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3. 1. 21. 자 92마1081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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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침해금지가처분]

판시사항

가. 편집저작물 중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관하여 창작성 있는 부분만의 이용으로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나. 피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가 소재를 추가하고 배열을 달리하여 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의 창작성 있는 부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편집저작물을 전체로 이용(예를 들면 복제)하여야만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편집저작물 중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관하여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이용하면 반드시 전부를 이용하지 아니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나. 피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가 소재를 추가하고 배열을 달리하여신청인의 책에 실려 있는 연표의 창작성 있는 부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신청인, 재항고인

주식회사 에이피 인터내셔날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영식

원심결정

서울고등법원 1992. 11. 6. 고지 91라149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신청인이 프랑스 센느출판사가 1988.10. 프랑스 관할 당국에 저작권등록을 마쳐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20세기 미술의 모험"이라는 제호의 저작물에 관하여, 1989.5.10. 한국 내에서의 위 저작물의 복제·배포·번역과 번역물에 대한 복제·배포·등 일체의 권리를 양도받아, 1990.8.20. 위 저작물의 1990년도판에 대한 한국어 번역본을 1, 2권으로 나누어 출판하고, 1991.4.6. 문화부에 저작권등록신청까지 한 사실, 피신청인은 1991.2.25. "현대미술의 역사 1,2"라는 에이취·에이취·애너슨(H.H.Arnason)저작의 미술저작물을 2권으로 번역·출판하면서 "20세기 미술의 시각(이영철 편)"이라는 책을 아울러 출판하여 위 2권의 책과 1질로 엮어 3권 1집으로 제작·배포하고 있는 사실, 신청인이 출판한 위 "20세기 미술의 모험" 1, 2권에는 1900년부터 1989년까지의 미술분야에서의 중요사건 및 사실을 연대순으로 선택·배열하여 10년 단위로 위 책에 각 분산하여 수록하면서 미술분야가 아닌 문학·음악 및 공연예술·영화·과학·기술·정치 및 기타의 항목도 함께 대비하여 각 분야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간략하게 수록한 연표가 들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연표라고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과거의 사실 또는 사건 등을 수집하고 이를 간결하게 정리하여 연대순으로 배열하는것으로서, 그 연표 속의 개개의 항목은 단순한 사실을 소재로 삼아 이를 객관적으로 압축하여 표현하는 것이므로, 이는 누가 작성하더라도 동일 또는 유사하게 표현될 수밖에 없어, 위 개개의 항목에 관하여는 저작물이 갖추어야 할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겠으나, 그 내용인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있어서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른바 편집저작물로서 독자적인 저작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인바,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에 들어 있는 연표는 그 배열이나 구성방식에 있어서 저작물로 보호받아야 될 정도의 창작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미술사 연표를 작성함에 있어서 미술분야 외의 인접분야의 역사적 사건 및 사실을 함께 수록하는 것은 흔히 있는 연표의 구성방식이다), 가사 위 책의 연표가 편집저작물로 보호되어야 할 정도의 창작성이 있다 할지라도, 그 편집저작권은 편집저작물 전체를 이용할 경우에만 적용한다고 할 터인데, 피신청인이 출판한 위 "20세기 미술의 시각"이라는 책에도 12쪽부터 29쪽에 걸쳐 있는 연표에 미술분야에서의 역사적인 중요사건 및 사실을 인접분야의 역사적 사건 및 사실과 함께 수록하고 있고, 그 항목의 일부가 신청인이 출판한 책 위의 연표 항목과 일치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그 항목의 선택이나 배열이 서로 달라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의 연표를 그대로 옮겨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편집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2.  신청인이 제출한 소명자료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신청인이 번역·출판한 "20세기 미술의 모험" 1, 2권에 실려 있는 연표는 그 원저작물의 저작자가 자신의 축적된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그 목적에 적합하도록 자신의 판단에 따라 취사선택한 사항을 수록한 것으로서 그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이 독자적인 창작성이 있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고, 또 편집저작물을 전체로 이용(예를 들면 복제)하여야만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편집저작물 중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관하여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이용하면 반드시 전부를 이용하지 아니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임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3.  그러나 관계소명자료와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출판한 "20세기 미술의 시각"에 실려 있는 연표는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에 실려 있는 연표의 항목의 선택과 배열을 참고하면서도 소재를 추가하고 배열을 달리하여 전체적으로 볼 때 자신의 창작성을 가미한 것으로서, 신청인이 출판한 위 책에 실려있는 여표의 창작성이 있는 부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 원심의 부가적·가정적인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므로, 원심이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편집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결론은 결국 정당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원심결정에 저작권법상의 저작물과 그 창작성 및 저작권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신청인의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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