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판결에 의할 때 소멸시효 완성 후 채무승인은 소멸시효이익포기로 추정할 수 없고 소멸시효이익 포기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보장된 시효이익의 포기라는 법적 효과를 의욕하는 효과의사의 표시가 있어야 함
상세내용
| 사건 | 2025가단93588 근저당권말소 |
|---|---|
| 원고 | 대한민국 |
| 피고 | 이AA 외 1명 |
| 변론종결 | 2026. 5. 12. |
| 판결선고 | 2026. 6. 9. |
1. 유CC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가. 피고 이AA은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등기과 2003. 12. 10. 접수 제13xxxx호로 마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나. 피고 전BB는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등기과 2008. 7. 2. 접수 제61xxx호로 마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각 이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가. 피고 이AA은 천안시 ### ### 467 답 2,767㎡ 및 천안시 ### ### 468-15 유지 116㎡(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 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등기과 2003. 12. 10. 접수 제13xxxx호로 2003. 12. 10.자 설정계약을 등기원인으로 하여 채권최고액 400,000,000원, 채무자 유CC, 근저당권자 이AA으로 하는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나. 피고 전BB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등기과 2008. 7. 2. 접수 제61xxx호로 2008. 7. 1.자 설정계약을 등기원인으로 하여 채권최고액 350,000,0000원, 채무자 유CC, 근저당권자 전BB로 하는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다. 원고는 유CC에 대한 국세채권 합계 124,879,420원을 징수하기 위하여 2024. 2. 19. 그 산하 천안세무서장을 통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압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 을 2, 변론 전체의 취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과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은 2003. 12. 10., 2008. 7. 1. 각 설정되었는바,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13. 12. 10.경, 2018. 7. 1.경 그 각 피담보채무의 소멸시효가 각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유CC에 대하여 국세채권을 갖고 있으므로 그 보전을 위해 유CC를 대위하여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과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의 말소를 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CC에게 피고 이AA은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피고 전BB는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각 이행할 의무가 있다.
가. 피담보채권의 변제기에 관한 주장
피고들은,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은 유CC와 함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한 피고 이AA의 투자금을,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은 유CC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유CC의 지분을 매수한 피고 전BB의 투자금을 각 담보하기 위해 설정된 것으로, 유CC와 피고들은 그 각 피담보채권의 이행기를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처분 시점 이후로 합의하였는바,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아직 처분되지 않았으므로 그 각 피담보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민법 제166조는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한이 있는 채권의 소멸시효는 이행기가 도래한 때부터 진행하지만, 그 이행기가 도래한 후 채권자와 채무자가 기한을 유예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유예된 때로 이행기가 변경되어 소멸시효는 변경된 이행기가 도래한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 이와 같은 기한 유예의 합의는 명시적으로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가능한데, 계약상의 채권관계에서 어떠한 경우에 기한 유예의 묵시적 합의가 있다고 볼 것인지는 계약의 체결경위와 내용 및 이행경과, 기한 유예가 채무자의 이익이나 추정적 의사에 반하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다274904 판결 등 참조).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유CC가 2003. 10. 13. 김명섭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 전BB가 2008년경 유CC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유CC 지분에 해당하는 1/2 지분을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유CC와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과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의 각 피담보채권의 이행기를 유예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채무승인 내지 시효이익 포기 주장
피고들은, 유CC가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과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의 각 피담보채무를 승인하거나 시효이익을 포기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채무승인과 시효이익 포기는 서로 구별되어야 하는 개념이다.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채무승인은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할 자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관념의 통지이다. 시효이익 포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알면서 이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의사표시이다. 이처럼 시효이익 포기는 단순히 채무에 관한 인식을 표시하는 것을 넘어, 자신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시효이익의 포기라는 법적 효과를 의욕하는 효과의사의 표시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채무승인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이러한 효과의사는 채무자에게 불리한 법적 결과를 채무자의 자기결정에 따라 정당화하는 시효이익 포기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는 채무승인 행위에는 요구되지 않는 요소이므로,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승인 행위가 있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을 제4,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유CC가 2021. 3.경 피고들에게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과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의 각 피담보채무를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각서들은 이 사건 1순위 근저당권과 이 사건 4순위 근저당권의 각 설정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21. 3.경 작성된 것이므로, 유CC가 위 각서를 작성한 것은 시효완성 후의 채무승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유CC가 피고들에게 단순히 채무에 관한 인식을 표시하는 것을 넘어 자신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시효이익의 포기라는 법적 효과를 의욕하는 효과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