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이전등기말소]
판시사항
[1] 판결 이유에서 문서의 진정성립의 근거를 설시해야 할 경우 및 민사소송법 제330조 소정의 인영 등의 대조는 육안에 의해서도 가능한지 여부(적극)
[2] 취소할 수 있는 의사표시를 취소한 후 다시 추인한 경우, 그 추인의 성질과 추인할 수 있는 조건
[3] 1980. 5. 실시된 비상계엄하에서 합동수사단 수사관 등의 강박에 의하여 국가에 대해 재산 양도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강박 상태가 종료된 시점(=비상계엄의 해제시)
판결요지
[1] 상대방이 문서의 진정성립을 적극적으로 다투거나 서증의 진정성립 여부가 쟁점이 된 때, 또한 서증이 당해 사건의 쟁점이 되는 주요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로 쓰여지는데 상대방이 그 증거능력을 다툴 때에는 문서가 어떠한 이유로 증거능력이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설시하는 것이 옳고, 사문서의 경우 그것이 어떠한 증거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된 것인지 잘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근거를 분명히 밝혀서 설시하여야 하나, 문서의 진정성립은 필적 또는 인영·무인의 대조에 의하여서도 증명할 수 있고 그 필적 또는 인영·무인의 대조는 사실심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문서 작성자의 필적 또는 인영·무인과 증명의 대상인 문서의 필적 또는 인영·무인이 동일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법원은 반드시 감정으로써 필적, 인영 등의 동일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없이 육안에 의한 대조로도 이를 판단할 수 있다.
[2] 취소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간주되므로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가 일단 취소된 이상 그 후에는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의 추인에 의하여 이미 취소되어 무효인 것으로 간주된 당초의 의사표시를 다시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할 수는 없고, 다만 무효인 법률행위의 추인의 요건과 효력으로서 추인할 수는 있으나, 무효행위의 추인은 그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에 하여야 그 효력이 있고, 따라서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임을 이유로 일단 유효하게 취소되어 당초의 의사표시가 무효로 된 후에 추인한 경우 그 추인이 효력을 가지기 위하여는 그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일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인데, 그 무효 원인이란 바로 위 의사표시의 취소사유라 할 것이므로 결국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란 것은 당초의 의사표시의 성립 과정에 존재하였던 취소의 원인이 종료된 후, 즉 강박 상태에서 벗어난 후라고 보아야 한다.
[3] 1980. 5. 실시된 비상계엄하의 합동수사단 수사관 등의 강박에 의하여 국가에 대하여 재산 양도의 의사표시를 한 자에 대한 강박의 상태가 종료된 시점은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었던 비상계엄이 해제되어 헌정질서가 회복된 1981. 1. 21. 이후이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707 판결(공1991, 2699), 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0973 판결(공1993하, 1680), 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다41914 판결(공1994상, 343),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다35197 판결(공1996상, 500) /[3]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8521 판결(공1993상, 243),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다14632 판결(공1993상, 1056),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5다1460 판결(공1996하, 3285)
주문
원심판결 중 원심 판시 별지 제1목록 제2 내지 16번 기재 토지에 관한 피고 대한민국, 학교법인 ○○학원, 피고 4, 피고 5, 피고 6, 피고 7에 대한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대한민국 및 학교법인 ○○학원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피고 3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 3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상대방이 문서의 진정성립을 적극적으로 다투거나 서증의 진정성립 여부가 쟁점이 된 때, 또한 서증이 당해 사건의 쟁점이 되는 주요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로 쓰여지는데 상대방이 그 증거능력을 다툴 때에는 문서가 어떠한 이유로 증거능력이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설시하는 것이 옳을 것이고, 사문서의 경우 그것이 어떠한 증거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된 것인지 잘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근거를 분명히 밝혀서 설시하여야 할 것이나(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0973 판결, 1993. 12. 7. 선고 93다41914 판결 등), 문서의 진정성립은 필적 또는 인영·무인의 대조에 의하여서도 증명할 수 있고 그 필적 또는 인영·무인의 대조는 사실심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문서 작성자의 필적 또는 인영·무인과 증명의 대상인 문서의 필적 또는 인영·무인이 동일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법원은 반드시 감정으로써 필적, 인영 등의 동일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없이 육안에 의한 대조로도 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707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위 기부서(을 제3호증의 2)에 대하여는 부인으로, 기부재산목록(을 제3호증의 3)에 대하여는 부지로써 그 진정성립을 다투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결이유에서 위 기부서 등이 어떠한 이유에서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것인지 그 근거를 밝히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 하겠으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도 결국 필적·무인 등을 육안에 의하여 대조하는 등의 적법한 증거조사를 통하여 소외 1·원고·소외 2 공동 명의의 처분문서인 위 기부서 및 기부재산목록(을 제3호증의 2, 3)의 진정성립을 인정한 다음, 그 기재 내용대로의 법률행위의 존재 즉 소외 1·원고·소외 2 등이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그들 소유 명의의 재산을 피고 대한민국에게 증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다만 그 증여의 일시가 위 기부서에 기재된 것과는 달리 1979. 11.경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밖에 이 사건 등기신청을 하면서 작성한 서류가 위조되었다는 상고이유 부분은, 이 사건 증여가 유효한 것으로 취급되기만 한다면, 그 등기신청서류의 위조 여부와 상관없이 결국 피고 대한민국 명의로 된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로 취급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만을 가지고 원심판결의 결론이 잘못되었다고 탓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취소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간주되므로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가 일단 취소된 이상 그 후에는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의 추인에 의하여 이미 취소되어 무효인 것으로 간주된 당초의 의사표시를 다시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할 수는 없고, 다만 무효인 법률행위의 추인의 요건과 효력으로서 추인할 수는 있으나, 무효행위의 추인은 그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에 하여야 그 효력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임을 이유로 일단 유효하게 취소되어 당초의 증여의 의사표시가 무효로 된 후에 추인한 경우 그 추인이 효력을 가지기 위하여는 그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일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인데, 그 무효 원인이란 바로 위 증여의 의사표시의 취소사유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란 것은 당초의 증여의 의사표시의 성립 과정에 존재하였던 취소의 원인이 종료된 후, 즉 강박 상태에서 벗어난 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소외 1이 피고 대한민국 산하 계엄사령부 소속 고등군법회의에 위 제1차 항소이유보충서를 제출함으로써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그 소유 재산에 관한 증여의 의사표시를 유효하게 취소하였다고 한 다음, 소외 1이 위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를 작성할 당시 강박 상태에서 벗어나 있었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소외 1이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를 제출함으로써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위 취소의 의사표시를 철회하고 당초의 증여의 의사표시를 추인하였으므로 소외 1의 증여의 의사표시가 추인에 의하여 확정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되었다고만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소외 1은 위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를 작성할 당시에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증여의 의사표시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구금된 상태에 있었고, 자신에 대한 형사재판이 계속중에 있었으며, 보안사령부 소속 수사관이 육군교도소에 수감중인 소외 1을 찾아와 미리 문안이 타자된 서면을 제시하고 위 교도소에 근무하는 장교로 하여금 그 내용을 낭독하게 하고 소외 1로부터 이를 확인하는 취지의 서명 무인을 받아 위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가 작성된 사실을 알아볼 수 있고, 한편 1980. 5. 실시된 비상계엄하의 합동수사단 수사관 등의 강박에 의하여 국가에 대하여 재산 양도의 의사표시를 한 자에 대한 강박의 상태가 종료한 시점은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었던 비상계엄이 해제되어 헌정질서가 회복된 1981. 1. 21. 이후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8521 판결, 1996. 10. 11. 선고 95다1460 판결 등 참조), 소외 1이 위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 작성 당시 강박 상태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의 판단만으로써는 소외 1의 이 사건 증여의 의사표시에 대한 추인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와 동시에 계엄사령관은 계엄지역 내의 모든 행정 사무와 사법 사무를 관장하고 특히 당시에는 계엄사령부 산하에 기부재산처리위원회가 설치되어 소위 부정축재자의 헌납 재산 처리 업무까지 직접 관장하고 있었음을 알아볼 수 있으며, 한편 이 사건 기부서 자체가 계엄사령부 예하 수사관들의 재산 헌납 요구에 의하여 작성되었고, 이 사건 기부행위 취소 의사표시의 철회 의사표시를 담은 위 제2차 항소이유보충서 역시 수사관들에 의하여 작성되었음이 분명한 이상, 소외 1의 이 사건 재산 기부행위의 취소에 관련된 의사표시는 이 사건 제1차 항소이유보충서가 계엄사령부 소속 고등군법회의에 제출됨으로써 그 의사표시의 상대방인 국가에 적법하게 도달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소외 1의 증여 의사표시는 위 제1차 항소이유보충서가 제출됨으로써 적법하게 취소되어 그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소외 1의 증여 의사표시가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되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취소로 인하여 무효로 간주된 법률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일단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토지 가운데 원고의 고유재산(별지 제2목록 제1 내지 7번 및 제11번 기재 토지)에 대한 증여 의사표시의 취소는 원고가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비로소 그 취소권을 행사하였다고 할 것이고, 한편 소외 3·소외 2 명의로 신탁되었던 재산(별지 제1목록 제1, 17번 기재 토지 및 별지 제2목록 제8, 9, 10번 기재 토지)에 대하여 원고가 그들을 대위함이 없이 직접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원심이 원고의 고유재산과 소외 3, 소외 2 명의로 신탁되었던 재산에 관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증여의 의사표시의 추인에 관하여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므로, 위 상고이유는 결국 소외 1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던 원심 판시 별지 제1목록 제2 내지 16번 기재 토지 부분의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