부터 서울 마포구 성산동 (지번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1 회사○○○○○○○점 앞에서 공소외 1 회사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등 시위대들이 집회신고된 장소를 이탈하고 위 ○○○○○○○점을 점거하려 하여 마포경찰서장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이 같은 날 15:40경부터 15:56경까지 해산할 것을 3회에 걸쳐 명하였으나 이에 불응하였다.”로, 적용법조를 “ 집시법 제24조 제5호, 제20조 제2항”으로 각 기재하였다. 그리고 제1심 및 원심은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5호, 제16조 제4항 제3호에서 정한 사유, 즉 이 사건 집회가 “신고한 목적, 일시, 장소, 방법 등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피고인이 해산명령을 받았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장에 기재된 집시법 위반의 점에 관한 위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에 나타난 사항들을 종합하더라도 이 사건 해산명령의 근거 사유가 제1심 및 원심이 판단한 취지와 같이 특정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위 공소사실에는 집시법 제16조 제4항 제3호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항, 즉 이 사건 집회에 관하여 신고한 목적, 일시, 장소, 방법이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이 사건 집회가 어떠한 점에서 신고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것인지 등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이러한 이유에서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점을 간과한 채 이 사건 집시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적법하게 특정되었다고 전제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집시법 위반 부분에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원심은 집시법 위반죄와 나머지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가 파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