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에 대한 상속세 부과와 합리적 가치산정
2014년 1월 故 앙드레 김의 아들 김 씨와 비서 임 씨는 故앙드레 김에게 물려받은 155억여 원의 재산에 대해 41억여원의 상속세를 냈지만, 과세당국은 상표권에 대한 상속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에 김씨는 과세당국을 상대로 '상속세 등 부과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 5부 재판부는 김씨에게 상표권에 대한 상속세 7억 5천여만 원을 납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상표권도 별개의 증여대상으로 봐야한다"며, "2007년~2009년 故앙드레 김이 운영하던 의상실의 수입 중 92%가 앙드레 김 상표권을 다른 제조업체에 대여해 받은 것"이기 때문에, "상표권을 앙드레김 의상실 영업권과는 별개의 독립된 재산권으로 보고 상속세 등을 부과하는 것은 적법하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구 상표법 제64조 및 현행 상표법 제106조 제1항은 "상표권자가 사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상속인이 그 상표권의 이전등록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표권자가 사망한 날부터 3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에 상표권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이전에는 특허청에 양도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양도세를 납부하면 상표권의 양도가 이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상표권은 과세 대상이 아니었고, 상속받은 상표에 대해 상속세를 부과한 적은 위 사안이 처음이다.
이는 지적재산권의 자산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재판부가 이를 일반적인 재산권과 동일하게 취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간 지적재산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유형재산만큼 무형의 지적재산의 가치가 상승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판결로 저작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사용한 재산 상속에 대한 세금 부과가 점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또한 과세당국과 상속 자녀들 간의 소송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적재산권이라는 무형의 자산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고 그 비용을 산정하는 기준이 여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지적재산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기술금융이나 기술거래, 특허이전 등등 많은 논의가 있지만, 지적재산에 대한 거래가 유형재산만큼 활발하지 않고 담보설정 역시 활성화되지 않은 것은, 지적재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故앙드레 김 사건은 해당 브랜드를 제3자에게 지속적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해주면서 받은 로열티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산정했다.
관련해서, 로얄티는 정액(Lump sum) 방식으로 산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경상 로얄티(Running Royalty) 방식으로 산정하는데, 주로 제품 당 산정하는 방식, 수익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과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 등이 있다. 수익 기준으로 산정할 때는 수익의 20~30% 정도를 로얄티로 정하고,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할 때는 1~15% 정도로 산정하곤 한다.
나아가 매출 기준의 로얄티는 자기실시를 하지 않고 독점적인 전용실시권을 주거나 또는 자기실시를 하면서 독점적인 전용실시권을 주는 경우는 각각 10~15%, 5~10%로 산정하고, 독점권이 없는 통상실시권을 부여하는 경우는 1~5% 정도로 산정하곤 한다.
25% 규칙에 따른 산정 방식도 많이 활용되는데, 25% 규칙(25% rule)에 따른 산정 방식이란, 미국에서 주장되고 있는, '특허된 제품의 제조자가 가상 협상에서 특허권자에게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실시료의 산정방법(rule of thumb)'으로 경험적인 어림값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서, 당해 제품의 수익률에 25%를 곱하여 로얄티를 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25% 규칙은 로열티율을 결정하는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는 있으나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판례의 태도이다. 미국 Uniloc vs MS 사건(Uniloc USA, Inc. v. Microsoft Corp., 640 F. Supp. 2d 150 (D.R.I. Sept. 29. 2009.))의 재판부는 Uniloc사 측의 25% 로열티율에 근거한 특허침해손해배상액 인정을 배척한 바 있다.
시장접근식 로얄티 산정 방식은 유사 기술의 시장 가치를 따져서 당해 기술에 준용하는 방식인데, 만일 기준으로 삼을 유사 기술이 없다면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번 故앙드레 김 사건은 해당 브랜드를 제3자에게 지속적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해주면서 받은 로열티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산정했지만, 이는 상표의 가치를 산정하는 다양한 기준 중 하나가 되어야지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적재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한 가지 방법만을 따르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지양해야 하고, 실제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산정해서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한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지적재산의 가치 산정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추후 발생하게 될 많은 소송들이 좀 더 원활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지적재산 금융도 기하급수적으로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故앙드레 김 사건에서는 지적재산의 평가 방법에 따라 상속세가 달라질 수 있기에 이 부분도 쟁점이 되어야 할 것이며, 지적재산 평가에 대한 법원의 기준이 많이 쌓이는 것이 지적재산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