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법상의 화해계약을 체결한 경우 당사자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고, 다만 화해 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취소할 수 있으며, 여기서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4. 11. 선고 95다48414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피고 사이의 이 사건 합의는 원고가 '조류둥지방지용 완금커버'에 관한 피고의 특허청등록 제104635호 및 제108538호 실용신안권을 침해하고, 또 피고가 전선절연호스에 관하여 1997. 5. 6. 의장등록출원(제8964호) 및 실용신안등록출원(제9910호)을 하고, 1997. 10. 1. 다시 3개의 의장등록출원(제20778호, 제20779호, 제20780호)을 한 후 이를 제작·판매하면서 1997. 10. 28.자로 조기공개신청을 하였는 데도 원고가 이를 침해하여 그 등록대상 물품과 유사한 물품을 제작·판매함으로 인하여 피고가 입게 된 손해를 보상하는 대신 원고의 형사처벌을 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가 유효한 실용신안등록 및 의장등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민법상의 화해계약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피고가 보유하고 있는 실용신안등록 및 의장등록 중 완금커버에 관한 제104635호 실용신안등록의 등록청구 범위 제1항의 고안 부분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제2항의 고안 부분은 여전히 유효하고, 제108538호 실용신안등록과 전선절연호스에 관한 의장등록 및 실용신안등록이 무효라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결국, 피고의 위 실용신안등록과 의장등록의 효력이 대부분 유지되고 있는 이상 원고에게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인 피고의 실용신안등록과 의장등록의 효력 여부에 관하여 중요부분의 착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 원고가 제작하던 완금커버의 고안이 제108538호 고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화해의 목적인 분쟁 자체에 관한 착오를 주장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733조에 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화해계약에 대한 취소주장을 배척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 제품의 제조고안에 관한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권리침해요건, 화해계약의 전제사실 및 계약 내용의 해석, 실용신안등록의 유효 여부, 공지공용의 의장등록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소장과 2001. 4. 16.자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화해계약이 심히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가 2001. 11.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965면) 착오로 인한 취소주장만 유지함으로써 위 무효 주장을 철회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원심판결에 무효주장에 대한 판단유탈의 위법이 없다.
3. 하나의 법률행위의 일부분에만 취소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법률행위가 가분적이거나 그 목적물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나머지 부분이라도 이를 유지하려는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 그 일부만의 취소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그 일부의 취소는 법률행위의 일부에 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44737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화해계약은 원고가 피고의 '조류둥지방지용 완금커버'에 관한 제104635호 및 제108538호 실용신안등록과 전선절연호스에 관하여 출원된 1개의 실용신안등록과 4개의 의장등록을 침해하여 등록대상과 유사한 물품을 제작하여 판매함으로써 피고가 입게 된 손해를 포괄적으로 보상함과 동시에 자신의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하여 체결한 것이지 실용신안이나 의장등록별로 그 침해에 따른 피해금액을 따로 산정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화해계약이 가분적이거나 그 목적물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실용신안등록과 의장등록의 효력 여부에 관하여 중요부분의 착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취소주장을 전부 배척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일부 취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