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판시사항
[1] 약관의 해석에 있어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2] 재해사망특약과 재해보장특약의 약관에서 주된 보험계약의 약관을 준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으나, 피보험자의 사망 등을 보험사고로 하는 주된 보험계약의 약관에 정한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은 자살이 보험사고에 포함될 수 있음을 전제로 보험금 지급책임의 면책과 그 면책의 제한을 다룬 것이므로 보험사고가 ‘재해를 원인으로 한 사망’ 등으로 제한되어 있어 자살이 보험사고에 포함되지 않는 재해사망특약 등에는 준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합리적이고, 그와 같이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상 위 준용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에 정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8. 10. 23. 선고 98다20752 판결(공1998하, 2730),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다35226 판결(공2005하, 1862),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72093 판결(공2007상, 498)
피고, 상고인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박동영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8. 10. 14. 선고 2008나5796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의 약관은 사망사고에 한정하여 보면 일반 생명보험약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그 보험금 지급사유를 사망의 원인이나 성격을 묻지 않고 ‘피보험자의 사망’으로 폭넓게 규정하면서 그러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다만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살한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하도록 하되, 계약의 책임개시일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는 그 면책을 허용하지 않고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살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이하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이라고 한다)을 둠으로써 「상법」제659조 제1항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각 특약은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과는 별도로 각각 추가 보험료를 납입하고 체결하는 특약으로서, 이 사건 각 특약의 약관에서 규정한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인 ‘재해’가 발생하고 그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하였을 경우 등을 보험사고로 정하고, 다시 그 재해의 종류를 재해분류표에서 일일이 열거함으로써, 일반 생명보험과는 달리 이 사건 각 특약의 약관에서 정한 재해를 원인으로 사망 등이 발생한 경우를 보험사고로 한정하여 그 약관에 의한 보험금을 별도 지급하겠다는 취지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표시하고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과 이 사건 각 특약은 서로 보험사고와 지급보험금을 달리하고 보험료도 달리하고 있으므로 이는 보험단체를 달리하는 상이한 보험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과 이 사건 각 특약의 명칭, 목적 및 취지, 각 관련 약관 규정의 내용과 표현 등을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여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과 이 사건 각 특약이 각각 규정하고 있는 보험사고 및 보험금 등에 관한 위와 같은 차이점은 쉽고 명확하게 이해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즉, 평균적인 고객으로서는, 자살 등을 포함하여 피보험자의 사망을 폭넓게 보험사고로 보는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만으로는 소정의 사망보험금밖에 지급받을 수 없으나, 이와 달리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한 사망”을 보험사고로 보는 이 사건 각 특약에 가입할 경우에는 별도의 재해사망보험금 등이 추가로 지급된다는 점을 알고 별도의 추가 보험료를 납입하면서 이 사건 각 특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이 사건 각 특약의 약관에서 정한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자살은 이 사건 각 특약에 의하여 보험사고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위 각 특약 체결시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던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에서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을 두고 있고, 이 사건 각 특약의 약관에서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의 약관을 준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이하 ‘이 사건 주계약 준용규정’이라고 한다)을 두고 있으므로, 이 사건 주계약 준용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의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이 이 사건 각 특약에 준용되는지 여부가 약관의 해석상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주계약 준용규정은, 어디까지나 그 문언상으로도 “특약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 주계약 약관을 준용한다는 것이므로 “특약에서 정한 사항”은 주계약 약관을 준용할 수 없음은 명백하고, 이 사건 각 특약이 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한하여 이 사건 각 특약의 본래의 취지 및 목적 등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의 약관 조항들을 준용하는 취지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이러한 해석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계약 약관에서 정한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은 자살이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포함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면책 및 그 제한을 다룬 것이므로, 보험사고가 재해를 원인으로 한 사망 등으로 제한되어 있어 자살이 보험사고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각 특약에는 해당될 여지가 없어 준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며 이 사건 각 특약의 취지에도 부합된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평균적인 고객의 입장에서도 스스로 이 사건 각 특약의 본래 취지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데도, 보험자가 이 사건 각 특약의 약관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각 특약의 주계약 준용조항이 어떠한 조항들을 준용하는지 일일이 적시하지 않은 점을 이유로 이 사건 각 특약의 보험사고의 범위를 재해가 아닌 자살에까지 확장하려고 해석하는 것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당초 이 사건 각 특약의 체결시 기대하지 않은 이익을 주게 되는 한편, 이 사건 각 특약과 같은 내용의 보험계약에 가입한 보험단체 전체의 이익을 해하고 보험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무리한 부담을 지우게 되므로 결코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특약에 이 사건 주된 보험계약의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이 준용되지 아니한다고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상,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제5조 제2항에 정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55005 판결은, 이 사건과는 달리 주된 보험계약이 “재해”의 범주에 속할 수 있는 “교통재해” 등을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고, 특약은 그 교통재해가 포함될 수 있는 “재해”를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는 관계로, 전자에 관하여 보험사고의 범위를 확장한 규정이 후자에 관하여도 준용될 수 있다고 봄이 합리적인 보험 약관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사건 주된 계약의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이 이 사건 주계약 준용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각 특약에 준용됨으로써 재해가 아닌 자살이 이 사건 각 특약에 의하여 보험금 지급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데에는, 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