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감정평가업자가 금융기관과 감정평가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감정 목적물인 주택에 대한 임대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하기로 약정한 경우, 감정평가업자의 임대차관계 조사의무의 내용 및 그 이행 방법
[2] 감정평가업자가 현장 조사 당시 감정 대상 주택이 공실 상태라는 사유만으로 탐문 조사를 생략한 채 감정평가서에 '임대차 없음'이라고 기재했으나 그것이 허위로 밝혀진 경우, 감정평가업자는 그로 인해 부실 대출을 한 금융기관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감정평가업자가 금융기관과 감정평가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감정 목적물인 주택에 관한 임대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할 것을 약정한 경우, 이는 금융기관이 감정평가업자에게 그 주택에 관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부 및 그 임차보증금의 액수에 대한 사실 조사를 의뢰한 취지라 할 것이니, 감정평가업자로서는 협약에 따라 성실하고 공정하게 주택에 대한 위와 같은 임대차관계를 조사하여 금융기관에게 알림으로써 금융기관이 그 주택의 담보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여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협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1991. 6. 30.까지는 누구나 타인의 주민등록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주민등록법 및 같은법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1991. 7. 1.부터는 금융기관은 담보물의 취득을 위한 경우에 타인의 주민등록관계를 확인할 수 있되 일개 사설감정인에 불과한 감정평가업자로서는 법령상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되었으므로, 감정평가업자로서는 그 이후로는 주택의 현황 조사와 주택의 소유자, 거주자 및 인근의 주민들에 대한 탐문의 방법에 의해서 임대차의 유무 및 그 내용을 확인하여 그 확인 결과를 금융기관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2] 감정평가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감정평가를 의뢰받은 주택에 대한 현장 조사를 행할 당시 그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없어 공실 상태이었다고 하더라도, 감정평가업자로서는 일시적으로 임대차 조사 대상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유만으로 그 주택에 관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주택의 소유자나 인근의 주민들에게 그 주택이 공실 상태로 있게 된 경위와 임차인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문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대차 사항을 조사하고 그러한 조사에 의해서도 임차인의 존재 여부를 밝힐 수 없었다거나 그러한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였다면 금융기관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알림으로써, 적어도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그 주택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의 의무는 이행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데도 감정평가서에 '임대차 없음'이라고 단정적으로 기재하여 금융기관에 송부한 경우, 감정평가업자는 약정상의 임대차조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므로, 금융기관이 위와 같이 기재한 임대차 조사 사항을 믿고 그 주택의 담보 가치를 잘못 평가하여 대출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서울축산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택수)
피고,피상고인(선정당사자)
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7. 7. 30. 선고 97나2010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감정평가사인 피고에게 이 사건 주택에 관한 감정평가를 의뢰하면서 피고와 사이의 이 사건 협약에 따라 감정 목적물인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할 것을 의뢰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부 및 그 임차보증금의 액수에 대한 사실 조사를 의뢰한 취지라 할 것이니, 피고로서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성실하고 공정하게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위와 같은 임대차관계를 조사하여 원고에게 알림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주택의 담보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여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협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원심 판단 취지와 같이 1991. 6. 30.까지는 누구나 타인의 주민등록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1991. 1. 14. 법률 제4314호로 주민등록법이 개정되고 이에 따라 1991. 4. 16. 대통령령 제13352호로 같은법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1991. 7. 1.부터는 원고와 같은 금융기관은 담보물의 취득을 위한 경우에 타인의 주민등록관계를 확인할 수 있되, 일개 사설감정인에 불과한 피고로서는 법령상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되었으므로(위 법 제18조 제2항, 위 법시행령 제45조 제3항 참조), 피고로서는 그 이후로는 ① 이 사건 주택의 현황 조사와, ②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와 거주자 및 인근의 주민들에 대한 탐문의 방법에 의해서 이 사건 주택의 임대차의 유무 및 그 내용을 확인하여 그 확인 결과를 원고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가사 원심 인정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주택에 대한 현장 조사를 행할 당시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없어 공실 상태이었던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감정평가사인 피고로서는 일시 임대차 조사 대상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유만으로 그 주택에 관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나 인근의 주민들에게 이 사건 주택이 공실 상태로 있게 된 경위와 임차인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문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대차 사항을 조사하고, 그러한 조사에 의해서도 임차인의 존재 여부를 밝힐 수 없었다거나 그러한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였다면 원고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알림으로써, 적어도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주택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의 의무는 이행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 감정평가서에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는 없다."고 단정적으로 기재하여 원고에게 이를 송부하였다는 것이니, 피고는 이 사건 협약에서 정한 임대차조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라 할 것이고, 원고는 피고가 위와 같이 기재한 임대차 조사 사항을 믿고 이 사건 주택의 담보 가치를 잘못 평가하여 대출함으로써 그로 인한 초과 대출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와 그의 연대보증인인 선정자 홍혜란는 원고가 입은 위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들고 있는 원고의 과실의 점은 피고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참작할 과실상계의 사유가 될 수 있을지언정 피고의 책임을 면제할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반대로,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에게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의 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손해는 오로지 원고의 전적인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으니, 원심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원심의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