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행위의 부관-기한
1. 기한의 의미
'기한'이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이나 소멸, 채무의 이행이 장래에 발생하는 것이 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을 말한다. 기한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당사자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므로, '법률기한'은 여기서 말하는 기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예컨대 내년 2월 1일에 대금을 지급한다는 경우에 내년 2월 1일까지가 기한이다.[1]
2. 기한의 종류와 효과
기한은 그 도래일의 명확성에 따라 확정기한(確定期限)과 불확정기한(不確定期限)으로 분류할 수 있다. 확정기한은 언제 도래할 것인지 분명한 기한을 의미하고, 불확정기한은 언제 도래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기한을 의미한다.
또한 기한은 그 효과의 발생 방식에 따라 시기(始期)와 종기(終期)로 분류할 수도 있다. 앞서 '기한'의 의미를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이나 소멸, 채무의 이행이 장래에 발생하는 것이 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라고 하였는데, 시기(始期)는 이 중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내지 채무 이행의 발생'을 '장래의 확실한 사실'에 의존하게 하는 부관이고, 종기(終期)는 '법률행위 효력의 소멸'을 '장래의 확실한 사실'에 의존하게 하는 부관이다. 이는 민법 제152조 제1항은 "시기있는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종기있는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그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함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 1월 1일 '부터' 이 건물을 임대한다"고 하면 내년 1월 1일은 '시기'에 해당하는 '확정기한'이고, "내년 6월 30일 '까지' 이 건물을 임대한다"고 하면 내년 6월 30일은 '종기'에 해당하는 '확정기한
'이다.
또다른 예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30일이 지난 때 '부터' 이 건물을 임대한다"고 하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30일이 지난 때는 '시기'에 해당하는 '불확정기한'이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30일이 지난 때 '까지' 이 건물을 임대한다"고 하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30일이 지난 때는 '종기'에 해당하는 '불확정기한'이다.
3. 기한의 이익과 그 분배
기한의 이익이란 기한이 아직 도래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당사자가 받는 이익을 뜻한다. 여기서의 이익을 받는 당사자는 채권자일 수도 있고 채무자일 수도 있으며 쌍방 모두인 경우도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기한은 채무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추정한다(민법 제153조 제1항).
만일 시기(始期)에 해당하는 기한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그 시기에 이르러야만 법률행위의 효력이 발생하거나 채무를 이행하여야 하게 되므로, 예컨대 채무자는 채무의 이행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이익을 가진다. 또한 종기(終期)에 해당하는 기한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그 종기에 이를 때까지는 기존에 권리를 누리던 자가 기한의 이익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임대차계약에서 종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임차인은 목적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이익을 누린다.
이자부소비대차는 기한의 이익을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가지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경우 변제기일 전까지 채무자는 변제를 미룰 수 있는 이익을 누리지만, 채권자 역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이익을 누린다. 때문에 채무자가 스스로 변제기일 전에 변제를 하고자 할 경우에는 채권자의 기한의 이익을 해치지 않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한다.
4. 기한의 이익의 포기와 상실
기한의 이익은 그 이익을 누리는 자가 스스로 포기할 수 있으나, 이를 통해 상대방의 또다른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민법 제153조 제2항). 이자부소비대차에서의 중도상환수수료가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경우는 법률의 규정에 의한 경우와 계약에 의한 경우가 있다. 기한 이익 상실에 대해 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법률 규정은 민법 제388조 및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5조이며, 그 외에 당사자 간의 계약을 통해 다양한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를 정할 수 있다.
민법 제388조(기한의 이익의 상실) 채무자는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한다. 2. 채무자가 담보제공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5조(기한부채권의 변제기도래) 기한부채권은 파산선고시에 변제기에 이른 것으로 본다. |
5. 기한과 조건의 구별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다. 반면 장래의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장래 반드시 실현되는 사실이면 실현되는 시기가 비록 확정되지 않더라도 이는 기한으로 보아야 한다.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해서 이를 결정해야 한다.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다27800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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