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1993. 7. 28. 대구효성신용협동조합(이하, 효성신협이라 한다)에서 피해자 남영석으로부터 금원을 대출하여 달라는 부탁에 따라 피해자 소유(등기부상 소유자 윤용태)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효성신협을 채권자로 하고 채권최고액을 합계 금 192,000,000원으로 하는 근저당권 및 지상권을 설정하여 주고 피고인 및 공소외 1, 2을 명의상의 채무자로 하여 대출받은 금 1억 원 중 금 39,332,420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 중 그 시경 대구 일원에서 피고인의 채무변제를 위하여 임의 사용하여 이를 횡령한 것이다 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그 판시 증거들은 증거로 쓸 수 없거나 뒤에서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믿기 어렵거나 또는 이를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며, 달리 피고인이 위 대출받은 금 1억 원 중 금 4천만 원(정확하게는 금 39,332,420원, 이하 같다)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 중 이를 횡령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제1심에서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과 제1심 증인 김성표, 홍영근의 각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1993. 3. 말경 피해자로부터 실질적으로 그의 소유인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돈을 대출받을 곳을 알아보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위 토지의 시가감정을 의뢰해 본 결과 감정평가 가격이 금 67,177,500원밖에 안되는데도 남영석이 금 7천만 원을 대출받게 해 달라고 하자 이에 위 담보 외에 피고인측의 신용으로 금 1억 원을 대출받되 그 조건으로 그 중 금 3천만 원을 피고인이 쓰기로 하고서 대구상호신용금고에 대출을 의뢰하였더니 금 5천만 원까지만 대출해 줄 수 있다 하여 이를 포기하고, 다시 효성신협 상무 공소외 홍영근에게 금 1억 원의 대출을 부탁하여 홍영근으로부터 승낙을 받았으나 효성신협의 규정상 대구에 거주하는 사람만이 채무자로 하여 대출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피해자가 대구에 살고 있지 않는 관계로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피고인 및 그의 남편인 공소외 1, 남동생인 공소외 2을 대출채무자로 하기로 하고, 피고인이 같은 해 5. 말경 효성신협에 대출받기 위해 피해자 및 위 토지의 등기명의자인 공소외 우인현과 함께 갔으나 우인현의 반대로 대출받지 못한 사실, 그 후 피해자가 등기명의를 그의 처남인 공소외 윤용태로 이전하여 담보제공자를 윤용태로 하기로 하고서 같은 해 6. 23. 위 토지에 대하여 윤용태 명의로 이전등기를 경료하는 한편 효성신협에게 위 토지에 관하여 위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 그 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윤용태 명의로 이전등기하는데 양도소득세 등으로 금 2천만 원 가량 지출되었으니 금 2천만 원을 더 대출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홍영근에게 부탁하여 추가로 금 2천만 원을 더 대출받기로 하였으나 피해자의 채권자인 공소외 김성표가 효성신협에 찾아가 담보물에 대한 지분과 피해자에 대한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여 효성신협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1, 2 등의 신용조사를 한 후 금 1억 원밖에 대출해 줄 수 없다고 하여 피해자에게 이를 알리고 금 1억 원만이라도 대출받기로 한 사실, 피고인은 효성신협으로부터 같은 해 7. 26. 피고인 명의로 금 2천만 원, 공소외 1 명의로 금 4천만 원 합계 금 6천만 원을 대출받아 피해자에게 건네주고 같은 달 28. 공소외 2 명의로 금 4천만 원을 대출받아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사용하기로 한 금 3천만 원을 제하고 나머지 금 1천만 원을 건네주려 하자 피해자가 전액을 달라고 요구하며 금 1천만 원도 받지 않으려 하여 서로 언쟁을 벌이다가 위 대출건은 없었던 일로 하고 효성신협과 대출건을 해지하기로 하고 위 대출받은 금 1억 원을 효성신협에 반환하기로 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위 금 4천만 원을 효성신협에 반환하기 위해 갖고 있다가 이를 채무변제 등에 소비하였으나 1994. 5. 2. 효성신협에 위 금 4천만 원 전액을 변제한 사실, 한편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건네받은 금 6천만 원을 효성신협에 상환하지 아니하여 효성신협의 신청에 따라 현재 경매가 진행중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대출받은 금 1억 원 중 금 4천만 원을 보관하고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제1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한 것은 증거 없이 이를 인정한 위법이 있다 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금전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가 그 행위에 기하여 위임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수령한 금전은, 목적이나 용도를 한정하여 위탁된 금전과 마찬가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령과 동시에 위임자의 소유에 속하고, 위임을 받은 자는 이를 위임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원 1995. 11. 24. 선고 95도1923 판결 참조).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피해자가 제공하는 이 사건 토지를 타에 담보로 제공하여 금원을 대출받아 달라는 요청을 받고 피고인의 알선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를 효성신협에 담보로 제공하고 금원을 수령하였다면, 그 대출금의 소유를 우선 피고인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당초부터 피해자에게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비록 피고인이 자신 또는 남편 등을 채무자로 하여 금원을 대출받았고 또한 그 대출금의 일부인 금 3천만 원을 피해자로부터 차용하기로 하는 약속이 있었다고 하더라도(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융자를 받게 되면 그 대출금 중 금 3천만 원을 피해자로부터 차용하기로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수임자인 피고인이 효성신협으로부터 수령함과 동시에 피고인의 별도의 권리이전의 의사표시 없이 그 대출금은 당연히 피해자에게 귀속된다 할 것이고, 나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제2차로 대출금 금 4천만 원이 나온 후 피고인이 피해자와 대출금 일부인 금 3천만 원의 처리문제로 서로 언쟁을 벌이다가 위 대출건은 없었던 일로 하고 효성신협과 대출건을 해지하기로 하며 피고인이 대출받은 금 4천만 원을 효성신협에 그대로 반환하기로 하였다면, 피고인은 여전히 피해자와의 위 합의에 따라 위 금원을 효성신협에 그대로 반환한다는 목적하에 피해자를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그 대출금을 임의로 자신의 채무변제 등에 소비함은 금전위탁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횡령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위 금원을 보관하고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 있어서 보관자의 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