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금]
AI 판결 요약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돈이 피고 명의의 계좌로 이체되었으나, 그 대부분이 성명불상자에 의해 즉시 인출된 경우 피고가 얻은 부당이득은 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으로 한정된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 계좌에 남아 있는 5,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만 반환 의무를 인정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였다.
1.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 계좌의 명의인이 성명불상자에게 통장과 비밀번호 등을 교부하여 피해자의 돈이 해당 계좌로 이체된 경우, 계좌 명의인의 부당이득 반환 범위는 실제 이득을 보유하고 있는 범위 내로 제한된다. 2. 이체된 금원이 즉시 인출되어 변론종결일 현재 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이 이체 금액보다 적다면, 계좌 명의인은 그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진다.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5,000원 및 2011. 11. 25.부터 2012. 8.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6,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1. 9. 9.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가. 피고는 2011. 9. 8.경 성명불상자가 대출을 해 준다고 하여 피고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 통장, 현금카드, 비밀번호, 주민등록증 사본 등을 위 성명불상자에게 교부하였다. 나. 원고는 2011. 9. 9. 여자 검사를 사칭하는 성명불상자로부터 원고의 은행 계좌가 사기 사건에 이용되어 확인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그가 지시하는 대로 원고 명의 농협 계좌에서 피고 명의 국민은행 계좌로 6,000,000원을 인터넷뱅킹으로 이체하였다. (이하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행'이라 한다).다. 원고가 위와 같이 이체한 돈은 성명불상자를 통하여 이체 즉시 대부분 인출되어 위 국민은행 계좌에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5,000원이 남아있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4, 5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는 성명불상자의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행에 속아 피고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로 6,000,000원을 이체하였는바, ① 위 계좌에 남아 있는 잔액 상당의 예금채권에 대하여는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를 부당이득한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그 잔액 상당의 금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② 성명불상자가 위 각 계좌에서 인출해 간 금액에 대하여는 피고가 성명불상자에게 피고 명의의 통장, 현금카드 및 비밀번호를 교부함으로써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행을 용이하게 저지를 수 있도록 가담하였으므로, 민법 제760조 의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이를 원고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부당이득의 반환 및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위 6,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행 이후 피고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에 5,000원이 남아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5,000원의 예금채권은 피고가 실질적으로 이득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위 5,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민법 제760조 제3항 은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규정하여 교사자나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는바,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작위에 의한 경우뿐만 아니라 작위의무 있는 자가 그것을 방지하여야 할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부작위로 인하여 불법행위자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고, 형법 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 의 해석으로서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의 방조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 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때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피방조자의 불법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6다78336 판결 등 참조), 방조자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그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성명불상자에게 교부한 은행계좌가 성명불상자의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전자금융거 래법은 누구든지 타인에게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접근매체를 양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앞에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여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도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성명불상자의 기망행위에 속아 피고 명의의 예금통장과 현금카드 등을 교부하게 되었고,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행은 그 직후 발생한 점, 피고가 성명불상자에게 교부한 예금 통장과 현금카드의 수가 1개에 불과한 점, 피고가 위와 같은 교부행위로 인하여 어떠한 금전적 대가를 취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그 밖에 제도권 내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저신용등급자의 절박한 경제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성명불상자에게 피고 명의의 예금통장과 현금카드를 교부할 당시 그 통장 등이 불특정 다수인들을 기망하여 그들로부터 돈을 이체하게 하여 이를 편취하는 전화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이를 양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설령 피고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피고 명의의 계좌는 이미 원고가 성명불상자에게 기망당한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이용된 수단에 불과하고, 원고가 피고의 계좌의 존재로 인하여 잘못된 신뢰를 형성하여 돈을 이체하기에 이르렀다거나, 성명불상자가 피고의 계좌의 존재로 인하여 원고의 재산권에 대한 접근 및 침해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주의의무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1. 11. 25.부터(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이므로, 반환의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2. 8. 24.까지는 민법 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