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치상)]
판시사항
1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의 합동범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
2 강간범행에 대하여 공모·협동관계가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7조의 죄를 범함으로써 특수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모와 객관적 요건으로서의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하는바, 그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어서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가공의사가 암묵리에 상통하여도 되고 반드시 사전에 모의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그 실행행위는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다고 볼 정도에 이르면 된다.
2 강간범행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소정의 특수강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판례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여춘동 외 1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1997. 6. 17. 선고 97노9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피고인들은 제1심 공동피고인과 함께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공모·합동하여, 1996.10.4. 22:00경 경북 성주군 금수면 소재 피고인 1의 집에서 피고인 1은 피해자에게 옷을 벗으라고 하면서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4회 때리고, 이에 피해자가 강간을 당하지 않으려고 집 밖으로 도피하자, 피고인 2는 피해자를 쫓아가 발로 피해자의 배와 등을 각 1회 걷어차면서 "왜 안 대어 주느냐, 내가 여자라면 대어 주겠다."고 말하고, 위 제1심 공동피고인는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3회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피해자를 피고인 1이 있는 방으로 밀어 넣은 뒤, 피고인 2,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은 그 옆방에서 피해자가 도망하지 못하게 망을 보고, 피고인 1은 피해자를 방안으로 끌고 들어가 강제로 옷을 벗겨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를 1회 간음하여 강간하고, 그 다음날 03:30경 위와 같이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다시 1회 간음하여 강간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처녀막파열상을 입게 한 것이다.
제1심은 피고인들과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공모·합동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된 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치상)의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나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고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없는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등)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등)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원심은 공소사실 중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그녀를 피고인 1이 있던 방으로 밀어 넣었다는 점 및 피고인 2와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그 옆방에서 피해자가 도망하지 못하도록 망을 보았다는 점은 인정되지 아니하고, 다만 제1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 및 제1심 증인 신상태의 진술에 의하면 ① 피해자는 1996. 10. 4. 10:40경 초등학교 친구인 위 제1심 공동피고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피고인들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을 만나 함께 놀러 다니다가 같은 날 20:50경 피고인 1의 집에 도착하여 그 곳 작은방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놀게 되었는데, 피고인 1은 같은 날 22:00경 피고인 2와 위 제1심 공동피고인에게 옆방에 가서 자라고 한 다음 피해자에게 성교를 요구하면서 옷을 벗기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생리중이라는 이유로 거절하자 화가 나서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몇 대 때린 사실, ② 이에 피해자가 집에 돌아가겠다면서 집 밖으로 나가버리자 피고인 2는 피해자를 쫓아가 그녀에게 "왜 안 대어 주느냐, 내가 여자라면 대어 주겠다."고 하면서 발로 그녀의 배와 등을 1회씩 찬 사실, ③ 그러자 피해자는 집에 돌아가기를 단념하고 피고인 2를 따라 피고인 1이 있는 방으로 돌아왔는데, 그 때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은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뺨을 몇 대 때린 다음 피고인 2와 함께 옆방으로 돌아간 사실, ④ 그 후 피고인 1은 작은방에서 피해자와 1회 성교한 다음 함께 잠을 자다가 다음날 03:30경 다시 그녀와 1회 성교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 1이 피해자를 간음하기에 앞서 피고인 2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행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 2가 한 폭행의 동기·시각·장소, 그 후의 피해자의 태도,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정도, 피고인 1이 피해자를 간음한 경위, 피고인 1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설사 피고인 1의 간음이 강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인 2와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1의 강간을 방조하였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위 피고인과의 협동관계에서 강간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 2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피고인 1과 합동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에 대한 강간범행은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소정의 특수강간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형법 제297조 소정의 강간죄 또는 그 방조범에 해당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본 다음 피해자측이 이미 제1심법원에 피고인들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에 해당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7조의 죄를 범함으로써 특수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공모와 객관적 요건으로서의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하는바, 그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어서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가공의사가 암묵리에 상통하여도 되고 반드시 사전에 모의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그 실행행위는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다고 볼 정도에 이르면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7. 12. 선고 95도2655 판결, 1996. 3. 22. 선고 96도313 판결, 1992. 7. 28. 선고 92도91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1이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하다가 피해자가 도망가자 피고인 2는 피해자를 뒤쫓아가 붙잡은 다음 피고인 1과 성교를 할 것을 강요하면서 발로 그녀의 배와 등을 1회씩 차 피해자가 도망가기를 단념하자 그녀를 피고인 1의 집으로 데리고 왔고,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 1의 방으로 돌아오자 피해자를 폭행하였고, 이어 피고인 2와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은 피고인 1이 피해자를 간음하는 동안에 바로 그 옆방에 함께 있었다는 것이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은 1996. 10. 4. 10:00경 피고인 1으로부터 성교를 하고 싶으니 여자를 소개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피해자를 소개하여 주었을 뿐 아니라, 피해자가 강간당하지 않으려고 도망하였다가 피고인 2에게 붙잡혀 피고인 1의 방으로 돌아오자 그 곳에서 피해자에게 피고인 1과 성교를 할 것을 강요하면서 피해자의 뺨을 3회 때리고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음을 알 수 있다(수사기록 8면, 85 내지 86면).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들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간에는 강간범행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가 암묵리에 상통하였다고 할 것이고, 한편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강간당하지 않으려고 도망가는 피해자를 붙잡아 위 피고인과 성교를 할 것을 강요하면서 폭행을 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도망가는 것을 단념하게 한 후 그녀를 피고인 1이 있는 방으로 데려왔고, 위 제1심 공동피고인 역시 피해자에게 피고인 1과 성교를 할 것을 강요하면서 피해자를 폭행하였고, 피고인 1이 피해자를 간음하는 동안 피고인 2와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이 바로 그 옆방에 있었던 이상 피고인 2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은 강간죄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 할 것이고 그 실행행위의 분담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피고인 1과 협동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 2 및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의 행위는 피고인 1의 강간범행을 방조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피고인 1과의 협동관계에서 강간죄의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들의 강간범행이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의 특수강간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데에는 합동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