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담보물을 멸실·훼손하거나 담보가치를 감소시킨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의 범위 및 발생시기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 소멸시효의 기산일인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의 의미와 형사소추와의 관계
[3] 법인의 대표자가 가해자에 가담하여 법인에 대한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 그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 소멸시효의 기산점
판결요지
[1] 담보물을 권한 없이 멸실·훼손하거나 담보가치를 감소시키는 행위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며, 이 때 채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는 담보 목적물의 가액의 범위 내에서 채권최고액을 한도로 하는 피담보채권액으로 확정될 뿐 그 피담보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그 담보권을 실행할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2]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불법행위의 단기시효는 형사상의 소추와는 전혀 별도 관점에서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시효제도이므로 그 시효기간은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진행한다.
[3] 법인의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 소멸시효의 기산점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통상 대표자가 이를 안 날을 뜻하지만, 법인의 대표자가 가해자에 가담하여 법인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는, 법인과 그 대표자는 이익이 상반하게 되므로 현실로 그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그 대표권도 부인된다고 할 것이므로, 단지 그 대표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법인의 이익을 정당하게 보전할 권한을 가진 다른 임원 또는 사원이나 직원 등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이를 안 때에 비로소 위 단기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78. 7. 11. 선고 78다626 판결(공1978, 10976), 대법원 1978. 9. 26. 선고 78다835 판결(공1978, 11118), 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35771 판결(공1998상, 14)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1, 5, 6, 7, 8, 9, 10, 11, 12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1, 2, 3, 4의 각 상고를 기각하고, 이 상고 기각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같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가. 담보물 시가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관련 형사판결에서 확정한 바에 따라 부당 출고된 이 사건 인삼의 시가를 인정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인삼의 시가에 관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공동불법행위자의 변제의 점에 대하여 소론은, 이 사건 인삼의 일부를 부당하게 출고받은 공동불법행위자의 한 사람인 소외 인이 그 동안 원고에게 변제한 합계 금 768,105,045원과 이와 별도로 원고가 수령 사실을 자인하고 있는 합계 금 61,227,419원에 대하여도 그로 인한 채무 소멸의 효력을 인정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는 데에 있다.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이 오래 전부터 원고 조합과 사이에 인삼에 대한 위탁판매거래를 하여 오면서 원고 조합으로부터 많은 금액을 대출받고 그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위탁판매용 인삼을 담보로 제공하였는데 그 인삼을 부당하게 출고함으로 인하여 원고 조합에 가한 손해액이 1993. 9. 10.까지 금 677,337,400원에 달한 사실, 그 후 소외인은 형사재판 과정에서 그 중 일부를 변제하였으나 아직도 변제하지 못한 채무액이 금 4억 원이 넘으며, 그 밖에 원고가 소외인 소유의 대전 동구 대성동 70 전 1,484㎡에 관하여 1995. 11. 18. 채권최고액 금 4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으나 위 부동산의 감정가격이 1997. 12. 10.을 기준으로 하여 금 112,784,000원에 불과한 사실을 엿볼 수 있고,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 2와 공동불법행위자의 지위에 있는 소외인이 자신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일부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잔존 채무액이 피고 2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액을 초과하는 한편, 그 변제금액이 위 피고와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는 손해배상채무에 충당되었다는 주장과 입증이 없는 이상, 위 변제로 인하여 피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채무까지 아울러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는바, 같은 취지로 보이는 원심 판단에 소론과 같은 공제항변에 대한 법리오인 또는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