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상고이유보충서와 상고이유추가보충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후의 것이므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논지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선박소유자인 피고는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만을 부담할 뿐이므로 상법상 선박소유자의 면책규정이나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상운송인이 화물을 운송중 운송인이나 그 사용인등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화물을 멸실 또는 훼손시킨 경우에 화주(한문생략)는 운송인에 대하여 운송계약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경합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할 것이므로 원심이 위와 같은 취지에서 화주인 소외극동석유주식회사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보험자대위권을 취득한 원고가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이 사건을 인용하였음은 정당하고 따라서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책임만이 있음을 전제로 위 상법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상고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는 1985.12.30. 소외 극동석유주식회사와 이 사건 벙커시(C)유를 피고소유의 선박인 진용호로 여수항에서 부산항으로 운송하기로 하는 해상운송계약을 구두로 체결하고 운송계약서는 1986.1.초에 작성하기로 약정한 사실, 위 선박이 1986.1.2. 부산앞 형제도 부근해상에 이르렀을 무렵 선장 등 선박사용인의 과실로 위 진용호를 암초에 좌초케 하여 위 화물이 전부 유실된 사실, 1986.1.4. 피고와 위 소외회사간에 체결된 유조선수송계약서(갑제1호증)의 제11조에는 선주는 위 계약에 의한 본선의 운항에 관하여 책임을 지며 소외회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기 또는 선장, 기타 선주의 고용원이 이 계약을 위반하거나 기타 이 계약상 본선의 역무수행에 있어서 소외회사에게 손해를 입힌 때에는 이를 배상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의 항변, 즉 피고는 선하증권의 규칙통일에 관한 국제협약에 따라 선박의 소유자로서 아무런 책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법 제787조의 면책규정 내지는 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규정에 따라 그 책임이 없거나 금 18,038,790원(1,202.586톤X15,000원)의 유한책임밖에 없다고 항변한 데에 대하여 이 사건 운송계약체결 당시 선하증권이 발행되었다거나, 운송계약상 면책약관을 두어 그 약관이나 상법상의 선박소유자의 면책규정 내지는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규정을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키로 하는 명시적 내지 묵시적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사고후 피고는 소외회사와의 사이에 유조선수송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선주의 항해과실면책포기 및 유한책임배제 특약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그 이유가 없다고 배척하고 있다. 살피건대, 상법상 선박소유자의 면책규정이나 유한책임 한도에 관한 규정은 선하증권상에 면책조항이나 책임제한에 관한 규정을 정한 경우가 아닌 한 오로지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에만 적용되고 일반적인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이를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키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이상 당연히 불법행위책임에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할 것이므로(
당원 1983.3.22. 선고 82다카1533 판결 참조) 원판시와 같이 위 소외회사와 피고간에 상법상 선박소유자의 면책규정이나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규정을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키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없었고 오히려 이러한 특칙을 배제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다면 위 상법규정은 이 사건 불법행위책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상법규정이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도 적용되는 것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