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1은 1988. 7. 27. 피고 회사에 배관조공으로 취업하여 피고 회사의 광양제철소 제2냉연공장 설치공사 중 시지엘(CGL)기계설치, 배관공사현장에 근무하여 오던 중 같은 해 9. 4. 11:00경 피고 회사의 작업반장인 소외 1로부터 그 판시의 밸브를 잠그라는 지시를 받고 위 밸브를 잠그려다가 고압전선을 잡는 바람에 감전되어 추락하여 다발성골절상 등의 상해를 입은 사실, 원고 2는 위 원고의 처, 원고 3, 원고 4는 그의 자녀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위 소외 1의 사용자인 피고는 위 소외 1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 후 3년간 위 주장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여 위 채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데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원고들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이로 인한 손해발생사실 및 가해자가 피고회사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볼 것이고, 원고 1에게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은 위 상해의 후유증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이 사건 사고일인 1988. 9. 4.로부터 3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1992. 12. 2.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들 주장의 피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보아 피고의 위 항변을 받아들이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 의하여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빛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인바, 여기에서 그 손해를 안다는 것은 손해의 발생사실을 알면 되는 것이고 그 손해의 정도나 액수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통상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 후 후유증으로 인하여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 부분에 대하여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 의한 시효소멸기간이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원고 1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다발성늑골골절, 제2, 3요추좌횡돌기 골절, 제9흉추 압박골절, 우견갑골 골절, 전기화상, 복두 둔상, 우주관절 외과골절, 척골 신경지연마비 등의 상해를 입어 치료가 종결된 후에도 흉요부 동통과 굴곡으로 인한 신전운동장애, 우전완부 및 수부의 척측으로의 이상감각 등의 후유증이 남았으므로 이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한 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 1에게 우전완부 및 수부의 척측으로의 이상감각이라는 후유증(병명으로는 우측 척골 신경지연마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즉 원심이 채용한 갑 제4호증의 기재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7호증의 9의 각 기재 내용을 살펴보면, 1990. 12.에야 원고 1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척골 신경지연마비의 증세가 있고 이로 인하여 우전완부 및 수부의 척측으로의 이상감각이라는 후유증의 남았음이 판명되었고, 이 사건 사고 후인 1988. 10. 22. 진단을 받았을 때에는 위 원고에게 위와 같은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바, 위 척골 신경지연마비증의 내용과 그 병세의 판명경위가 이와 같다면, 원고들이 1990. 12. 이전에도 원고 1에게 척골 신경지연마비의 증세가 나타나고 이로 인한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원고 1에게 위와 같은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없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 1에게 척골신경지연마비의 증세가 나타난 시기, 그 원인 등에 관하여 좀 더 심리하여 본 후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후유증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없었는지 여부 등을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후유증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증거가 없다고 단정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기각한 것은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쳤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