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배임]
판시사항
[1] 영업비밀을 유출하거나 회사로부터 무단 반출한 경우 업무상배임죄의 기수시기 및 영업비밀은 아니지만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무단반출하거나 적법하게 반출한 영업비밀 등을 퇴사시 반환·폐기의무에 위배하여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반환·폐기하지 않은 행위가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2] 회사직원이 퇴사시 업무관련 파일들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폐기하지 않고 계속 보관하다가 경쟁업체에 반출한 사안에서, 위 파일들이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면, 위 파일들의 각 반출행위 또는 파일들의 미반환·미폐기 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며,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
[2] 회사 관련 파일에 관한 보안준수서약서 또는 비밀유지서약서, 고용계약에 따른 부수적 의무 내지 신의칙상 퇴사시 위 파일들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고,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업무용 자료의 반출을 용인하고 있음에도, 회사직원이 회사의 승낙을 받지 않은 채 위 파일들을 반출하고, 퇴사시에 위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위 파일들을 폐기하지 않고 계속 보관하여 위 파일들 중 일부를 경쟁업체에 반출한 사안에서, 위 파일들이 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면, 위 파일들의 각 반출행위 또는 파일들의 미반환·미폐기 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태일 담당변호사 장해창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가. 업무상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데, 여기에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고( 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도4704 판결 등 참조),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한다( 대법원 2003. 10. 30. 선고 2003도4382 판결 참조).
따라서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대법원 2003. 10. 30. 선고 2003도4382 판결 참조),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며(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도7962 판결 참조),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족한바, 피고인이 배임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하는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 외부로 반출하였음은 인정하면서도 그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부인하고 있으므로, 업무상배임의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들은 공소외 1 주식회사 입사시 또는 재직 중에 “업무상의 비밀사항은 물론이고 기타 회사의 업무에 대해서도 결코 누설하지 아니할 것과 퇴직 후라도 일체 이를 누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 또는 “본인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득한 회사의 기밀을 재직 중 또는 퇴직 후 공소외 1 주식회사 임직원 및 어떤 제3자에게도 누설하지 않을 것과 보안준수사항을 지킬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보안준수서약서 또는 비밀유지서약서 등을 각 작성한 점, 피고인 2의 경우 그 비밀유지서약서에 “퇴사나 업무 변경시 모든 자료를 회사에 반환하겠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퇴사시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이 분명하고, 피고인 1과 피고인 3의 경우에도 그들이 작성한 서약서 등에 그러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고용계약에 따른 부수적 의무로서 내지는 신의칙상 퇴사시에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다고 보이는 점, 한편 공소외 1 주식회사는 그 직원들에게 보안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였고 업무용 자료의 사외 반출을 금지하면서, 다만 재택근무 등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업무용 자료의 반출을 용인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파일들 반출 경위에 관한 피고인 1이나 피고인 3의 각 진술들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은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이 사건 파일들을 반출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들은 이 사건 파일들을 반출함에 있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승낙을 받지 않았음에도, 공소외 1 주식회사 퇴사시에 “본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재직할 당시 업무와 관련한 문서, 도면, 파일 등을 정당한 권한 없이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서약서가 첨부된 사직서를 공소외 1 주식회사에게 제출하여 이 사건 파일들의 반출사실을 고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파일들을 폐기하지 않고 퇴사 후에도 계속 보관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 2와 피고인 3은 공소외 8 주식회사 입사 후 이 사건 파일들 중 일부를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컴퓨터에 옮겨 놓은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 외부로 반출할 당시 피고인들에게는 향후 공소외 1 주식회사과 무관하게 이 사건 파일들을 사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함이 상당하여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가사, 피고인 2의 경우 그 주장과 같이 순전히 재택근무 등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이 사건 파일들을 반출한 것이어서 그 반출행위에 있어서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더라도, 그 공소사실에 적시된 퇴사시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를 위반한 행위가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여기에는 미필적으로나마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수 없는 사정들이거나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사정들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파일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파일들의 각 반출행위 또는 피고인 2의 이 사건 파일들의 미반환, 미폐기 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속단하여 이 사건 파일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 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재직 중의 영업비밀 등의 반출 또는 퇴사시의 영업비밀 등의 미반환, 미폐기로 인한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배임행위 내지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