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무효]
판시사항
별거중인 처에 의한 혼인신고 당시 부에게도 혼인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아혼인신고가 유효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원고가 별거중인 처인 피고에 의한 혼인신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그 혼인신고가 된 사실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로부터 24년여가 경과한 제소시까지 혼인신고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위 혼인신고에 의하여 원·피고가 부부로 된 호적에 소외인과의 사이에 낳은 아이들을 모두 혼인외 출생자로 출생신고를 하는 한편, 족보를 편찬함에 있어서도 피고를 원고의 처로 등재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피고와 잦은 부부싸움을 한 끝에 서로 별거를 하게 되고, 별거 후 1년도 채 못되어 다른 여자와 동거생활을 하여 오면서 그 사이에 자녀까지 출산하였으며, 피고와는 별거하는 상태가 계속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의 혼인의사를 철회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위 혼인신고는 당사자 사이의 혼인의 합의에 기초하는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그런데 원심이 그 판시의 사실관계를 인정함에 있어 증거로 삼은 것은 제1심 증인 1, 2, 34의 증언임이 그 판결문상 분명한바,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위 증인들은 모두 원고의 형, 형수, 누이, 조카로서 원고와 아주 가까운 친족이고 그 증언의 내용은 모두 원고로부터 원고 주장 사실을 들어서 안다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들의 증언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오히려, 원심이 배척한 제1심 증인 5, 6, 7의 증언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 증인들은 원고가 위 혼인신고가 이루어질 무렵 그 아들인 소외 6의 이름을 작명하여 피고를 찾아와 혼인신고와 아울러 소외 6의 출생신고를 하도록 요구하여 이에 따라 피고가 시사촌인 증인 5의 협조를 얻어 위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는바, 이들은 원고의 4촌들로써 앞에 나온 증인들인 원고의 형이나 누이등 보다는 원고와의 관계에서 좀더 객관적인 증언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한편, 피고와의 관계에서는 피고보다는 원고와 더 가까운 사람들(원심이 본 대로 이 사건 혼인신고가 무효라면 피고와는 아무런 친족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다)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원고에게는 불리하고 피고에게는 유리한 증언을 하고 있고, 또 그 증언 내용을 살펴보아도 별달리 사리에 맞지 아니하는 점이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들의 증언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증인 5, 6, 7이 증언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와 결혼식을 하고 동거하면서 그 후 아들까지 출산하였으나 혼인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별거하다가, 다시 피고를 찾아와 그 아들의 이름을 작명해 주고 혼인신고와 아울러 출생신고를 하도록 요구하여 이에 따라 피고가 혼인신고를 한 것이라면, 원고에게는 결혼식 당시는 물론 위 혼인신고 당시에도 그 혼인의 의사가 계속 존재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이미 표시된 피고와의 혼인의 의사를 철회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비록 원고가 피고와 잦은 부부싸움을 한 끝에 서로 별거를 하게 되고, 별거후 1년도 채 못되어 다른 여자와 동거생활을 하여 오면서 그 사이에 자녀까지 출산하였으며, 피고와는 별거하는 상태가 계속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의 혼인의사를 철회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위 혼인신고는 당사자 사이의 혼인의 합의에 기초하는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증거의 취사와 사실의 인정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이기는 하나, 그것은 논리칙과 경험칙에 맞는 것이 아니면 안된다 할 것인바, 원심이 신빙성이 희박한 증인 1, 2, 34의 증언을 믿고, 오히려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증인 5, 6, 7의 증언을 믿지 아니한 채, 피고가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경위 및 원고가 피고와의 혼인의 의사를 철회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나 별다른 확실한 증거없이 원·피고의 별거사실만으로 위 혼인신고가 원·피고사이의 사실혼관계가 해소된 상태에서 피고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