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위반(간첩·찬양·고무·회합·통신)]
판시사항
[1] 국가보안법이 위헌인지 여부(소극)
[2]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정한 국가기밀의 개념 및 그 판단기준
[3] 국가보안법상 통신연락죄 소정의 '회합,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의 의미
판결요지
[1] 우리 헌법이 전문과 제4조, 제5조에서 천명한 국제평화주의와 평화통일의 원칙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우리 헌법의 대전제를 해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아직도 북한이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와 대치하면서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복할 것을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어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협이 되고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보안법이 헌법에 위배되는 법률이라고 할 수 없고, 국가보안법의 규정을 그 법률의 목적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한 국가보안법에 정한 각 범죄구성요건의 개념이 애매모호하고 광범위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이기는 하나 무제한한 것이 아니고,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가보안법 규정의 입법목적과 적용한계를 위와 같이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이를 제한하는 데에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2] [다수의견] 국가보안법 제1조 제1항은 이 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2항에서 이 법을 해석 적용함에 있어서는 제1항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 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정신에 비추어서도 그 구성요건을 엄격히 제한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현행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정한 기밀을 해석함에 있어서 그 기밀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방면에 관하여 반국가단체에 대하여 비밀로 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대한민국의 이익이 되는 모든 사실, 물건 또는 지식으로서, 그것들이 국내에서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 이미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 물건 또는 지식에 속하지 아니한 것이어야 하고, 또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기밀로 보호할 실질가치를 갖춘 것이어야 한다. 다만 국가보안법 제4조(목적수행)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목적수행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므로 그것들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는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나 통신수단 등의 발달 정도, 독자 및 청취의 범위, 공표의 주체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아 반국가단체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더 이상 탐지·수집이나 확인·확증의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라 할 것이고, 누설할 경우 실질적 위험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기밀을 수집할 당시의 대한민국과 북한 또는 기타 반국가단체와의 대치현황과 안보사항 등이 고려되는 건전한 상식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 기밀이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누설될 경우 반국가단체에는 이익이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성이 명백하다면 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별개의견] 우리 대법원이 외교상비밀누설죄( 형법 제113조), 공무상비밀누설죄( 형법 제127조), 군사기밀보호법상의 군사기밀누설 등의 죄의 경우와는 달리, 국가보안법상의 국가기밀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여 온 것은, 국가보안법이 무력에 의한 대남적화통일의 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북한공산집단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 아래에서 우리의 안전과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하여 반국가단체나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 전달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이고, 오늘날 각국의 첩보활동이나 북한공산집단의 대남적화통일전략에 비추어 볼 때, 국가보안법상의 기밀의 의미를 북한공산집단이 우리의 전체적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탐색·파악하거나 남한 내의 지지세력 확보와 대남적화전략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로 하는 일체의 공개되거나 공개되지 아니하는 정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또한, 국가기밀의 개념 그 자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으로서 시기와 장소 및 상황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는 것이므로 남북대치 현황 등 상황의 변경 여부에 따라 국가기밀의 범위의 판단기준을 신축성 있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오늘날 전자매체의 발달로 국내에서 발간되는 신문이나 잡지 등이 세계 각국으로 배포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하여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미 반국가단체인 북한이 손쉽게 접근·파악할 수 있는 사항 등은 이제는, 탐지·수집·전달 등의 대상이 되는, '북한에게는 유리한 자료가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 대법원이 종래에 일관하여 판시하여 온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국가기밀이라 함은 반국가단체에 대하여 비밀로 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정보자료로서, 순전한 의미에서의 국가기밀에 한하지 아니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방면에 관한 국가의 모든 기밀사항이 포함되며, 그것이 국내에서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반국가단체인 북한에게는 유리한 자료가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면 국가기밀에 속한다."는 견해는 아직 변경할 때가 아니거나 굳이 변경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3]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에 정한 통신연락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하면 성립하는 범죄로서, 여기의 '회합,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이라고 함은 반국가단체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를 직접 상대방으로 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제3자를 이용하여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하는 것을 말한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1][3]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도2673 판결(공1997상, 583) /[1]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도1730 판결(공1993하, 3008),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930 판결(공1994하, 1871), 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도2696 판결(공1997상, 1802) /[2]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도1951 판결(공1993하, 3120, 변경), 대법원 1994. 4. 15. 선고 94도126 판결(공1994상, 1556, 변경),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930 판결(공1994하, 1871, 변경), 대법원 1995. 7. 25. 선고 95도1148 판결(공1995하, 3022, 변경), 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도1121 판결(공1995하, 3037, 변경), 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도1624 판결(공1995하, 3559, 변경)
주문
원심판결 중 판시 제1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판시 제1의 죄에 관한 부분(이 부분은 제1심 판시 범죄사실 첫머리의 전과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주문에서 따로 형이 선고되었다)은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정한 국가기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어 파기를 면치 못할 것이므로, 이 부분을 파기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의 나머지 판시 제2 내지 6죄에 관한 상고는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바, 이 판결에는 국가기밀의 의미에 관하여 대법관 천경송,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임수의 별개의견이 있는 이외에는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천경송,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임수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원심판결 중 그 판시 제1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할 것이라는 다수의견에 관하여 그 결론에는 찬성하나, 그 이유와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정한 기밀에 관한 종전 대법원판례를 변경하여야 한다는 점에는 찬동하지 아니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대법원은 종래에 일관하여 "반국가단체에 대하여 비밀로 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정보자료로서, 순전한 의미에서의 국가기밀에 한하지 아니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방면에 관한 국가의 모든 기밀사항이 포함되며, 그것이 국내에서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반국가단체인 북한에게는 유리한 자료가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면 국가기밀에 속한다."고 판시하여 왔는바( 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도1624 판결, 1995. 7. 28. 선고 95도1121 판결, 1995. 7. 25. 선고 95도1148 판결, 1994. 4. 15. 선고 94도126 판결, 1993. 10. 8. 선고 93도1951 판결 등 참조), 우리 대법원이 외교상비밀누설죄( 형법 제113조), 공무상비밀누설죄( 형법 제127조), 군사기밀보호법상의 군사기밀누설 등의 죄의 경우와는 달리, 위와 같이 국가보안법상의 국가기밀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여 하여 온 것은, 국가보안법이 무력에 의한 대남적화통일의 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북한공산집단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 아래에서 우리의 안전과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하여 반국가단체나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 전달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이고, 오늘날 각국의 첩보활동이나 북한공산집단의 대남적화통일전략에 비추어 볼 때, 국가보안법상의 기밀의 의미를 북한공산집단이 우리의 전체적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탐색·파악하거나 남한 내의 지지세력 확보와 대남적화전략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로 하는 일체의 공개되거나 공개되지 아니하는 정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다수의견처럼 국가기밀의 개념을 좁게 해석하는 경우에는, 국가기밀의 탐지, 수집, 전달 등의 죄로 처벌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어 대한민국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게 되는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우리가 처하여 있는 특수상황이 현재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이 계속되어 오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인식이므로, 아직은 종전의 대법원의 견해를 변경할 때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둘째, 다수의견은 기밀로 인정되기 위하여서는 기밀로 보호할 실질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고 있는바, 이는 종전의 대법원 판례의 판단기준인 '반국가단체인 북한에게는 유리한 자료가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것'과 그 적용범위에 있어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건대, 국가기밀의 개념 그 자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으로서 시기와 장소 및 상황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는 것이므로 남북대치 현황 등 상황의 변경 여부에 따라 국가기밀의 범위의 판단기준을 신축성 있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오늘날 전자매체의 발달로 국내에서 발간되는 신문이나 잡지 등이 세계 각국으로 배포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하여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미 반국가단체인 북한이 손쉽게 접근, 파악할 수 있는 사항 등은 이제는, 탐지·수집·전달 등의 대상이 되는, '북한에게는 유리한 자료가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되는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굳이 종전 판례의 견해를 변경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탐지, 수집, 전달하였다는 공소사실의 기밀의 내용 중에는 종전 대법원 판례의 판단기준에 따르더라도 국가기밀로 볼 수 없는 것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점에 관하여 좀더 심리하여 그것이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정한 '국가기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려 보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 중 국가기밀 탐지, 수집, 전달에 관한 판시 제1죄 부분은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정한 '국가기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