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제작물공급계약에서의 기성고 산정
1. 사실관계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설치계약 체결 시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을 설치하면 "65~75C의 온수를 생산"하여 이 사건 사우나 및 여관에 공급할 수 있다고 약정한 사실, 그럼에도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은 이 사건 온수탱크를 통하여 이 사건 여관 난방을 위하여 공급되는 온수가 42C에 불과하여 이 사건 여관 난방 등을 위해서는 공기보일러 5대가 추가로 가동되고 있는 사실
2. 쟁점
제작물공급계약에서 건축공사계약의 경우를 준용해서 기성고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3. 판례
1) 원심 : 창원지방법원 2015. 1. 29. 선고 2014나1090 판결
가)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주문에 따라 자기 소유의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물건을 공급할 것을 약정하고 이에 대하여 상대방이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이른바 제작물공급계약은, 그 제작의 측면에서는 도급의 성질이 있고 공급의 측면에서는 매매의 성질이 있어 이러한 계약은 대체로 매매와 도급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그 적용 법률은 계약에 의하여 제작 공급하여야 할 물건이 대체물인 경우에는 매매로 보아서 매매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나, 물건이 특정의 주문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인 경우에는 당해 물건의 공급과 함께 그 제작이 계약의 주목적이 되어 도급의 성질을 띠는 것이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56685 판결 등 참조). 한편 제작물공급계약에서 일이 완성되었다고 하려면 통상적으로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응 종료하였다는 점 외에 목적물의 주요구조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이는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수급인이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등 참조).
나) 건축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는 공사 도중에 계약이 해제되어 미완성 부분이 있는 경우라도 그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원상회복이 중대한 사회적 ·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때에는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해서만 실효되어 수급인은 해제된 상태 그대로 그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고 도급인은 그 건물의 기성고 등을 참작하여 인도받은 건물에 대하여 상당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게 되는 것이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3454 판결 등 참조). 한편, 위와 같은 법리는 이 사건과 같이 제작물공급계약에서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응 종료하였으나 당사자 사이에 약정된 성능을 갖추지 못하여 위 제작물공급계약이 해제되었으나 그 공사의 원상회복이 중대한 사회적 ·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의 성능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2) 대법원 :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5다15672 판결
원심은, 이 사건 시방서 제1조 '히트펌프는 버려지는 폐수의 열원을 흡수하여 65~75C의 온수를 생산하여 온수탱크에 온수를 공급하게 시공하는 조건입니다'라는 부분은 이 사건 설치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본질적인 성능에 관한 것으로서 설치계약의 내용으로 볼 수 있는데, 온수탱크를 통하여 여관 난방용으로 공급되는 온수가 42C에 불과하여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은 위 설치계약에서 약정한 성능을 갖추지 못하였고 이를 이유로 피고가 2012. 3. 6.경 설치계약을 해제하였으나,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이 80% 정도의 성능은 유지하고 있고 이는 도급인인 피고에게도 상당한 이익이 되므로, 원고는 기성고율에 상응하는 80% 부분에 대하여는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처분문서의 증명력과 계약의 해석, 채무불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사안의 적용
가) 살피건대,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은 이 사건 설치계약에서 약정한 성능을 갖추지 못하여 이 사건 설치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고, 피고 C이 2012. 3. 6. 피고 D를 통하여 원고 회사에 위와 같은 사실을 이유로 이 사건 설치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후 위 의사표시가 원고 회사에 도달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설치계약은 2012. 3. 6.경 해제되었다.
나) 그런데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의 주된 용도는 이 사건 사우나 및 여관에 온수를 공급하거나 난방을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사우나에 공급되는 온수는 비교적 정상적이라고 판단되고, 이 사건 여관에 난방을 위하여 공급되는 온수는 필요한 온도보다 약 20C가량 낮은 42C 정도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정 및 앞서 인정한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은 80% 정도의 성능은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도급인인 피고 C에게도 상당한 이익이 된다고 보인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C이 원고 회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할 수 있는 부분은 부족한 성능에 해당하는 20% 부분에 한정되고, 원고 회사는 기성고율에 상응하는 나머지 80% 부분에 대하여는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 결국 원고 회사가 피고 C에게 청구할 수 있는 공사대금은 총 공사대금 89,100,000원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인 71,280,000원에서 피고 C이 원고 회사에 이미 지급한 공사대금인 38,100,000원 및 위에서 본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이 확정된 금액인 15,874,293원을 공제한 금액이라고 할 것이다.
5. 판례 해설
대법원은 원심의 '한편, 위와 같은 법리는 이 사건과 같이 제작물공급계약에서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응 종료하였으나 당사자 사이에 약정된 성능을 갖추지 못하여 위 제작물공급계약이 해제되었으나 그 공사의 원상회복이 중대한 사회적 ·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의 성능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부분에 대하여 위법성을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원심의 법리를 인정하였는바, 제작물공급계약에서도 건축공사계약의 기성고 이론이 적용된다.
따라서 도급인이 계약 전체를 해제했고 그 해제가 적법해도, 원상회복이 중대한 사회적 ·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의 성능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때에는 원상회복의 범위는 기성고 부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유념해야 할 점은, 이 사례에서 피고는 42C 성능을 내는 온수생산시스템에 대하여 공기보일러 5대를 추가로 가동하여 이 사건 온수생산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되었고, 특히 피고가 지급해야 하는 공사대금의 범위를 계산함에 있어 성능을 곱하여, 총 공사대금 89,100,000원에서 원고가 구현한 성능 80%에 해당하는 금액인 71,280,000원을 인정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