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판시사항
가.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범행의 일시, 방법 등을 공소사실과 일부 다르게 인정한 것이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나. 불법영득의사의 실현행위로서 횡령행위의 입증정도
다. 학교법인 회계관리 중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을 전용한 것이 곧바로 횡령행위가 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장변경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다소 다르게 인정할지라도 불고불리의 원칙에 어긋난다 할 수는 없으므로, 공소사실과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 사이에 범행일시와 방법 등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있는 부분도 기본적 사실관계는 동일할 뿐만 아니라, 공소사실이나 법원이 인정한 사실이 그 전체범행의 시기와 종기 및 피해자가 동일하고, 법원이 인정한 피해액수 또한 공소사실의 범위를 넘어선 것은 아니며, 더구나 피고인은 피해액수에 해당하는 금원에 관하여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자료도 제출하고 있다면,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일부 공소사실과 달리 인정하였다 하여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나.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피고인이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돈이 모두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일응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유를 들어 돈의 행방이나 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는 자료도 있다면 피고인이 위탁받은 돈을 일단 타용도로 소비한 다음 그만한 돈을 별도로 입금 또는 반환한 것이라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함부로 위탁받은 돈을 불법영득의사로 인출하여 횡령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다. 사립학교법 및 같은법시행령이 특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에 대하여 그 사용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인이 교비회계에 속하는 입학금 등을 송금받은 것은 학교법인의 용도에 전용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기는 하지만,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을 다른 회계에 전용하는 것이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전용 자체만으로 곧바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횡령행위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90.11.13. 선고 90도153 판결(공1991,130), 1991.3.27. 선고 91도65 판결 (공1991,1318), 1992.9.22. 선고 92도1751 판결(공1992,3043) / 다. 대법원 1983.7.26. 선고 83도819 판결(공1983,1373)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제기된 횡령금액 금 5,340,000,000원 중 금 5,140,000,000원을 서울에서 관리하는 은행계좌로 송금받거나 직접 교부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를 모두 공소외 학교법인 산하 전문대학으로 다시 송금하거나 위 전문대학 증축공사비로 사용하였을 뿐 횡령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함에 대하여(나머지 금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위 전문대학 등을 설치·경영하는 공소외 학교법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되었다가 위 전문대학 건축공사비 일부로 지출되었을 뿐이라는 피고인의 변소가 받아들여져 제1심에서부터 무죄로 인정되었다),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1981년경 위 학교법인을 설립한 후 등기부상으로는 이사이나 실질적인 설립자로서 그 산하 위 전문대학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며 위 대학의 회계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었는바, 1992.3.1.부터 1993.4.19.까지 사이에 위 대학 학생들로부터 입학금, 수업료, 실험실습비, 기성회비 등으로 합계 금 8,201,533,536원을 수납한 사실, 위 학교법인은 1985.8.29. 이사회를 열어 학교회계에 속하는 입학금, 수업료, 실험실습비, 기성회비 등을 경주의 은행에 보관하지 아니하고 보다 높은 이자소득을 올릴 수 있고 학교 증축비에 사용할 은행 융자를 얻기 편하도록 하기 위하여 서울에 거주하는 피고인에게 송금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이를 관리·운용하도록 결정하였는바, 이에 따라 피고인은 위 전문대학 서무과 직원인 공소외 정자미 등으로 하여금 1992.3.19.부터 1993.4.19.까지 사이에 학교회계에 속하는 돈 중 합계 금 5,140,000,000원을 피고인이 지정하는 은행계좌에 송금하게 하거나 일정한 금액이 예금된 통장 또는 현금으로 교부받았는데, 피고인이 송금받은 계좌 중 상당 부분은 가명계좌이고, 또 송금받은 돈에 대하여 수 회에 걸쳐 수표 또는 현금으로 은행 입출금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돈의 궁극적인 사용처에 대한 추적이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인 사실, 피고인은 1992.4.24. 위 전문대학에 학교 운영자금으로 금 150,000,000원을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1993.4.19.까지 사이에 학교운영비 또는 이사장 후원금 등의 명목으로 합계 금 2,648,495,000원을 반환하였고, 피고인이 송금받은 금 5,140,000,000원 중에는 피고인이 반환한 돈 중에서 위 정자미 등이 다시 송금한 것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은 위 금 5,140,000,000원의 사용처나 자금운용으로 인한 수익금에 대하여 정확한 기재를 하지 아니한 채 필요에 따라 위와 같이 위 전문대학의 운용자금으로 일부 송금하였으나 위 자금운용으로 인한 수익이 얼마인지 전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수익금도 바로 위 전문대학의 수입으로는 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은 위 자금운용에 대한 결산을 사립학교법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위 전문대학 예산·결산자문위원회의 자문에 부치거나 관할청에 제출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학교법인의 재산과 회계에 관한 규정들인 사립학교법 제29조, 제30조, 제31조,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14조의 각 규정내용을 든 다음, 이와 같이 사립학교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위하여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학교법인의 회계결산을 예산·결산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관할청에 제출하게 하고, 특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에 대하여는 그 사용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전문대학 서무과 직원으로 하여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을 인출하게 하여 피고인이 지정하는 예금계좌에 입금시키거나 또는 피고인이 일정한 금액이 예금된 통장을 교부받은 다음 이를 인출하여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결산에 대하여 위 전문대학의 예산·결산자문위원회의 자문에 부치거나 관할청에 결산을 제출할 필요도 없어 결국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에 대하여 위 전문대학의 관리를 벗어나게 하는 것으로서 횡령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이 피고인이 위 전문대학에 금 2,648,495,000원을 반환하였다 한들 피고인이 위 전문대학으로부터 받은 돈을 인출하여 사용함으로써 이에 대한 위 전문대학의 관리를 벗어나게 한 이상 이미 불법영득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현되어 횡령죄는 완성되었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위 금 5,140,000,000원 중에는 피고인이 반환한 돈에서 일부 다시 송금받은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전문대학에 반환함으로써 그 돈이 교비회계에 속하게 된 이상 이를 다시 송금하게 하여 임의로 사용하는 행위는 새로이 횡령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다만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금으로 학교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및 물건비,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시설·설비를 위한 경비, 또는 이를 위한 차입금의 상환원리금에는 사용할 수 있으므로 위 금 5,140,000,000원 중 피고인이 바로 학교운영비로 반환하였거나 학교시설을 위한 차입금의 상환원리금에 사용한 돈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횡령금액에서 제외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서,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여 피고인이 인출 후 바로 학교운영비로 송금하였거나 위 전문대학의 증축건설비로 지급한 것 또는 피고인이 위 전문대학 증축공사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차용한 금원을 변제한 것으로 자금유통과정이 명백히 확인된 합계 금 2,026,000,000원에 대하여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인정하는 한편(제1심에서 무죄로 인정된 금 200,000,000원 부분에 대하여는 제1심과 같은 이유로 무죄로 인정하였다), 그 나머지 합계 금 3,114,000,000원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송금받거나 통장으로 교부받아 금융기관에의 입출금과정을 거치면서 최종적인 예금계좌로부터 현금이나 수표로 인출한 이후부터 그리고 현금으로 교부받은 돈은 그 교부받은 이후부터 각 그 돈의 행방과 사용처가 확인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그 최종 인출시 또는 현금으로 교부받은 때에 이를 횡령하였다고 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