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명의 상표를 써 온 회사의 선사용권 - 사용허락으로 쓴 상표에 선사용권이 생기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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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변호사2026-10-30 05:42
창업자 명의 상표를 써 온 회사의 선사용권 - 사용허락으로 쓴 상표에 선사용권이 생기지 않는 이유
<한눈에 보는 사용허락 받은 회사의 선사용권>
구분
내용
선사용권을 가질 수 있는 사람
등록상표와 기원이 다른 별개의 상표 사용자이거나 그 사용자에게서 상표를 알게 된 사람입니다.
사용허락을 받은 사람
상표권자와 계약으로 사용 조건을 정하면 되므로 그 상표권자의 등록상표에 관하여 선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합니다.
확인의 이익
등록상표마다 따로 비침해확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결론
특허법원은 회사의 상표권 비침해확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창업자가 떠난 회사가 그동안 써 온 상표를 계속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
창업자가 개인 명의로 상표를 등록해 두고 자신이 설립한 회사가 그 상표로 영업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후 창업자가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게 되면, 회사는 오랫동안 사용해 알려진 상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 반대로 창업자는 회사에 사용 중단을 요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특허법원 2025. 11. 19. 선고 2024나11525 판결은 이러한 분쟁에서 회사가 내세운 선사용권과 권리남용 주장을 판단한 사례입니다.
가. 창업자의 허락으로 상표를 써 온 B회사
예를 들어 A씨가 개인 명의로 상표를 등록한 뒤 B회사를 설립해 대표이사가 되고, B회사가 그 상표를 붙인 제품을 판매하게 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몇 년 뒤 A씨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되어 B회사에 사용 중단을 요구하면, B회사는 A씨가 나중에 출원한 상표보다 먼저 사용해 왔다며 선사용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핵심은 B회사가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보다 B회사의 상표 사용이 A씨의 허락에서 비롯되었는지입니다.
나. B회사와 달리 처음부터 따로 상표를 써 온 경우
반면 B회사와 달리 A씨와 아무 관계 없이 같은 표장을 먼저 만들어 사용해 온 사람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이러한 사람은 등록상표와 기원을 달리하는 별개의 상표 사용자이므로, 상표법 제99조 제1항이 정한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따져 선사용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2. 오래 써 왔으니 선사용권이 있다는 오해와 실제 분쟁
가. 출원보다 먼저 쓰기만 하면 선사용권이 생긴다는 오해
상표권자가 상표를 출원하기 전부터 그 상표를 사용해 왔다면 누구에게나 선사용권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선사용권은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주는 선출원주의의 엄격함을 보완해 진정한 상표 사용자를 보호하려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상표권자의 허락을 받아 상표를 사용해 온 사람은 상표권자와 계약으로 사용 조건을 정하면 충분하므로, 법률로 별도의 사용권을 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 이너백 상표를 둘러싼 창업자와 회사의 다툼
실제 사건에서 피고는 회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이너백 사업을 하며 표장을 만들어 사용하고 제1 등록상표를 개인 명의로 등록받았습니다. 이후 피고는 회사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회사가 그 사업과 표장을 이어받아 사용하게 했고, 재직 중에 제2·3 등록상표도 개인 명의로 등록받았습니다. 그러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해임된 피고가 사용허락을 거두자, 회사는 제2·3 등록상표에 관한 비침해확인을 구했습니다. 이에 특허법원은 확인의 이익은 인정하면서도, 표장이 유사하고 회사에 선사용권이 없으며 피고의 권리 행사도 권리남용이 아니라고 보아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등록상표는 하나하나가 성립과 효력범위를 달리하는 별개의 상표권입니다. 이 사건에서 상표권자는 3개 등록상표 모두를 근거로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특허법원은 회사가 그 가운데 제2·3 등록상표에 관해서만 비침해확인을 구한 소도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나. Q: 선사용권은 누구에게 생깁니까?
등록상표와 기원을 달리하는 별개의 상표 사용자이거나 그 사용자에게서 상표를 알게 된 사람이 상표법 제99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면 생깁니다. 반면 이 사건에서 회사는 창업자가 만든 표장을 창업자의 허락으로 이어받아 사용했기 때문에 별개의 상표 사용자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다. 사용허락을 받은 회사는 상표권자의 등록상표에 선사용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특허법원은 상표권자에게서 사용허락을 받아 상표를 사용해 온 사람은 그 상표권자의 동일·유사한 등록상표에 관하여 선사용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회사가 표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제2·3 등록상표가 등록될 때까지 창업자가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므로, 그 기간에 창업자는 회사와의 관계에서 상표법상 '타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라. 해임 뒤 사용허락을 거두는 것만으로 권리남용이 되지는 않습니다
특허법원은 창업자가 브랜드를 만들어 사용해 온 경위와 회사의 홍보활동이 창업자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이루어진 점, 그리고 회사가 해임 전까지 상표권 귀속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회사의 권리남용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창업자 명의 상표를 회사가 쓸 때 점검할 사항
창업자 명의의 상표를 회사가 사용하는 경우, 창업자가 경영에서 물러나는 상황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회사는 선사용권과 권리남용 주장으로 상표 사용을 지키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가. 미리 확인할 것
먼저 회사가 사용하는 표장과 같거나 비슷한 등록상표가 누구 명의로 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울러 회사가 그 표장을 어떤 근거로 사용하고 있는지, 사용허락이라면 기간과 대가, 해지 사유를 정해 두었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나. 분쟁에 대비하는 순서
1) 회사가 사용하는 표장과 등록상표의 출원일·등록일·권리자를 정리합니다.
2) 회사의 상표 사용이 상표권자의 허락에서 비롯되었는지, 독자적으로 만들어 사용한 것인지 확인합니다.
3) 사용허락이라면 서면 계약으로 사용 조건과 기간, 해지 사유를 정합니다.
4) 필요하면 상표권 양도나 회사 명의 출원을 협의합니다.
법무법인 창경 김정현 대표변호사는 창업자 명의의 상표를 회사가 사용하는 경우 사용허락의 조건을 계약으로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5. 사용허락과 선사용권에 대해 많이 묻는 질문
Q. 선사용권의 기본 요건은 무엇인가요?
선사용권의 성립 요건은 상표법 제99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부정경쟁의 목적 없이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국내에서 계속 상표를 사용하고 있어야 하고, 그 결과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시에 국내 수요자 사이에 그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어야 합니다.
Q. 회사의 대표이사로 있던 상표권자는 그 회사와의 관계에서 '타인'인가요?
이 사건에서 법원은 '타인'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특허법원은 회사가 표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무렵부터 상표권자가 제2·3 등록상표를 출원해 등록받을 때까지 계속 그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므로, 그 기간에 상표권자는 회사와의 관계에서 '타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Q. 상표권 행사가 권리남용이 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법원은 상표권자가 상표를 출원·등록한 목적과 경위, 상표권을 행사하기에 이른 구체적 사정을 함께 봅니다. 그에 비추어 상표권 행사가 상표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벗어나 공정한 경쟁질서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수요자 사이에 혼동을 초래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면 권리남용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사정이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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