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
판시사항
가. 간통 유서의 법적 성질 및 이에 대한 표시주의 이론의 적용 여부 (소극)
나. 간통 유서의 방식과 요건
다. “용서해 줄테니 자백하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유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형법 제241조 제2항에서 이르는 유서는
민법 제841조에 규정되어 있는 사후용서와 같은 것으로서, 배우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간통사실을 알면서도 혼인관계를 지속시킬 의사로 악감정을 포기하고 상대방에게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하는 일방행위라고 할 것인바, 위 법조들의 취지는, 간통한 배우자를 용서하겠다는 당사자의 선량한 의사를 존중하여 그 의사에 법적 효과를 부여하고, 혼인관계가 쉽게 해소되는 것을 방지하여 혼인생활의 안정을 보호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유서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른 가족법관계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당사자의 진실한 의사가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하고, 선의의 상대방 보호 및 거래의 안전과 신속을 도모하기 위하여 주로 재산법관계에 적용되는 표시주의의 이론을 적용할 수는 없다.
나. 유서는 명시적으로 할 수 있음은 물론 묵시적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방식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어떤 행동이나 의사의 표시가 유서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첫째 배우자의 간통사실을 확실하게 알면서 자발적으로 한 것이어야 하고, 둘째 그와 같은 간통사실에도 불구하고 혼인관계를 지속시키려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외면적인 용서의 표현이나 용서를 하겠다는 약속만으로는 유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 배우자의 객관적인 의사표시, 즉 “용서해 줄테니 자백하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간통을 유서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91.7.5. 선고 91노225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이와 같은 법의 규정내용들을 종합하여 보면, 형법 제241조 제2항에서 이르는 유서는 민법 제841조에 규정되어 있는 사후용서와 같은 것으로서, 배우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간통사실을 알면서도 혼인관계를 지속시킬 의사로 악감정을 포기하고 상대방에게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하는 일방행위라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유서를 고소권이나 이혼청구권의 소멸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법의 취지는, 간통한 배우자를 용서하겠다는 당사자의 선량한 의사를 존중하여 그 의사에 법적 효과를 부여하고, 혼인관계가 쉽게 해소되는 것을 방지하여 혼인생활의 안정을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유서를 하였는 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른 가족법관계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당사자의 진실한 의사가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원심은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이른바 표시주의의 이론을 이 사건에 적용하여, 고소인이 객관적으로 용서하여 주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인 1이 이를 진실한 것으로 믿은 이상, 고소인이 피고인 1 간통을 유서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 1이 유서를 받는 것으로 잘못 믿고 한 자백이 유죄의 증거로 될 증거능력이 있는 것인지의 여부나 그 자백의 증명력이 과연 어느 정도나 되는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행위의 외형을 신뢰한 선의의 상대방을 보호하고 거래의 안전과 신속을 도모하기 위하여 주로 재산법관계에 적용되는 표시주의의 이론을,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혼인관계를 지속시킬 것인지의 여부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함에 있어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위 김순복이 한 객관적인 의사표시, 즉 “용서해 줄 테니 자백하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위 김순복이 배우자의 간통을 유서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고소인이 피고인들의 간통사실을 확실하게 알면서 위와 같은 의사표시를 한 것인지가 의심스럽다.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부부 사이에 있어서는 상대방에게 간통이나 부정한 행위를 한 것 같은 의심이 있더라도 상대방이 최악의 사태에까지 이르렀다고는 믿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할 것인바, 피고인들이 방안에 함께 있다가 체포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 모두 옷을 입고 있었고 그 후 계속 간통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었다면, 피고인 유성호에게 자백을 요구한 위 김순복이 피고인 유성호가 간통사실을 시인하는 내용의 서면을 작성하기 전에 이미 피고인들의 간통사실을 확실히 알면서 위와 같은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
다음 위 김순복이 감정을 융화시키고 혼인관계를 지속시키려는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용서해 줄 테니 자백하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간통을 유서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자백을 하면 간통을 유서하여 주겠다고 약속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