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요건은 갖추었는데 돌아오는 돈이 없는 경우
원청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 현장의 부담은 곧바로 커집니다. 인건비와 자재비, 장비 사용료가 한꺼번에 밀리기 때문입니다. 이때 강력한 보호 장치 중 하나가 발주자에게 직접 지급을 구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요건을 갖추는 일과 실제로 돈이 들어오는 일은 다릅니다. 발주자에게 남아 있는 대금이 이미 다른 채권자의 집행에 묶여 있으면, 요건을 갖추었더라도 그 부분은 받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기성금을 받지 못한 수급사업자가 2회분 이상 미지급을 이유로 요청서를 보냈는데, 그보다 앞서 다른 채권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발주자에게 송달되어 있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요건은 갖추었지만 그 금액만큼은 회수의 대상에서 빠지게 됩니다.
2. 직접지급을 두고 자주 마주치는 오해
첫 번째 오해는 요청서를 보내면 그때부터 권리가 생긴다는 생각입니다.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은 지급정지·파산 등의 사유, 2회분 이상 미지급, 지급보증 의무 불이행이라는 사정이 있는 상태에서 요청이 있어야 사유가 발생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 당사자가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한 경우는 합의 자체가 사유가 됩니다.
두 번째 오해는 사유만 갖추면 남은 대금을 모두 받는다는 생각입니다.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이미 지급한 하도급금액은 빠지고, 직접 지급의 대상도 시공한 부분에 상당하는 금액에 한정됩니다.
세 번째 오해는 순서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태도입니다. 대법원은 직접지급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제3채권자가 집행보전을 한 경우 그 집행보전된 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그 금액에 대하여는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3. 법률사무소 덕 배덕 대표변호사가 정리하는 확인의 순서
4. 계약 단계에서 점검할 사항과 실무적 시사점
계약 단계에서 세 당사자의 직접지급 합의를 문서로 남겨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합의는 요청 없이도 그 자체로 사유가 되고, 대법원은 그 경우 합의를 한 때에 수급사업자가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에 관하여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다른 채권자의 집행보다 앞설 가능성이 커집니다.
합의를 해 둔 뒤에도 그 합의가 살아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직 시공이 완료되지 않은 부분에 관하여 묵시적 합의해지가 성립하려면 앞으로도 직접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의사까지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다215212 판결). 합의의 내용을 바꾸는 문서에 서명하시기 전에 그 문서가 직접지급합의를 건드리는지 확인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 이 주제에서 다루는 법리에 대한 더 자세한 법률지식은 네플라 법률위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와 채무소멸의 효과: 법 제14조가 정한 네 가지 사유와 그 범위 페이지를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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