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판시사항
형사재판에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공2004하, 1290),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공2007상, 93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제작·공급한 이 사건 돌반지의 순도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92% 또는 95%에 불과한 사실은 분명하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위 순도와 달리 순도 99.9%의 돌반지를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돌반지에 24K 표시를 하였고 육각형 모양의 표시를 하였다. 그런데 당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제정한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에 관한 국가표준에 의하면 순금 제품은 24K 제품과 땜 가공품이 있는데, 24K 제품의 순도는 99.9% 이상으로서 그 표시는 ‘24K’ 또는 ‘999’로 표시하고, 땜 가공제품의 순도는 99.5% 이상이며 그 표시는 ‘995’로 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귀금속감정원은 ‘육각형 내 태극모양’의 형상을 공인 순금 검인 마크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돌반지에 24K 및 육각형 모양을 표시한 것은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순도 99.9% 이상의 순금으로 제작되었음을 표시한 것이라 봄이 경험칙상 옳다. 피고인은 이와 달리 단지 관행이라거나 금인데 18K가 아니라서 24K라고 표시하였고 육각형은 금이 나쁘다는 표시로 찍은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이는 피고인 스스로 국가표준 및 사단법인 한국귀금속감정원 공인 순금 검인 마크의 통상적인 사용에 배치되는 표시를 하였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의 주장 취지와는 달리 일반 수요자의 혼동을 초래하게 되어 그 진술 자체가 모순되므로, 피고인의 위 변소는 믿을 수 없다.
다. (1) 그리고 피해자는 2014. 1. 17. 피고인에게 순도 99.3%의 금목걸이를 교부하였다고 하면서 그 증거로 위 금목걸이의 순도에 관한 감정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금목걸이가 감정을 받은 금목걸이가 아니라거나 그 순도가 다르다고 다투면서도, 정작 피해자로부터 받은 금목걸이의 순도에 관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못하며,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제작한 이 사건 돌반지에는 위와 같이 순금 제품임을 전제로 한 24K 등의 표시를 하였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위 금목걸이의 순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을 쉽게 배척할 수 없다.
(2) 또한 피해자가 2014. 1. 25. 피고인에게 준 178만 원은 당시의 순금 시세 1돈당 178,000원을 그대로 반영하여 1돈 분량의 돌반지 10개에 해당하는 금액으로서, 비록 피고인이 그 돈으로 순금을 사지 아니하고 고금을 사서 돌반지를 제작하는 것을 피해자가 허용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는 처음부터 순금 돌반지의 제작을 의뢰하였다고 보인다. 고금 제품이라도 순도가 99.9%라면 이를 이용하여 제작한 돌반지의 순도가 낮아질 이유가 없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땜 가공제품을 구입함으로 인하여 순도 99.9%의 돌반지를 만들기 위하여 순금이 더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 비용 상당을 피해자에게 추가로 청구하면 될 뿐 아니라, 땜 가공제품이라도 순금의 순도는 99.5%이므로 이를 이용한 제품의 순도가 이보다 훨씬 낮아질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아도, 순금 시세에 해당하는 돈을 준 피해자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순도 92% 또는 95%에 불과한 이 사건 돌반지의 제작을 의뢰하였다거나 이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원심은, 순도가 낮은 고금을 맡기고 순금 금제품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에는 금 또는 현금을 분석료 명목으로 지급하는데, 피해자가 과거 피고인에게 돌반지 제작을 의뢰하면서 제공한 고금의 순도를 추정할 만한 자료가 없어 분석료를 산정하기 어렵고 분석료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것을 이 사건에서 순금 돌반지의 제작을 의뢰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과거의 사실관계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뿐 아니라,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고금을 맡기고 순금 금제품 제작을 의뢰할 경우에 피고인이 요구하는 금 또는 현금을 추가로 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고금을 이용하여 순금 금제품을 제작하는 경우에 관한 통상적인 거래에 부합하므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인이 위에서 본 것처럼 자신이 제작한 금반지에 순금 제품임을 나타내는 24K 등의 표시를 하여 피해자에게 공급하여 온 거래 형태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그 표시에 상응하는 제품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을 피해자로부터 받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에 반하며,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을 이유로 그 비용을 지급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것은 불합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