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조사에따른자료제출요구처분취소]
판시사항
가. 행정관청이 노동조합에 대하여 자료제출요구를 한 뒤 이에 불응하자 2, 3차로 다시 제출요구를 한 경우, 2, 3차 자료제출요구가 행정처분인지 여부
나. 위 "가"항의 경우에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자료제출요구가 3차 자료제출요구라고 본 원심판결을, 석명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노동조합법 제30조는 행정관청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노동조합의 경리상황 기타 관계서류를 제출하게 하여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법시행령 제9조의2는 위와 같이 조사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 같은 법이나 그 시행령이 서류제출명령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하여 수회 제출요구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단 한 차례의 제출요구에 의하여서도 그 상대방은 서류제출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 뒤 추가로 하는 2, 3차의 제출요구는 그것이 동일한 내용의 요구를 반복하는 것인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의 제출요구를 철회하고 상대방에게 별개의 새로운 제출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출을 독촉하거나 그 제출기한을 연기해 주는 통지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독립적인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
나. 위 "가"항의 경우에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자료제출요구가 3차 자료제출요구라고 본 원심판결을, 석명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현대정공주식회사 노동조합
피고, 피상고인
창원지방노동사무소장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3.9.3. 선고 93구3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에서 항고소송의 대상으로서의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은 1992.10.26.자의 1차 서류제출요구처분이고 그 뒤에 한 2, 3차의 제출요구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한 판시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가.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와 같이 3차에 걸친 동일내용의 자료제출요구를 받고 이의 시정을 바라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 그 청구취지가 1992.12.7. 원고에 대하여 한 자료제출요구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도 이는 원고에게 자료제출의무를 부과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기 위하여 한 것이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자료제출의무를 부과한 행정처분은 놓아두고 이를 독촉하거나 연기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독립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3차의 자료제출요구를 따로 떼어 이의 취소만을 구하기 위하여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나. 행정소송에 있어서 쟁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의 존재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설사 당사자들이 그 존재를 다투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그 존부에 관하여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직권으로 밝혀 보아야 하는 것이다 (당원 1986.7.8. 선고 84누653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위 1 내지 3차의 자료제출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것이 노동조합법위반이라는 이유로 1992.12.28. 마산지방노동사무소에 입건이 되자 비로소 이 사건 행정심판과 제소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고(을 제7호증의 1내지 3), 원고가 제출한 소장의 청구원인에서는 위 1차 요구처분을 내세워 위법하다는 주장만 있을 뿐 3차 제출요구에 대하여는 별도의 언급이 없음을 알 수 있는 바, 이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제소의 목적은 원고에게 자료제출의무를 부과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고자 함에 있는 것으로서 소장의 청구취지란에 1992.12.7.에 한 자료제출요구가 취소의 대상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오로지 3차 자료제출요구만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고 또 이것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고, 원고가 명백히 1차 자료제출요구처분의 취소는 구하지 아니하고 행정처분이 아닌 3차 자료제출요구의 취소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록 소장에는 3차 자료제출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것처럼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도 거기에는 행정처분인 1차 요구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취지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을 것이므로(당원 1992.4.10. 선고 91누7798 판결 참조), 원심으로서는 이 관계가 분명하지 않다면 석명권을 행사하여 이를 명백히 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126조는 법원의 석명권과 구문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바, 소송지휘권의 한 작용으로서의 석명권 또는 석명의무는 변론주의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서 당사자의 진술에 모순된 점이나 불완전하고 불명료한 점 또는 결함등이 있을 때 이를 지적하여 정정 보충하고 명료하게 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현행 민사소송법은 제126조에 제4항을 신설하여 법원의 석명의무를 강화하고 있는 바, 원심이 원고에게 석명을 구하여 그 어느쪽 처분을 취소대상으로 삼고 있는지를 밝히도록 하여 이를 확정하지 아니하고 청구취지에 기재된 자료제출요구가 행정처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이 사건 소를 각하한 것은 원고의 청구를 오해하고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