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권으로 본다. 종중 대표자라고 주장하는 자가 종중을 상대로 하지 않고 종중원 개인을 상대로 하여 대표자 지위의 적극적 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만일 그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당해 종중에는 미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표자의 지위를 둘러 싼 당사자들 사이의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방법이 될 수 없고 따라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73. 12. 11. 선고 73다1553 판결, 1996. 4. 12. 선고 96다6295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소 가운데 원고가 ○○○○△△△파 종중(이하 '이 사건 종중'라고 한다)의 회장으로 선출되었음을 이유로 전임 회장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종중의 회장은 원고임을 확인한다는 청구 부분에 대하여, 원심이 본안에까지 나아가 판단한 것은 확인의 소에서의 소송요건인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다.
2.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종중은 ○○○○의 시조 소외 1의 7세손인 △△△소외 2를 중시조로 하는 종중으로, 회칙에 정기총회는 매년 음력 10월 초정일(初丁日) △△△ 시제일에 개최하고, 임시총회와 임원회는 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임원 과반수가 회의 개최를 요구한 때에 회장이 소집하되 각 회원에게 개회 1주일 전에 안건을 명시한 회의소집 통지서를 보내야 하며(제9조), 회장은 이 사건 종중을 대표하고 총회와 임원회의 소집권자가 되며 회무를 총괄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는 사실, 1994. 2. 20. 열린 이 사건 종중의 임시총회에서 당시 회장이던 피고를 해임하고, 원고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결의가 있었고 피고가 위 결의의 효력을 다투자, 그 해 시제일인 1994. 11. 7. 경북 고령군 (주소 생략)에 있는 △△△ 묘소에 원고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가 개최되고 임시의장으로 선출된 소외 3이 회의를 진행하여, 다시 피고를 회장직에서 해임하고 원고를 회장으로 선출하였고, 한편 피고는 같은 날 시제 장소로부터 약 2㎞ 떨어진 곳으로 그가 정기총회 장소로 통지한 바 있는 위 (주소 생략) 동사무소에서 시제에 참석하지 아니한 종원들로 정기총회를 개최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임시총회는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적법한 임시총회라고 볼 수 없지만, 따로 개최된 각 정기총회에 관하여는, 이 사건 종중은 회칙 제정 이전부터 매년 음력 초정일(初丁日) 시제일에 제사를 모시고 그 곳에서 종중의 대소사를 의논하여 왔는데, 정기총회에 관한 회칙의 규정 내용은 이를 명시한 것이고, 회칙에 정기총회 장소를 명확히 정한 바는 없으나 그 전후 문맥으로 보아, 정기총회는 시제 장소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볼 것이며 실제로 1992년의 경우 등 시제 장소에서 개최하는 것이 관례이며, 종중의 규약이나 관행에 의하여 매년 일정한 날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종중원들이 집합하여 종중의 대소사를 처리하기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종중총회의 소집절차가 필요하지 아니하므로, 위 월성동 사무소에서 피고의 소집에 의하여 시제에 참석하지 아니한 일부 종원들로 열린 총회는 회칙 규정에 정한 정기총회의 총회 구성원과 장소에 위반한 회의로서 무효인 반면, △△△ 묘소에서 열린 정기총회가 회칙 규정에 따른 정기총회이고, 결국 피고를 회장에서 해임한 의결은 적법하므로, 피고는 더 이상 이 사건 종중의 대표자로서의 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종중은 회칙 제정 전은 물론이고 회칙을 제정한 후{원고가 제출한 회칙(갑 제5호증)에 그 시행일자가 1986. 11. 9.이므로 회칙은 그 무렵 제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심이 1992. 1. 14. 임시총회에서 회칙이 제정되었다고 한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으나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에도 시제일에 여량군 묘소에서 제사가 끝난 뒤 시제 참석자들이 종중의 대소사를 논의하여 온 관행이 있었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관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사건 종중이 회칙 제9조에 '정기총회는 매년 음 10월 초정일(礪良君祭享日)에 하고 당일 참석 회원으로 성회한다.'는 비교적 단순한 규정을 두게 된 것은 위 관행을 받아들여 시제일 시제 장소에서의 회의를 정기총회로 한 것이라고 풀이되므로, 회칙에 정기총회의 장소가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더라도 이는 시제 장소라고 보충하여 해석할 것이고, 또 회칙이 이와 같이 정기총회는 매년 일정한 일시에 일정한 장소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상, 회장이 총회의 소집권자라고 하여, 구태여 정기총회를 소집통지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다카1194 판결 참조), 기록을 살펴보면 1992년부터 회장 명의의 정기총회 소집통지가 행하여지지만 이는 그 해부터 반복되는 회장의 선출과 해임 등 회장의 지위를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신이 정당한 회장임을 내보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일 뿐이므로, 정기총회의 경우 소집관례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 묘소에서 열린 총회에 참석하여 원고를 회장으로 선출하는 결의를 한 사람들도 이 사건 종중의 종원임이 기록상 명백한바, 이들이 한편으로는 다른 소종중이나 종중 유사단체의 구성원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종중의 종원자격으로 종중의 적법한 정기총회 장소에 참석하여 한 위 결의를 다른 소종중이나 종중 유사단체의 결의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1994. 11. 7. 소집통지 없이 △△△ 묘소에서 시제에 참석한 회원들로 개최된 정기총회가 회칙의 정기총회에 관한 규정에 합당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한 판단은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은 있으나 위와 같은 견해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회칙상의 회의소집권자, 회칙준용에 관한 각 규정과 회칙에 의한 정기총회 소집관례, 정기총회 소집절차 등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종중대표자 확인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은 이 법원이 직접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어 종중대표자 확인청구에 관한 소를 각하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파기 부분에 관한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