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판시사항
가. 협박죄의 성립에 필요한 해악 고지의 정도
나. “앞으로 수박이 없어지면 네 책임으로 한다”고 말한 것은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고, 가사 다소간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위법성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협박죄에 있어서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러한 해악의 고지는 구체적이어서 해악의 발생이 일응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
나. “앞으로 수박이 없어지면 네 책임으로 한다”고 말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익에 어떠한 해악을 가하겠다는 것인지를 알 수 없어 이를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고, 가사 위와 같이 말한 것이 다소간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인이 전에도 여러 차례 수박을 절취당하여 그 범인을 붙잡기 위해 수박밭을 지키고 있던 중 마침 같은 마을에 거주하며 피고인과 먼 친척간이기도 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수박밭에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것을 발견하자 피해자가 수박을 훔치려던 것으로 믿은 나머지 피해자를 훈계하려고 위와 같이 말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폭행을 가하거나 달리 유형력을 행사한 바는 없었다면, 가사 피고인이 위와 같이 말한 것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어떤 공포심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하게 된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나이 및 신분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정당한 훈계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어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후 피해자가 스스로 음독 자살하기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가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는 데 그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 그것이 피고인의 협박으로 인한 결과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결과의 발생만을 들어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광주지방법원 1994.7.1. 선고 93노10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제1심이 채택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이은향, 이승찬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기재 등을 증거로 인용하여 피고인이 위 이은영에게 “학교에 전화를 하겠다”고 말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위 각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이은영은 피고인이 학교에 전화를 하면 퇴학당할 것이라고 걱정을 하며 울더라는 취지여서 그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이은영에게 학교에 알리겠다고 말하였다는 것인지, 아니면 위 이은영이 혼자서 피고인이 학교에 알리면 퇴학당할 것이라고 지레 걱정을 하였다는 취지인지 분명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후자의 취지인 것으로 볼 여지가 많으므로 그것만으로 피고인이 위 이은영에게 위와 같이 말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며, 그 밖에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에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아니하다.
다만 원심이 채용하지 아니한 증거로서 위 이은향의 원심 공판정에서의 진술 중에 피고인이 위 이은영에게 위와 같이 말하였다는 취지의 부분이 있으나(공판기록 201면), 이는 그 전후의 문맥에 비추어 볼 때 증거능력도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위 이은향이 위 이은영의 진술이라고 하여 작성한 메모(수사기록 176면)의 기재가 위 이은영의 진술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말한 것으로 보여질 따름이어서 이것만으로 위 사실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앞으로 수박이 없어지면 네 책임으로 한다"고 말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채택한 위 이은영 작성의 메모(수사기록 131면)의 기재와 그 밖에 피고인이 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397면)의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이은영에게 위와 같이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이 위와 같이 말한 것이 협박죄에 있어서의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이 피고인이 "앞으로 수박이 없어지면 네 책임으로 한다"고 말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익에 어떠한 해악을 가하겠다는 것인지를 알 수 없어 이를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위 이은영의 나이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위와 같이 말한 것으로 인하여 위 이은영이 어떠한 공포심을 느꼈다고 볼 만한 자료는 보이지 아니한다(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이은영은 피고인이 학교에 알릴까봐 지레 걱정을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가사 피고인이 위 이은영에게 위와 같이 말한 것이 다소간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전에도 여러 차례 수박을 절취당하여 그 범인을 붙잡기 위해 수박밭을 지키고 있던 중 마침 같은 마을에 거주하며 피고인과 먼 친척간이기도 한 위 이은영이 피고인의 수박밭에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것을 발견하자 위 이은영이 수박을 훔치려던 것으로 믿은 나머지 위 이은영을 훈계하려고 위와 같이 말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폭행을 가하거나 달리 유형력을 행사한 바는 없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가사 피고인이 위와 같이 말한 것으로 인하여 위 이은영이 어떤 공포심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말을 하게 된 경위, 피고인과 위 이은영의 나이 및 신분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정당한 훈계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어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후 위 이은영이 스스로 음독 자살하기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이는 위 이은영이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는 데 그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 그것이 피고인의 협박으로 인한 결과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결과의 발생만을 들어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