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노동쟁의조정법위반]
판시사항
가. 쟁의관계 당사자에게 금액이나 수량이 특정되지 않은 금품을 전달한 것이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소정의 제3자 개입행위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규정의 위헌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의 규정취지가 노사관계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당사자를 조종, 선동 또는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쟁의를 유발하거나 진행중인 쟁의를 확대, 과격화시키거나 또는 제압, 중단시키는 등 당사자간의 자주적인 쟁의해결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점과, 개입행위의 요건으로서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 선동, 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이 금지하는 "개입"이란 쟁의행위에 관하여 당사자를 조종, 선동, 방해하거나 기타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쟁의행위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관여행위를 함을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쟁의관계당사자에게 금액이나 수량이 특정되지 않은 금품을 전달한 것만을 가지고 바로 강력한 투쟁을 유도하거나 기타 쟁의행위에 영향을 미칠만한 개입행위를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개입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그 금품의 금액 또는 수량이나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나.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의 제3자 개입금지규정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삼권과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평등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배치되는 위헌의 규정이라고 보지 않는다.
참조조문
가.나.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나. 헌법 제11조, 제12조, 제21조, 제33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노동쟁의조정법과 같이 노사간의 노동쟁의를 규율하는 법규의 해석은 그 입법목적이 노동관계의 공정한 조정을 통하여 쟁의의 예방 또는 해결을 도모함에 있음에 비추어 노사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형평과 공정성을 유지하여야 함은 물론 제한이나 금지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지나친 확장 또는 유추해석을 하여서는 안된다.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는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나 당해 노동조합 또는 사용자 기타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 선동, 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제3자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위 규정이 금지하고 있는 개입이라는 개념 자체는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행위개념이긴 하나, 이 규정의 입법취지가 노사관계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당사자를 조종, 선동 또는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쟁의를 유발하거나 진행중인 쟁의를 확대, 과격화시키거나 또는 제압, 중단시키는 등 당사자간의 자주적인 쟁의해결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점과, 개입행위의 요건으로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당사자를 조종, 선동, 방해하거나 기타 이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이 금지하는 개입이란 쟁의행위에 관하여 당사자를 조종, 선동, 방해하거나 기타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쟁의행위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관여행위를 함을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서 원심은, ① 피고인이 1989.3.초순 일자불상경 세신실업주식회사 창원공장에서 파업과 직장폐쇄로 쟁의중인 위 회사의 쟁의행위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농성중인 위 회사 노조위원장등 노동조합원들에게 액수미상의 쟁의기금과 라면 등을 전달하여 강력한 투쟁을 하도록 유도한 사실과, ② 같은해 4.10. 12:30경부터 18:00까지 사이에 같은 곳에서 위 회사 교선부차장등 다수의 노조원들에게 사용자측의 회유나 강압적 수단에 굴하지 말고 강력하게 임금인상투쟁을 하라고 선동한 사실을 각 인정한 후, 피고인이 제3자로서 위 회사노동쟁의에 각 개입하여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규정에 위반하였다고 판단한 1심판결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위 ① 사실에 관하여 보건대, 이 판시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의 위 판시일시 및 장소에서 위 회사노조원들에게 액수미상의 쟁의기금과 라면을 전달하여 강력한 투쟁을 하도록 유도하였다는 것이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위 판시 일시 및 장소에서 돈과 라면을 전달한 것 외에 달리 강력한 투쟁을 유도하는 어떤 언동을 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원심은 피고인이 위 돈과 라면을 전달한 행위자체를 가리켜 강력한 투쟁을 유도한 행위로 판단한 취지이다. 그러나 쟁의관계 당사자에게 금액이나 수량이 특정되지 않은 금품을 전달한 것만을 가지고 바로 강력한 투쟁을 유도하거나 기타 쟁위행위에 영향을 미칠만한 개입행위를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개입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그 금품의 금액 또는 수량이나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은 액수미상의 쟁의기금과 라면이라고만 판시하여 그 금액이나 수량을 전혀 특정하지 않은 채 만연히 개입행위로 인정하고 있고기록을 살펴보아도 도대체 피고인이 위 판시 일시 및 장소에서 얼마만큼의 돈과 라면을 전달하였는지 확인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다. 물론 마창노련의 의장인 피고인이 쟁의현장에 나타나 금품을 전달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쟁의근로자들을 고무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여겨지나, 앞에서도 본 바와 같이 노동쟁의조정법이 금지하는 제3자 개입은 쟁의행위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관여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금액이나 수량이 확인되지 않은 금품을 전달한 것외에 달리 어떤 언동을 한 것이 없다면 피고인이 노조원 사이에 영향력이 크다는 것만으로 피고인에 한하여 개입의 죄책을 묻는 것은 부당하게 개입의 개념을 확대 해석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노동쟁의조정법의 제3자 개입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음에 ② 사실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유지한 1심판결 거시증거를 살펴보면 위 판시사실을 인정한 원심판단에 수긍이 가며,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 단서에 의하여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또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의 개입이 허용되고 있다고 하여도 피고인은 소론 전국 금속노동조합을 대표하여 판시 개입행위를 한 것은 아님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위 단서규정에 의하여 피고인의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논지는 이유없다.
(3) 이밖에 논지는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2의 제3자 개입금지규정은 위헌의 규정이라고 주장하나, 당원은 위 규정이 소론과 같이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과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평등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배치되는 위헌의 규정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 점에 관하여는 헌법재판소에서도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한 바 있다). 소론 논지는 받아 들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