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을 일괄 매수한 유동화전문회사가 담보였던 근저당권이 무효로 밝혀지자 매도인인 은행을 상대로 10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 제1심에서 매도인인 피고 1의 소송대리를 맡았습니다. 2025년 선고된 제1심 판결은 의뢰인을 상대로 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와 의뢰인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을 원고가 부담하게 하였습니다.
원고가 함께 낸 예비적 청구 가운데 임야를 매도한 종중에 대한 부분도 기각되었고, 임야를 매수한 사람에 대한 부분은 자백간주로 인용되었습니다.
2. 무효로 밝혀진 근저당권과 9년이 지난 환매 요청
임야를 매수한 사람이 의뢰인으로부터 10억 원대를 대출받으면서 그 임야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고, 의뢰인은 약 11개월 뒤 경매를 신청하였습니다. 경매 신청 약 6개월 뒤 의뢰인은 이 대출채권과 근저당권을 포함한 1,000억 원대 미상환원리금채권과 담보권을 1,000억 원대에 일괄 매도하는 자산양수도계약을 맺었고, 원고는 최초 매수인으로부터 그 계약상 지위를 양수하였습니다. 원고는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로서 배당을 받았습니다.
배당으로부터 약 7년 8개월 뒤 낙찰자의 추심채권자들이 낸 추심금 소송에서, 여성 종원을 배제한 총회결의가 무효이고 그에 기초한 매매계약도 원인무효여서 경매절차와 매각허가결정 또한 무효라는 판단이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는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처지가 되자 거래종결일로부터 약 9년 3개월 뒤에 의뢰인에게 대출채권의 환매를 요청하였고, 의뢰인이 환매가 불가하다고 회신하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3. 법무법인 원 채영호 변호사가 수행한 사건에서 법원이 본 다섯 쟁점
가. 계약이 정한 구제수단 밖의 민법상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자산양수도계약이 상환청구기간 안에 하자채권증명서를 교부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도인에게 책임을 추궁할 수 없도록 정하고, 일정 진술·보장 사항 위반에 대한 구제수단을 계약이 정한 청구 하나로 한정한 점을 들었습니다. 계약에서 명시적으로 달리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과 관련하여 발생한 일체의 손실에 대하여 영구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조항도 함께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민법상 담보책임과 계약체결상 과실책임에 따른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배척되었습니다.
나. Q: 계약서에 진술·보장 기간이 적혀 있으면 그 기간이 지난 뒤에는 다툴 수 없습니까?
이 사건에서는 그러하였습니다.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를 인정하여야 하고, 문언과 달리 해석하여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26769 판결). 법원은 거래종결일로부터 12개월 안에 하자채권증명서를 교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상환청구기간이 추심금 소송 확정일부터 기산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계약 문언에 반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다. 입찰로 맺은 자산양수도계약은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이 입찰과정에서 계약서 초안을 제공한 뒤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본을 확정하였고, 원고는 계약을 양수한 자로서 입찰절차에 직접 참여한 바 없다고 하였습니다. 책임 범위와 구제수단을 한정하는 규정은 부실채권을 일괄·대량 매각하는 계약의 특성상 다른 계약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설령 약관에 해당하더라도 전문적 지식을 가진 당사자 사이에서 미상환원리금의 약 64% 가격으로 이루어진 거래인 이상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라. 종중 전 대표자의 공모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는 예비적으로 종중의 전 대표자가 매수인과 대출사기를 공모하였다며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른 종중의 책임을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모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대표기관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전제가 서지 않았습니다.
마. 임야를 매수한 사람에 대한 부분은 자백간주로 인용되었습니다
매수인은 소장을 송달받고도 답변서를 내지 않고 변론기일에도 나오지 않아 원고의 주장사실을 모두 자백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법원은 민법 제750조에 따라 매수인이 원고에게 10억 원대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의뢰인이 아니라 매수인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입니다.
4. 부실채권을 매각할 때 계약서에서 점검할 점
이 사건에서 갈린 것은 담보가 실제로 유효했는지가 아니라 매수인이 계약이 정한 절차와 기간 안에서 구제를 구하였는지였습니다. 자산양수도계약은 매도인의 의무를 계약이 명시한 범위로 좁히고, 진술·보장 위반은 거래종결일로부터 12개월 안에 하자채권증명서를 교부해 주장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그 문언을 그대로 적용하였습니다.
부실채권을 일괄·대량으로 매각하는 거래에서는 책임 범위와 기간, 구제수단을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뒤의 분쟁에서 그대로 근거가 됩니다. 법무법인 원 채영호 변호사는 이 사건 제1심에서 피고 1의 소송대리인으로 사건을 수행하였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