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2점에 대하여 공사도급계약과 관련하여 체결되는 이행(계약)보증보험계약이나 지급계약보증보험에 있어 그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이 있는지 여부는 그 보험계약의 대상으로 약정된 도급공사의 공사금액, 공사내용 및 공사기간과 지급된 선급금 등을 기준으로 판정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보증보험계약에 있어 공사기간이나 선급금액도 공사대금 등과 함께 그 계약상 중요한 사항으로서 이를 허위로 고지하는 것은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가 있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보험자가 그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87. 6. 9. 선고 86다카216 판결, 1991. 12. 27. 선고 91다1165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회사가 피고와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공사도급계약상의 공사기간과 선급금액 등을 허위로 고지함으로써 피고를 기망하였으므로 이를 들어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을 취소한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판단하면서,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은 공사기간 1994. 4. 25.부터 1995. 7. 30.까지, 선급금액이 금 900,000,000원으로 기재된 을 제11호증을 주계약서로 하여 체결되었고, 이는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시 작성된 계약서(갑 제2호증의 2)상의 공사기간 '1993. 7. 25.부터 1994. 7. 30.까지', 선급금액 '공사대금의 20%'라는 기재와 상이한 것이기는 하나, 공사기간에 있어서는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 체결 전에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공사기간이 을 제11호증 상의 종기 표시와 같이 1995. 7. 30.까지로 연장된 바 있고, 또 이행(계약)보증보험에서는 공사기간이 길수록 오히려 공사도급계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높고 보험사고의 발생가능성은 낮을 뿐만 아니라, 피고로서도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 체결시 현장확인을 통하여 공사기간의 시기가 보험기간 개시일 보다 훨씬 이전임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므로 소외 회사가 공사기간의 시기가 실제의 주계약과 다르게 기재된 을 제11호증을 제출하였다고 하여 이를 기망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선급금에 관하여는, 선급금이란 계약 체결시에 최초로 지급된 공사대금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공사기간 중 어느 때에 지급된 공사대금이든 당시까지의 기성고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한 그 때까지 지급된 공사대금 모두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 중 지급계약보증보험은 이와 같이 공사기간 중에 수수되는 선급금의 반환채무 중 금 900,000,000원에 한하여 보증하는 것이므로, 소외 회사가 위와 같이 선급금액이 실제의 주계약과는 다르게 기재된 을 제11호증을 제출하였다고 하여 이를 기망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위 항변을 배척하고,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일부 지연손해금 부분을 제외하고는 이를 모두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도급계약에 관한 이행(계약)보증보험 및 지급계약보증보험인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에 있어서도 공사기간이나 선급금액 및 그 지급 여부는 계약상 중요한 사항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도급계약상의 당초 준공기한인 1994. 7. 30.로부터 불과 2, 3개월 전까지도 지하 3개층의 구체공사를 마친 데 그쳐(기록 141면), 원고측의 사정(査定)으로서는 그 기성 비율이 23.59%에 불과하였던 탓으로(기록 485면) 공사기간이 1995. 7. 30.까지로 1년 더 연장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이 공사진행이 늦어진 것은 공사대금과 관련한 다툼과 설계변경 등의 사유와 함께 수급인인 소외 회사가 도급한도 금 550,000,000원(기록 706면)의 급조된 영세건설업체로서(기록 574면)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가 그 공사능력상 쉽게 감당할 수 없었던 점도 그 한 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여지므로,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소외 회사가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 체결시 공사의 시기가 1994. 4. 25.로 된 을 제11호증을 피고에게 제출한 것은 이미 공사기간이 상당 기간 지났으나 공사진행 정도가 그 공사능력 등의 사정으로 예정에 크게 미달한 상태에 있으면서도 마치 공사를 새로이 시작하는 것으로 고지한 결과가 되므로, 이는 단순히 피고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한 사소한 사항에 관한 부실고지가 아니라 계약상 중요한 사항에 관한 부실고지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가 있고,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 체결시 피고측에서 현장확인을 하여 그 공사의 시기를 직접 확인하지 아니한 점에 관하여 별도의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소외 회사측의 위와 같은 행위가 기망행위가 되는 데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또한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1차 계약과 이 사건 도급계약, 그리고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에 있어 선급금의 의미가 원심의 판시와 같다고 볼 자료가 없는 반면, 오히려 1차 계약이나 이 사건 도급계약시 선급금의 의미를 계약체결시 선급하는 공사대금의 의미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 중 지급계약보증보험이 장차 공사완료시까지 지급될 선급금의 반환을 금 900,000,000원의 한도에서 보장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지급된 선급금액은 장차 지급될 선급금의 반환채무의 이행가능성과 관련하여 중요한 사항이라 할 것인데,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1차 계약시 이미 금 2,000,000,000원을 소외 회사에 지급한 상태인데도 소외 회사는 그 후에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선급금은 금 900,000,000원이라는 내용의 을 제11호증을 제출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는 결국 이미 고액의 선급금을 지급받고 공사를 진행하던 중이면서도 그에 훨씬 미달하는 금액의 선급금으로 공사를 새로이 시작한다고 고지한 것이어서 이 점에서도 역시 기망행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공사기간 및 선급금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고지하는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만 것은 결국 보증보험계약에 있어서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이러한 기망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착오를 일으켜 그 착오에 기하여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원심판결이 저지른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