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먼저, 소외 1은 1994. 6. 2. 소외 권재열 소유의 화물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소외 망 박대현이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박대현으로 하여금 같은 날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 원고 정계란은 박대현의 처, 원고 박현주는 그의 딸인 사실, 피고는 위 화물자동차의 소유자인 권재열과 사이에 위 화물자동차에 관하여 권재열이 1993. 10. 6.부터 1994. 10. 6.까지 사이에 그 운행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피고가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등에 터잡아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보험계약의 보험자로서 피보험자인 권재열이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하여 책임을 질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서 원심은, 이 사건 사고는 권재열의 운행지배가 상실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보상책임이 없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권재열은 1993. 9. 27. 소외 기아산업 주식회사로부터 위 화물자동차를 36개월 할부로 구입한 다음 같은 해 10. 6. 그 명의로 자동차등록을 마친 사실, 그 후 권재열은 1994. 3. 10.경 사돈관계에 있는 소외 김기홍을 통하여 그 동생인 김기백과 사이에 권재열이 김기백으로부터 금 1,000,000원을 지급받고 소외 1에게 위 화물자동차를 인도하되, 김기백은 권재열의 위 소외 회사에 대한 나머지 할부금지급채무와 피고에 대한 분납보험료지급채무를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권재열이 위 할부계약상의 채무자명의 및 자동차등록원부상의 소유자명의변경을 위한 관계서류를 김기백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여 위 각 명의가 모두 권재열 명의로 그대로 보유되어 있었던 사실, 김기백은 권재열로부터 위 화물자동차를 매수한 후 권재열 명의로 1994. 5. 11. 피고 회사에 분납보험료를 납부하고 그 무렵 위 소외 회사에 1994. 5.분 할부금을 각 납입하고 위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오다가 간염 등으로 몸이 아파 요양을 하기 위하여 매형인 소외 문승욱에게 같은 해 6.분 할부금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위 화물자동차를 사용·관리하도록 하였는데, 문승욱이 같은 해 6. 2. 직장동료인 소외 1에게 위 화물자동차를 빌려주었고, 소외 1이 위 화물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사실관계 하에서는 권재열이 위 화물자동차에 대한 운행자의 지위를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위 항변을 배척하였다. 다시 원심은, 위 화물자동차의 운전자인 소외 1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아니므로 보상책임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이 된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제11조에는 피보험자는 보험증권에 피보험자로 기재된 자(기명피보험자)나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승낙피보험자) 등에 한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외 1은 기명피보험자인 권재열로부터 직접적인 승낙을 받은 승낙피보험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소외 1은 위 약관 제11조 소정의 피보험자가 아니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로서는 소외 1이 일으킨 이 사건 교통사고에 대하여 보상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결국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이 된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제11조는 위 약관 소정의 배상책임에서 피보험자라 함은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 즉 기명피보험자외에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 등을 피보험자로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이라 함은 반드시 명시적이거나 개별적일 필요는 없고 묵시적 또는 포괄적 승낙도 가능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의 직접적인 승낙임을 요하고, 승낙받은 자로부터 다시 승낙받은 자는 위 조항 소정의 피보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8다카26758 판결,
1993. 2. 23. 선고 92다24127 판결,
1995. 4. 28. 선고 94다4387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이 권재열로부터 위 화물자동차를 매수한 김기백은 기명피보험자인 권재열의 승낙을 얻은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나 승낙피보험자인 김기백으로부터 다시 승낙을 받은 문승욱이나, 문승욱으로부터 또 다시 승낙을 받은 소외 1은 기명피보험자인 권재열로부터 직접적인 승낙을 받은 승낙피보험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 승낙피보험자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위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제1조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보험증권에 기재된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등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는 피고가 보상하도록 되어 있고, 위 약관 제11조는 피보험자의 개념을 규정하면서 기명피보험자뿐만 아니라 승낙피보험자 등 복수의 피보험자를 열거하고 있으므로, 보험자인 피고로서는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누구이든지간에 위 약관 제11조 소정의 복수의 피보험자 중에서 한사람이라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등에 의한 자동차운행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자가 있는 경우에 그 피보험자의 손해를 보상하여야 하는 것이고,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기명피보험자나 승낙피보험자가 아니라고 하여 바로 그 보상책임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법리는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책임질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 피해자가 보험자에게 직접 보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기명피보험자인 권재열이 책임질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서도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을 행사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기명피보험자인 권재열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권재열이 위 화물자동차에 대하여 과연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더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화물자동차의 기명피보험자인 권재열이 위 화물자동차에 대한 운행자의 지위를 상실하지 아니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위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위 화물자동차의 운전자인 소외 1이 승낙피보험자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것은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상의 피보험자에 대한 법리오해와 이유모순의 잘못을 범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