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금]
판시사항
가. 민법 제104조 소정의 “궁박”의 의미와 그 판단기준
나. 계 관계로 고소당하여 삼청교육대까지 다녀온 여자가 다시 고소를 당하여 삼청교육대에 갈지 모른다는 정신적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금 1,300만 원 이상의 채권이 있었음에도 일부만을 변제받고 금 1,000만 원 이상의 채권을 포기하는 약정을 맺은 것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민법 제104조 소정의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경제적 원인에 기인 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계와 관련되어 갑으로부터 사문서변조죄로 고소되어 수사를 받다가 15일 간 삼청교육대의 교육을 받고 퇴소한 을녀가 그로부터 4일 후 갑의 인척이 다시 계 관계로 고소하여 경찰서로부터 조사를 위한 소환을 받게 되었다면 을로서는 이미 삼청교육대에 다녀왔는데 갑측으로부터 제기된 새로운 고소에 따라 또 다시 삼청교육대에 갈지 모른다는 급박한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었을 것임을 쉽사리 알 수 있고 따라서 을로서는 이러한 궁박상태 아래에서 고소를 취하시켜서 삼청교육대에 가는 것을 회피할 생각으로 경솔하게 청산합의에 응하였을 것으로 보지 못할 바 아니며, 또 을이 갑에게 금 1,300만 원 이상의 채권이 있었음에도 이것과 현금 45만 원 및 부채 216만 원을 인수시키고 그 나머지 금 1,000만 원 이상의 채권을 포기하는 약정을 맺은 것은 을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이어서 현저히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가.나. 민법 제104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81.12.8. 선고 80다2683 판결 / 나. 대법원 1975.5.13. 선고 75다92 판결(공1975,8537)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1991.6.13. 선고 90나567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2. 민법 제104조 소정의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1981.12.8. 선고 80다2683 판결 참조)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6.25 전쟁 때 상이군인이 된 남편과 결혼하였으나 남편이 일찍 사망하여 계를 운영하는 등 혼자 힘으로 가계를 꾸려 나가고 있었고, 계와 관련되어 피고들로부터 사문서변조죄로 고소되어 수사를 받다가 1980.8.20.부터 같은 해 9.3.까지 15일 간 삼청교육대의 교육을 받고 퇴소하였는데 그로부터 4일 후인 같은 달 7월 피고 1의 처남의 처인 소외 2가 계 관계로 고소하여 같은 달 11월경 ○○경찰서로부터 조사를 위한 소환을 받게 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는 피고측의 고소로 인하여 삼청교육을 받고 퇴소함으로써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었을 것이고, 퇴소한지 4일만에 피고의 인척인 위 소외 2로부터 계에 관련되어 또 다른 고소가 제기되어 그 때문에 경찰서로부터 소환을 받고 있는 상태이었다면 원고로서는 피고측의 고소에 의하여 삼청교육대에 다녀왔는데, 피고측으로부터 제기된 새로운 고소에 따라 또 다시 삼청교육대에 갈지 모른다는 급박한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었을 것임을 쉽사리 알 수 있고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러한 궁박상태 아래에서 고소를 취하시켜서 삼청교육대에 가는 것을 회피할 생각으로 경솔하게 위 청산합의에 응하였을 것으로 보지 못 할 바 아니며, 또 원고가 피고들에게 금 13,000,000원 이상의 채권이 있었음에도 이것과 현금 45만 원 및 부채 216만 원을 인수시키고 그 나머지 금 10,000,000원 이상의 채권을 포기하는 약정을 맺은 것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이어서 현저히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에 어렵지 않다.(당원 1975.5.13. 선고 75다92 판결 참조).
그런데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청산합의가 민법 제104조 소정의 불공정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필경 불공정행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