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등]
판시사항
도급인이 도급계약 해지 후 후속공사를 속행하지 않아 수급인이 공사현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공사자재를 회수해 갈 수 없게 되었다면 도급인은 법률상 원인 없이 공사자재를 점유ㆍ사용하여 그 임료 상당의 이득을 얻고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공사자재가 후속공사의 완료시까지 잠정적으로 공사현장의 붕괴를 막는 용도로 사용되지만, 후속공사가 완료되면 수급인이 이를 공사현장에서 회수해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 도급인이 도급계약 해지 후 후속공사를 속행하지 아니한 채 공사현장을 그대로 방치하여 수급인이 위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공사자재를 회수해 갈 수 없게 되었다면 도급인은 법률상 원인 없이 공사자재를 점유ㆍ사용하여 그 임료 상당의 이득을 얻고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상고인
섬진건설 주식회사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코레트신탁 (변경 전 상호 : 대한부동산신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푸른 담당변호사 노정석)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 1. 7. 6. 선고 2000나1115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8년 3월 말경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완료하였는바, 그 공사과정에서 지하 터파기 및 흙막이 등을 하면서 현장에 설치한 자재 중 복공판 21t, 주행보 31t, 아이빔 11t, 에이치빔 522t 등은 지하 부분이 붕괴되지 않도록 설치된 것들로서 옹벽공사 등 후속공사가 속행되면 원고가 이를 회수하여 가도록 되어 있는 것들인데, 피고가 그와 같은 후속공사를 하지 않아 원고가 이를 회수하지 못함으로써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공사자재를 점유·사용하여 지하 공사현장이 붕괴되지 않고 계속 지탱되도록 함으로써 위 자재에 관한 임료 상당의 이득을 얻고 있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가 위 자재들을 점유·사용하고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심이 피고가 위 자재들을 점유·사용하고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조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즉, 갑 제17호증의 1(입증서), 을 제12호증의 1 내지 3(각 공사촉구지시), 4(건축공사 위해방지의무 이행명령), 을 제13호증의 1, 2(각 책임시공 이행촉구), 을 제14호증(공사도급계약 해지통보), 을 제16호증의 1 내지 3(각 공사감리보고서), 을 제18호증(건설업면허상실업체 사실확인원)의 각 기재 및 갑 제12호증의 1 내지 5(각 사진)의 각 영상과 제1심 증인 소외 1, 소외 2, 원심 증인 소외 3의 각 증언 등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맡아 지하 터파기 및 흙막이 공사를 시행하면서 지하 공사현장의 붕괴를 막기 위하여 다수의 복공판, 주행보, 아이빔, 에이치빔 등을 설치하여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한 사실, 위 공사자재 중 상당수는 건축공사의 속행으로 지하 바닥의 슬라브공사 및 옹벽공사가 마무리되어 지하 공사현장의 붕괴 위험이 없어지게 되면 후속공사의 속행을 위하여 현장에서 회수되는 것으로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고, 자재의 성질상 이를 회수하여 다른 공사현장에 거듭 사용할 수 있는 사실, 원고가 지하 바닥의 슬라브공사 및 옹벽공사가 시행되기 전에 위 공사자재를 일방적으로 회수하여 가는 경우 공사현장의 붕괴는 물론 이로 인하여 인근 건물이 붕괴될 위험이 매우 높아 위 공사현장 부지의 소유자이자 건축주인 피고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위와 같은 슬라브 및 옹벽공사를 완료하여 붕괴 위험을 없애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로서는 사실상 위 자재를 회수해 갈 수 없는 상태인 사실, 피고는 홍인건설에게 이 사건 신축공사를 도급하여 수행하도록 하다가 1998. 7. 1.경 홍인건설이 신축공사를 중단하고 현장 인력을 철수함으로써 공사현장이 무단히 방치되기에 이르자 1998. 9. 26.경 수급인인 홍인건설의 계약위반 및 공사이행능력이 없음을 들어 이 사건 신축공사의 도급계약을 해지한 사실, 원심 변론종결 당시까지도 원고 주장의 자재 중 상당수가 공사현장에 그대로 설치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적어도 위 도급계약 해지 후에는 이 사건 공사현장을 그 지배하에 두고 위 공사자재 중 상당수를 점유하여 공사현장의 붕괴를 막는 용도로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원고 주장의 자재를 점유·사용하고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부당이득에 관한 나머지 요건사실의 존부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이 부분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으니, 원심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부당이득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