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없는 필수품목을 본사가 구매 강제할 때 - 발주 내역과 지정업체 거래로 가리는 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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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 변호사2026-10-26 00:33
계약서에 없는 필수품목을 본사가 구매 강제할 때 - 발주 내역과 지정업체 거래로 가리는 실질
1. 품목표에 없는데 사야 하는 물건
가맹계약서에는 특정 제품이 필수품목으로 적혀 있지 않은데도, 본사가 '이 제품은 저희 쪽에서만 공급합니다', '다른 업체 제품을 쓰면 안 됩니다'라며 사실상 구매를 강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반찬용기처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음식의 맛이나 품질과도 무관한 공산품까지 구매를 강요받게 되면, 가맹점사업자로서는 그러한 지정에 어떤 근거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이럴 때는 계약서 품목표 1장만 볼 것이 아니라, 계약서와 실제 거래 과정을 대조하여 얼마나 어긋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본사가 '필수품목'이라고 정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지정이 정당화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2. 본사가 정하면 따라야 한다는 생각과 그 밖의 오해
첫 번째 오해는 본사가 필수품목으로 지정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가맹사업법은 해당 품목이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인지, 특정 상대방과 거래하지 않으면 상표권 보호와 동일성 유지가 어려운지를 객관적으로 따지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미리 적어 알릴 것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오해는 본사가 아닌 제3의 업체에서 사게 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누가 가격과 공급 구조를 정하는지, 가맹점의 구매 선택권이 얼마나 제한되었는지가 실제 판단의 대상입니다. 세 번째 오해는 부당한 지정이니 바로 다른 업체 제품으로 바꾸어도 된다는 생각인데, 임의로 바꾸었다가 계약 위반으로 해지 통보를 먼저 받으면 대응하기가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덕 배덕 대표변호사가 설명하는 필수품목 점검 순서
3. 법률사무소 덕 배덕 대표변호사가 설명하는 필수품목 점검 순서
가. 계약서에 강제 품목과 공급가격 산정방식이 적혀 있는지 봅니다
가맹사업법 제11조 제2항 제12호는 본사나 본사가 지정한 자와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품목의 종류와 공급 가격 산정방식을 가맹계약서에 포함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사고 있는 품목이 그 목록에 들어 있는지, 공급가격을 어떻게 정한다고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 예외로 인정되는 요건을 하나씩 대조합니다
거래 강제가 예외로 허용되려면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될 것, 거래하지 않으면 상표권 보호와 동일성 유지가 어렵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것, 정보공개서로 미리 알리고 계약서에 포함할 것, 불리하게 변경할 때 협의를 거칠 것이 바로 그 요건입니다. 계약서에 없는 품목이라면 계약서 포함 요건부터 충족하지 못하므로, 나머지 요건도 함께 살펴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다. Q: 본사가 지정한 업체를 통해 사게 하면 본사와는 무관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은 본사가 직접 불공정거래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하는 행위까지 함께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2두64808 판결에서도 본사가 지정한 업체를 통해서만 전단지를 제작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거래상대방 구속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였습니다.
라. 자체 조달 전에 해지 절차와 증거를 먼저 갖춥니다
자체 조달을 하면 본사가 자점 매입을 이유로 계약 위반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구매처를 바꾸기 전에 문제 제기 절차부터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본사가 해지하려면 가맹사업법 제14조 제1항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예외가 아닌 한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서면으로 2회 이상 통지해야 하므로, 받은 통지와 발주 내역, 본사와의 대화를 그대로 보관해 두셔야 합니다.
마. 공정위 신고와 민사 청구는 따로 준비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와 과징금은 행정적 제재이고, 가맹점사업자가 입은 손해를 직접 배상해 주지는 않습니다. 실제 피해 회복은 가맹사업법 제37조의2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부당한 계약 조항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어느 절차를 먼저 진행할지는 시급성과 증거 확보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4. 품목을 바꾸기 전에 확인할 것
필수품목 문제는 계약서 문구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정보공개서와 발주 자료, 실제 공급 관계를 모두 대조하여 형식상 일반 구매인지 실질적으로 강제된 구매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대조표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민사 청구에서 함께 쓰일 기초 자료가 됩니다.
만약 계약서에 없는 품목의 구매를 본사가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면, 우선 그 품목이 맛 및 품질과 실제로 관련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임의로 다른 업체 제품으로 바꾸기 전에 문제 제기 절차와 해지 통지에 대한 대응을 먼저 검토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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