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메타가 맞춤형 광고 관련 타사 행태정보 수집 문제로 2022년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합계 1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에 대해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 등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이 진행 중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 소송 중 메타 소송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대리하고 있고요.
이 소송은 개인정보위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송이라, 고학수 위원장님이 소송 초기에 참고할 만한 논문도 직접 찾아 주시고, 최장혁 부위원장님이 저희가 PT하는 기일이랑 변론종결일 이렇게 2번이나 법원 변론기일에 참석하시기까지 한 소송이었습니다. 소송 초중반부터 법무부 국제법무지원과에서도 엄청 열심히 도와주셨고요.
다만 소송의 중요성을 너무 크게 생각하면 소송대리인으로서는 자칫 소송 자체의 무게에 눌릴 수도 있기 때문에, ‘평범한 소송이다’를 되뇌이며 마인드컨트롤을 했습니다 ㅎㅎ
하지만 PT는 정말 사력을 다해 열심히 했고요 (음.. PT하다가 문득 제가 방언이 터진 줄 알았습니다 ㅋㅋ)
그런데 정작 판결 선고기일에 이 소송의 무게를 여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단, 선고기일을 앞두고 개보위 부위원장님이 직접 선고 들으러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때부터 완전 덜덜덜…)
선고기일 당일, 개보위 자체평가위원회 전체회의 갔다가 참석하신 분들이 ‘오늘 2시 선고죠?’라고 인사하시고, 오늘 2시에 중요한 사건 선고라면서 기념촬영에서도 기를 모으자며 화이팅을 외치자고 하실 때. (이때부턴 ‘이길 거 같지만 혹시라도 지면 이게 웬 대망신이야’ 하면서 덜덜덜덜…)
개보위 사무관님이랑 같이 지하철 타고 법원 가는데 먼저 가신 분들한테서 전화 와서 우리 사건 포함 총 4개 사건밖에 기일 잡힌 게 없더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보통 판결선고 수십개 하고 그 뒤에 이어서 다른 사건 잔뜩 변론기일 진행되는데, 이날은 4개 사건 판결선고만 잡혀 있고 그 뒤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특별기일.. 그때부터 ‘아 판결 이유를 읽어주겠구나’, ‘혹시 예상과 다른 결론이 나오나? 아니면 그냥 이 소송이 의미가 있어서 그런가?’ 하고 온갖 상상을 하면서 더 덜덜덜덜덜…)
1시 반에 이미 도착해 놓고 너무 떨려서 못 들어가고 지하철 타고 오는 저를 기다리고 있던 김경환 대표변호사님 만났을 때. ('아니 이분은 대표인데도 떨어?' 하면서 같이 또 덜덜덜…)
너무 떨려서 법정 못 들어가고 ‘이기면 먼저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톡으로 바로 알려주겠지?’하면서 화장실 가버렸는데, 2시 2분이 되어도 아무 연락도 안 올 때. ('왜 2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톡을 안보내지? 혹시 져서 실망해서 아무도 톡을 못 보내고 있나?'하고 급격히 덜덜덜덜덜덜…)
도저히 안 되겠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법정 들어갔는데 아직 판사님들이 안 들어온 거여서 0.1초 급안심하고 ‘아 이왕 이렇게 된 거 혹시 지더라도 이유라도 열심히 듣자’ 하는 겸손한 마음을 먹었다가 법정 안을 꽉 채운 기자님들과 상대방 관계자들과 개인정보위 및 법무부 관계자분들을 보면서 그때부터 계속 덜덜덜덜덜덜덜….
이렇게까지 선고기일이 떨리는 건 변호사인생 11년만에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판사님들 들어오시고 구글 선고 먼저 한다고 하시면서 ‘원~’하시는 순간 ‘아 이겼다’ 하고 소리없이 탄성을 질렀습니다.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하면 개보위가 이기는 거고, ‘피고가 ~~ 한 ~~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하면 개보위가 지는 거여서, 첫 글자만 들으면 승패를 알 수 있거든요)
정확히 2년이 걸린 정말 피말리는 소송이었습니다. 정작 소송 과정에서는 떨림보다는 열의에 차 있었는데, PT할 때도 떨리진 않았는데, 선고일에는 그냥 떨림 100%였네요.
이제 조금 쉬었다가 다시 항소심 시작하면 달려야겠지요. 그 사이에 1심 판결 충분히 분석하고 준비하려 합니다. 항소심은 더 잘하고 싶어서요.
판결문 분석 내용은 위키로 계속 공유하겠습니다. 같이 달리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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