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
판시사항
[1] 조세의 확정에는 지장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그 징수만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 조세포탈죄의 성립 여부(한정 적극) 및 그 요건
[2] 허위의 수출계약서를 작성하여 외화획득용 원료구매승인서를 발급받아 영세율로 금괴를 구입한 사람이 이를 가공·수출하지 않은 채 구입 즉시 구입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국내 업체에 과세금으로 전량 판매하면서 공급가액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가산한 금원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단 3개월간만 금괴의 구입 및 판매 영업을 한 후 곧 폐업신고를 하여 매수인으로부터 징수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은 행위가 조세포탈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대외무역법 위반죄와 조세범처벌법 위반죄의 관계
[4]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연간 포탈세액 등’의 의미
[5] 사업자가 폐업한 경우 부가가치세 포탈의 범칙행위의 기수시기
[6]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을 적용함에 있어 해당 연도분 부가가치세 중 제1기분 부가가치세 포탈범행과 제2기분 부가가치세 포탈범행이 각각 같은 연도에 기수에 이른 경우, 전부를 포괄하여 하나의 죄로 의율하여야 함에도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단한 원심판결을 직권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과세표준을 제대로 신고하는 등으로 조세의 확정에는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지만 조세범처벌법 제9조의3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의 기수시기에 그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고 그것이 조세의 징수를 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결과인 경우에도 조세포탈죄가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조세의 확정에는 지장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그 징수만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가 조세포탈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행위의 동기 내지 목적, 조세의 징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된 이유와 경위 및 그 정도 등을 전체적, 객관적,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처음부터 조세의 징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그 재산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은닉 또는 탈루시킨 채 과세표준만을 신고하여 조세의 정상적인 확정은 가능하게 하면서도 그 전부나 거의 대부분을 징수불가능하게 하는 등으로 과세표준의 신고가 조세를 납부할 의사는 전혀 없이 오로지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의도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질에 있어서는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아니한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대법관 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박일환, 전수안의 별개의견 부가가치세와 같은 신고납세방식의 조세에 있어서는 납세의무자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에 의하여 그 조세채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므로, 그 과세표준 및 세액을 신고할 때에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과세대상이 되는 공급가액 또는 거래내역 등을 실질 그대로 신고함으로써 정당한 세액의 조세채권이 확정되는 데 어떠한 방해나 지장도 초래하지 않았다면, 설사 납세의무자가 과세표준의 신고 이전에 조세를 체납할 의도로 사전에 재산을 은닉·처분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의하여 조세포탈의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허위의 수출계약서를 작성하여 외화획득용 원료구매승인서를 발급받아 영세율로 금괴를 구입한 사람이 이를 가공·수출하지 않은 채 구입 즉시 구입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국내 업체에 과세금으로 전량 판매하면서 공급가액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가산한 금원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단 3개월간만 금괴의 구입 및 판매 영업을 한 후 곧 폐업신고를 하여 매수인으로부터 징수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은 행위가 조세포탈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대외무역법 위반죄는 대외무역의 진흥을 통한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상 확대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죄는 조세의 적정한 징수·부과를 통한 국가 조세수입의 확보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위 대외무역법 위반죄는 법률이 예정하고 있는 외화획득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처벌되는 것임에 비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죄는 조세의 부과 및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이므로, 양자는 그 직접적인 보호법익, 위반행위의 내용 및 태양, 가벌성의 근거 및 정도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행위로 인한 범죄이다.
[4]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연간 포탈세액 등’은 각 세목의 과세기간 등에 관계없이 각 연도별(1. 1.부터 12. 31.까지)로 포탈한 또는 부정 환급받은 모든 세액을 합산한 금액을 의미한다.
[5] 부가가치세 포탈의 범칙행위는 부가가치세법 제3조 및 제19조의 각 규정에 의하여 각 과세기간별로 그 과세기간 종료 후 25일의 신고·납부기한이 경과함으로써 기수에 이른다고 할 것이고, 과세기간은 통상의 경우 제1기분은 1. 1.부터 6. 30.까지, 제2기분은 7. 1.부터 12. 31.까지이나( 같은 법 제3조 제1항), 사업자가 폐업한 경우에는 폐업일이 속하는 과세기간의 개시일로부터 폐업일까지( 같은 법 제3조 제3항)로 정해져 있으므로, 사업자가 폐업한 경우 부가가치세 포탈의 범칙행위는 폐업일로부터 25일의 신고·납부기한이 경과함으로써 기수에 이른다.
[6]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을 적용함에 있어 해당 연도분 부가가치세 중 제1기분 부가가치세 포탈범행과 제2기분 부가가치세 포탈범행이 각각 같은 연도에 기수에 이른 경우, 전부를 포괄하여 하나의 죄로 의율하여야 함에도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단한 원심판결을 직권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도759 판결(공1994하, 2148),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1도3797 판결(공2003상, 871),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272 판결 / [3] 대법원 1991. 9. 13. 선고 91도1471 판결(공1991하, 2571), 대법원 1993. 6. 22. 선고 91도3346 판결(공1993하, 2183) / [4] 대법원 2000. 4. 20. 선고 99도3822 전원합의체 판결(공2000상, 1225), 대법원 2002. 7. 23. 선고 2000도746 판결(공2002하, 2115) / [5] 대법원 2002. 7. 23. 선고 2000도746 판결(공2002하, 2115),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오2 판결(공2006하, 1948)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가. 조세범처벌법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1)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는 조세의 적정한 부과·징수를 통한 국가의 조세수입의 확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 조세의 징수는 납세의무자의 납세신고나 과세관청의 부과처분 등에 의하여 조세채권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므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위와 같은 조세의 확정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경우에는 그에 따라 조세의 징수 역시 당연히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어 국가의 조세수입이 침해된다는 의미에서 조세포탈죄를 구성한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고, 나아가 비록 과세표준을 제대로 신고하는 등으로 조세의 확정에는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지만 조세범처벌법 제9조의3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의 기수시기에 그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고 그것이 조세의 징수를 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결과인 경우에도 조세포탈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조세가 일단 정당하게 확정되면 국세기본법 제38조 이하의 제2차 납세의무에 의한 납세의무자의 확장과 같은 법 제42조의 물적 납세의무 및 일반채권에 대한 국세의 우선권의 보장, 그리고 체납처분을 통한 국세의 강제징수절차 등 조세채권의 만족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한편, 조세범처벌법 제12조 제1항이 체납자 또는 체납자의 재산을 점유하는 자가 조세를 면탈할 또는 면탈케 할 목적으로써 그 재산을 장닉(藏匿), 탈루하거나 또는 허위의 계약을 하였을 때를 체납자 등의 불법행위로서 따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세의 확정에는 지장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그 징수만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가 조세포탈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행위의 동기 내지 목적, 조세의 징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된 이유와 경위 및 그 정도 등을 전체적, 객관적,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처음부터 조세의 징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그 재산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은닉 또는 탈루시킨 채 과세표준만을 신고하여 조세의 정상적인 확정은 가능하게 하면서도 그 전부나 거의 대부분을 징수불가능하게 하는 등으로 과세표준의 신고가 조세를 납부할 의사는 전혀 없이 오로지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의도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질에 있어서는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아니한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도759 판결,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1도3797 판결 등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 함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다른 어떤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견해를 표명하여 왔는바, 이러한 판시가 조세포탈죄의 보호법익이 조세채권의 확정만으로 한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님은 그 판문상 명백할 뿐 아니라, 조세의 징수의 불가능 등은 따로 문제가 되지 않은 사안에서의 판시이었으므로 앞에서의 설시가 종래 대법원이 표명하여 온 견해와 모순·저촉되거나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허위의 수출계약서를 작성하여 외화획득용 원료구매승인서를 발급받아 영세율로 금괴를 구입하고서도 이를 가공·수출하지 않은 채 구입 즉시 구입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국내 업체에 과세금으로 전량 판매하면서 공급가액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가산한 금원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단 3개월간만 금괴의 구입 및 판매 영업을 한 다음 곧 폐업신고를 하였고, 금괴의 판매대금이 판매법인 계좌로 입금될 때마다 곧바로 이를 전액 인출하여 법인 명의의 재산을 거의 남겨두지 않았던 사실, 위 거래 중 일부 거래에 관하여는 그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행·교부하고 과세표준 및 세액신고서를 제출하였지만, 결국은 피고인들의 당초 의도대로 1999년도 제1기분 부가가치세 6,327,069,254원, 제2기분 부가가치세 531,223,900원을 그 납기에 납부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거래방식은 처음부터 정당한 세액의 납부를 전제로 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서, 결국은 거래상대방으로부터 거래징수하는 한편 과세관청에 대하여는 책임재산의 의도적인 산일과 그에 이은 폐업신고에 의하여 그 지급을 면하는 부가가치세 상당액이 위 거래에서 상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윤의 원천이자 거래의 동기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또한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일부 거래에 관하여는 그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행·교부하고 과세표준 및 세액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조세의 확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는 최종적으로는 피고인들로부터 금괴를 구입한 과세사업자가 과세관청으로부터 자신들이 피고인들에게 거래징수당한 부가가치세를 매입세액으로 공제받거나 환급받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줌으로써 오히려 현실적인 조세수입의 감소나 국고손실을 초래한다는 의미 밖에는 없는 것이어서, 이를 전체적·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부가가치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의도로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징수한 부가가치세액 상당 전부를 유보하지 아니한 채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형식적으로만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실질에 있어서는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아니한 것과 아무런 다를 바가 없고, 그에 따라 국가가 그 부가가치세를 징수하지 못한 이상 피고인들의 행위는 앞에서 본 법리에 따라 조세포탈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피고인들의 일련의 행위가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즉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조세범처벌법상 조세포탈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상적 경합 및 면소판결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대외무역법 위반죄는 대외무역의 진흥을 통한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상 확대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반하여 이 사건 조세범처벌법 위반죄는 조세의 적정한 징수·부과를 통한 국가 조세수입의 확보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위 대외무역법 위반죄는 법률이 예정하고 있는 외화획득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처벌되는 것임에 반하여 이 사건 조세범처벌법 위반죄는 조세의 부과 및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이므로, 양자는 그 직접적인 보호법익, 위반행위의 내용 및 태양, 가벌성의 근거 및 정도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행위로 인한 범죄라고 볼 것이다. 피고인 1이 허위의 수출신고서를 작성하여 외화획득용 원료구매승인서를 발급받고 그 수입에 대응하는 외화획득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대외무역법 위반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이미 판결이 확정된 바 있으나, 위 각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행위 전체를 놓고 평가하여 볼 때, 위 대외무역법 위반행위와 이 사건 조세포탈 범행 상호간에는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위 확정 판결의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 동일하므로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는 피고인 1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상상적 경합 및 면소판결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