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으로인한소유권이전등기]
판시사항
[1]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을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한 요건
[2]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을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2] 구 공업단지관리법(1990. 1. 13. 법률 제4212호 공업배치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에 의하여 공업용지를 분양받은 회사가 분양 약정에 따라 계약 후 바로 시설물 건축공사에 착공하여 매수한 용지를 그 용도로 사용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경우, 바로 분양계약의 당사자로서 스스로 신의를 저버린 수분양 회사에 대하여 분양자인 공업단지관리공단이 장기간 동안 착공을 독촉하지 아니하고 계약해지나 환수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써는, 수분양 회사 또는 그 채권자들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에 대하여 건축의 준공이 선이행되어야 한다는 항변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항변권의 행사가 정의관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권리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분양자의 항변권 행사를 부인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피고,상고인
중부지역공업단지관리공단(종전 명칭 : 구미수출산업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윤홍)
원심판결
대구고법 1995. 2. 9. 선고 94나32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이 사건 토지는 위 분양계약 당시부터 '물품을 제조 또는 가공하는 기업체를 집단적으로 설치·육성하기 위하여 포괄적 계획에 따라 구획되고 개발된 일단의 공업용지'인 공업단지( 법 제2조 제1호)에 속한 토지라는 것이고, 위 법의 규정에 따르면 공업단지 내의 용지는 그 관리를 위한 기본관리계획 등이 작성되어 용도별로 구획하여 관리되며, 그 취득과 사용 및 처분에는 일정한 제한을 받는 한편( 법 제8조 내지 제13조), 원심 판시와 같이 입주기업체가 매수한 용지가 정해진 용도에 제대로 사용되지 아니할 때에는 관리기관이 이를 매수하거나 입주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한편 갑 제5호증(분양계약서), 을 제3, 4호증(각 기안서), 을 제7호증(대지분양)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는 중심지구 내의 준공업지역에 속한 토지로서, 각 18평 규모의 살림용 100세대, 기숙사용 200세대의 근로자용 아파트 건설을 목적으로 한 정리회사의 분양신청을 피고가 받아들여 위 분양계약이 체결되었는데, 그 분양계약서에는 정리회사가 아파트를 건축하고자 할 때에는 피고가 지정하는 아파트 배치계획에 의하여 주거시설계획서를 제출하여 검토를 받은 후 대지사용승낙서를 받아 건축허가를 얻어 착공하여야 하고( 제9조), 대지사용계획에 따라 시설물을 건축하였을 때에는 준공검사필증을 첨부한 정리회사의 요청에 의하여 피고는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며( 제15조), 정리회사가 착공을 지연할 경우 피고는 원심 판시와 같은 계약해지권과 환수권을 가진다( 제14조, 제21조)고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와 같다면 정리회사는 위 법의 규정과 분양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계약 후 바로 근로자용 아파트의 건축공사에 착공하여 매수한 용지를 그 용도로 사용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 자임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므로, 바로 분양계약의 당사자로서 스스로 신의를 저버린 정리회사에 대하여 피고가 위의 기간 동안 착공을 독촉하지 아니하고 계약해지나 환수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는 등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만으로써는 피고가 정리회사 또는 그 채권자들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에 대하여 건축의 준공이 선이행되어야 한다는 항변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며, 피고의 위 항변권의 행사가 정의관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권리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항변권의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하겠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