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료등]
판시사항
가. 개인의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란 두 법익이 충돌할 경우 그 조정방법
나. 타인의 명예훼손행위와 위법성의 조각
다. 잡지에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적 내용의 수기를 그대로 게재한 경우 발행인의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판결요지
가.
제9조 후단의 규정등에 의하면 표현의 자유는 민주정치에 있어 최대한의 보장을 받아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 등 사적 법익도 보호되어야 할 것이므로, 인격권으로서의 개인의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였을 때 그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사회적인 여러가지 이익을 비교하여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 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
나. 형사상이나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위 행위에 위법성이 없으며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다. 일정한 입장에 있는 인물에 관한 행위가 공적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신문에 비하여 신속성의 요청이 덜한 잡지에 인신공격의 표현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함에 있어서는 기사내용의 진실여부에 대하여 미리 충분한 조사활동을 거쳐야 할 것인바, 잡지발행인이 수기를 잡지에 게재함에 있어 그 내용의 진실성에 대하여는 전혀 검토하지 아니한 채 원문의 뜻이 왜곡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문장의 일부만을 수정하여 피해자가 변호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악덕변호사인 것처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그대로 잡지에 게재하였다면 잡지발행인으로서는 위 수기의 내용이 진실한 것으로 믿는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잡지에 이 수기를 게재하여 반포하였다면 위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 할 것이므로 위 잡지발행인은 위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참조조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학원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상기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4.12.11. 선고 84나178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우리 헌법 제20조 제1항(1980.10.27. 개정 공포된 헌법)도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표현의 자유의 보장에 있다고 해석된다. 그리고 헌법 제20조 제2항 전단에서는 “언론, 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가 민주정치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언론, 출판이 그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경우에는 법의 보장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하여 그 한계를 명시하고 있으며, 헌법 제20조 제2항 후단에서는 언론, 출판의 사후책임에 관하여 명문규정을 두고 있다.
한편 헌법 제9조 후단에서는 “모든 국민은......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하여 생명권, 인격권 등을 보장하고 있어 어떤 개인이 국가권력이나 공권력 또는 타인에 의하여 부당히 인격권이 침해행위의 배제와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그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민주정치를 유지함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언론, 출판 등 표현의 자유는 가끔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 등 인격권의 영역을 침해할 경우가 있는데 표현의 자유 못지않게 이러한 사적 법익도 보호되어야 할 것이므로 인격권으로서의 개인의 명예의 보호( 헌법 제9조 후단)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 헌법 제20조 제1항)이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였을 때 그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구체적인 경우에 사회적인 여러가지 이익을 비교하여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 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에서 볼 때 형사상이나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위 행위에 위법성이 없으며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격권으로서의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과의 조화를 꾀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발행의 월간잡지 “주부생활” 1982년 7월호에 게재된 소외 최인천의 수기는 원고가 수행한 소송과 관련하여 그가 변호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인물에 대한 평가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비평의 대상이 된다고 할수 있겠으나 이 사건 수기는 그 내용과 기술방법으로 보아 원고의 인격을 비방하는 인신공격의 표현이 상당히 포함되고 있어 그 수기의 게재가 오로지 공익을 위한 의도로서 행한 것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고, 진실성이 결여된 점은 위 수기의 제목 및 표현내용과 문면자체에 의하여 분명한 바이다.
그리고 일정한 입장에 있는 인물에 관한 행위가 공적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신문에 비하여 신속성의 요청이 덜한 잡지에 인신공격의 표현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함에 있어서는 기사내용의 진실여부에 대하여 미리 충분한 조사활동을 거쳐야 할 것인데 원심이 적법히 확정하고 있는 바와같이 피고가 이 사건 수기를 잡지에 게재함에 있어 그 내용의 진실성에 대하여는 전혀 검토하지 아니하고 원문의 뜻이 왜곡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문장의 일부만을 수정한 채 원고가 변호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악덕변호사인 것처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그대로 잡지에 게재하였다면 피고로서는 위 수기의 내용이 진실한 것으로 믿는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는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발행의 잡지에 이 사건 수기를 게재하여 반포함으로써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잡지의 발행자로서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헌법상의 언론자유와 불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수기는 객관적으로 발생한 사실을 보거나 체험한 사람이 그 체험과정에서 느낀점과 체험한 사실을 주관적으로 평가하여 기술하는 것이므로 취재기사와는 달리 객관적 진실에 부합할 것까지는 없고 주관적 진실에만 부합하면 된다거나, 수기의 내용에 사실과 다른 점이 있으면 그것은 작성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상고인의 상고논지는 독자적인 견해로서 채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